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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을 만드는 핵심요인은 ‘기술’입니다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기술

과학기술 발달은 인류 문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생명공학이 발달하면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통기관의 발명으로 인간의 활동 범위가 확대될 수 있었고,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복잡한 계산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봇공학을 통해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지루한(dull) 작업의 노동에서 인간이 해방되는 계기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언제나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사진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미신 때문에 사진기를 두려워했습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19세기 초 영국 방직공들과 직물 관련 노동자들 중 일부는 자동화된 직물 기기 사용을 반대했습니다. 기계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까봐 두려운 나머지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에 침입해 직물 기계를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입니다.


러다이트 운동의 시작은 18세기 후반입니다. 직물기계를 망가뜨렸다고 알려진 '네드 러드'라는 견습생의 이름을 빌려 스스로를 '루디트'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공장을 파손한 사람들은 "우리는 러드 장군의 명령을 따른다"고 주장했으며 러드라는 이름으로 협박편지를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러드’라는 인물이 실존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이는 오늘날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으로 불리며 신기술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운동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새로운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15세기 독일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금속활자는 유럽 전역으로 퍼졌지만 인쇄를 금지했던 오스만튀르크는 18세기 들어서야 받아들였습니다. 인쇄술로 인해 기득권층 이익에 반하는 사상이 퍼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러시아와 합스부르크 제국은 철도의 보급을 막기도 했습니다.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놓인 기업과 개인은 변화를 선택하기 보다는 저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변화일수록 더 완강하게 저항합니다. 우버와 택시회사의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현행법상 승차공유로 돈을 버는 것은 위법입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니면 자가용을 유상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를 알선하는 것도 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파괴적혁신'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기업과 개인은 혁신을 이야기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혁신'이라는 표현이 과거에도 존재해왔습니다. 10년 전에 출간된 경영서에도 20년 전에 출간된 경영서에도 혁신이라는 표현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혁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슘페터(Schumpeter)의 말처럼 자본주의 핵심은 경제 구조 내부로부터 끊임없이 변혁이 일어나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인 것입니다.




2,000여 개 이상의 특허를 취득한 고어(Gore)

기술은 기업 경영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기술 자체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기술이 여러 가지 형태로 응용되고 확장되면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지만 석유 매장량은 기술발전에 힘입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석유 탐사가 쉬워진 데다 생산기술이 발전한 덕분입니다. 같은 크기의 원전에서 더 많은 원유를 뽑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전 같으면 쓸모없었을 원유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우리가 가진 능력을 고차원적 수준으로 끌어올려 준것입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으로 고어(Gore)를 들 수 있습니다. 고어사(社)는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모두 갖춘 ‘고어텍스’소재를 만든 기업입니다. 고어텍스는 빗물 등이 섬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한편, 땀 등의 습기는 외부로 내보내는 기술력을 가진 방수 가공 천입니다. 때문에 기능성 제품이 필요한 운동선수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애용되고 있습니다.


고어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재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며 전 세계적으로 2,000여 개 이상의 특허를 취득할 만큼의 뛰어난 기술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허와 같은 지적 재산권으로 경쟁자의 진입장벽을 만드는 한편, 학습곡선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내면서 산업을 평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창의성도 기술이다

기술이란 IT나 전기, 전자, 기계와 같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새롭고 더 나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모두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비어 있는 방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가 잠잘 곳을 해결한다는 본질에 집중해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현지인의 집을 공유하면서 단순히 잠을 자는 정도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으로 숙박업을 재정의했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보는 것처럼 성공한 기업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뭔가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지식이나 창의성이 산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람이 프레더릭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입니다. 경영학의 시초로 불리기도 하고, 인간을 기계의 일부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테일러는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지 않았습니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일을 수행하는 방법에 관한 체계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테일러는 일하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바꾸면 노동투입의 증가 없이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작업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면서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과학적 관리법 또는 테일러리즘((Taylorism)이라고 불리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테일러는 작업을 과업 단위로 분류해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작업장에서 동일한 장비로 동일한 시간동안 일을 하는 작업자를 관찰합니다. 이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의 시간과 동작을 찾아냅니다. 이후 모든 작업자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도록 표준화하는 것입니다. 인간을 기계의 일부분처럼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하지만 생산성을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이어졌습니다. 컨베이어 시스템은 테일러가 시도한 시간 동작 연구(time and motion study)의 핵심인 ‘집고 들고 걷고 구부리고 맞추는’ 작업 동작을 ‘초 시계’로 측정해 반복작업을 표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능력을 향상시킨 것입니다. 테일러식 노동분업과 과학적 관리의 원리는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라는 기계적 생산 시스템과 결합하면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컨베이어 시스템은 헨리 포드가 고안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헨리 포드는 어느 날 시카고의 한 도살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영감을 얻습니다. 다른 산업에서 흔하게 사용되었던 방식을 자신의 사업에 적용한 것입니다.


