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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모델 혁신이 어려운 이유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 - 5BM-innovation ways

혁신이 어려운 몇 가지 이유들

변화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혁신은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목적이 어떻든 혁신은 기업활동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의할 점은 혁신은 회의실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은 혁신 그 자체를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다루어야 하며, 기업활동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와야 합니다.


혁신의 필요성은 이해한다 해도 실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당장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내부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상을 유지하려 하거나 저항을 선택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변화가 크고 불확실할수록, 익숙지 않은 것일수록 혁신의 방향에 서기란 어려운 법입니다.


기업들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노력이 아닙니다. 대응방식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에어비앤비(Airbnb)는 단 한 칸의 방도 없이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로 자리매김했고, 우버(Uber)는 승객과 택시를 앱으로 이어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운송업을 재정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제조, 서비스, IT 등 모든 산업에서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기업의 대응방식인 ‘더 기획하라, 더 열심히 일하라, 더욱더 고객 친화적이 돼라,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 라’ 등의 요구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신속한 시장 대응, 전사적 품질경영,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같은 방법들도 더 이상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투자된 설비, 기존 조직구조 등 내부 차원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너무 고려하다 보니 기업의 대응방식 자체가 처음부터 본질적인 혁신에 다가갈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변화의 방향 자체가 왜곡되어 수습 차원에서 일이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런 형편이니 고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의 대응방식은 기업간 차이를 점점 벌려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 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의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가격을 무기로 저가시장을 잠식했던 중국산 제품들은 언제부터인가 디자인이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들과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더 이상 차별성이 없습니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와는 확연히 다른 것, 고객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제공하고 싶은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기업의 내부역량이나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혁신은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았으나 타이밍이 안맞을 때도 있습니다. 경쟁 기업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더 높은 가격에 팔아,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앞으로 내달리다 시장의 요구 이상으로 너무 앞서나가는 경우입니다. 성능과 가격 면에서 고객들의 니즈를 훌쩍 뛰어넘어 궁극적으로 그들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합리적인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의 비싼 제품을 내놓습니다. 새로운 시장은 기업이 혼자서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경쟁기업들도 적절히 참여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없다고 평가되는 이유도 기업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스포츠카도 잘 닦인 고속도로와 주유소가 완비되어야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보 수집방식의 한계도 문제입니다. 기업이 현재 파악하고 있는 고객의 니즈나 시장에 대한 정보는 기존의 사업영역 범위에서 확보된게 대부분입니다. 고객의 의견, 개선 아이디어, 경쟁자 정보 등 수집된 정보 자체가 새롭지 않은, 이미 발생한 정보라는 말입니다. 이러한 정보로는 기존 상품이나 사업영역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는 있으나 그동안 표현되지 않았던 잠재 니즈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보의 수집활동에서 정보의 단절도 발생합니다. 연구개발, 기획, 마케팅 부서 등 조직의 각 분야에서 시장 상황과 고객의 니즈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지만, 자신들의 업무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수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부문 간 정보의 공유가 있다 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집니다. 새로운 시장은 기업 전체 차원에서 면밀하게 대응해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 전체 관점에서 시장과 고객에 대해 더욱 확대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 분석, 공유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갖 춘 후 대응해야 합니다.



혁신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혁신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변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현상유지편향’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자 월리엄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리처드 잭하우저 (Zeckhouser)의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리엄 새뮤얼슨과 리처드 잭하우저는 대학생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습니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대학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과 스위스 초콜릿바를 선택하게 했고, 두 번째 집단에게는 머그컵을 먼저 준 다음에 스위스 초콜릿바와 교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집단에게는 스위스 초콜릿바를 먼저 준 다음에 머그컵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험 결과 첫 번째 집단은 56%가 머그컵을 선택했고, 44%가 스위스 초콜릿바를 선택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두 번째 집단과 세 번째 집단의 선택이었습니다. 두 번째 집단에서 머그컵을 초콜릿바와 교환한 학생은 11%였고, 세 번째 집단에서 초콜릿바를 머그컵으로 바꾼 학생은 10%였습니다. 90%의 참여자가 처음 받았던 물건을 유지한 것입니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이같은 성향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강의장 좌석은 지정석이 아님에도 대체로 앉던 자리에 앉게 됩니다. 운전을 할 때도 새로 생긴 도로보다는 익숙한 도로로 다니고, 미용실을 갈때도 가던 곳만 갑니다. 자동차를 살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랜저와 K7 사이에서