헨리 포드는 값싼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조립 순서를 '차체 만들기 → 타이어 끼우기, 차체 페인트 작업 → 나머지 모든 부품 조립 → 최종 검사 → 출고’ 순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사람이 작업대로 가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물이 컨베이어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사람은 정해진 위치에서 정해진 작업만 수행하면 됩니다. 조립라인을 이용한 생산은 산업 생산 방식의 일대 전환을 가져왔습니다. 포드사의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했고 이후에는 포드사가 만든 자동차 대수와 나머지 전체 업체가 만든 대수가 같을 정도였습니다.


컨베이어벨트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지만 한계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 기계로 취급받는다는 점입니다. 1935년 선보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에서는 컨베이어벨트 공장에서 하루 종일 나사못을 조이는 찰리 채플린이 단순작업 결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관념에 빠져 급기야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포드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대량생산방식 체계에서는 노동자를 기계화, 부품화 시킨다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컨베이어 시스템은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원재료가 투입되어 모든 노동자가 정해진 것에 맞춰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정마다 작업자의 대기시간이 발생하기도 하고 운반이나 작업동작에서 낭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공정을 아무리 잘 설계했다 하더라도 작업자 개개인의 숙련도는 다르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생산공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질 것이고, 차이가 커질수록 작업의 균형은 흐트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의도처럼 100%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컨베이어 시스템의 비인간적인 문제는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조금씩 해결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배경에도 힘들고, 위험하고, 지루한 작업에 로봇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2012년에 로봇 제조업체인 키바시스템즈를 인수한 후 물류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아마존 물류창고를 누비는 로봇 덕분에 창고 운영비용을 5분의 1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알리바바도 ‘로봇팔’, 고속분류기, 배송로봇, 전자송장플랫폼을 물류센터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5분의 1 수준 인력으로 시간당 15만개, 하루 100만개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술이 가장 큰 차별화 요소

기술은 제조기업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서비스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들에게도 기술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SNS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집’은 온라인 크라우드 쇼룸 기술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오늘의집이 인기를 끈 것은 ‘온라인 집들이’였고, 온라인 집들이가 가능했던 것은 ‘크라우드 쇼룸 기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의 감성을 모아서 공유하고, 이것을 구매 과정으로까지 밀착시켜 수익으로 연결 짓는 전략의 중심에 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오늘의집에서는 당장 무엇인가를 구매하지는 않더라도 인테리어 콘텐츠를 탐색하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스크랩할 수 있습니다. 평수, 예산, 가족 수, 스타일, 컬러 등 나의 관심사를 선택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의 몰입도가 높습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비슷한 취향을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 자신의 감성을 업로도하는 경험으로까지 확장됩니다.


처음부터 PC 중심의 웹이 아닌, 스마트폰 중심의 앱을 중심에 놓고 사업화를 진행한 것도 특징입니다. 나의 감각과 취향을 자랑하고 싶은데 컴퓨터를 켜야 한다면 사람들은 망설일 것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터치 몇번으로 사진을 올리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입니다. 결국 더 많은 사용자가 모일수록 업로드되는 사진수도 늘어나고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자신위 취향과 능력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심리하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의 집이 이 지점을 정확하게 공략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소개하는 글들에는 기대이상의 꿀잼 요소로 가득합니다. 선호하는 인테리어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집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도 가지각색입니다. 셀프 인테리어와 ‘온라인 집들이’ 열풍은 DIY 문화의 확산, 1인 가구의 증가, SNS를 통한 이미지 공유의 증가 등 다양한 문화 현상과 교차되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물론 언제든지 오늘의집과 같은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집이 오늘에만 머물러 있다면 한정된 시장을 나눠가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집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더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차별화를 만들어가는 요소로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에게 '기술'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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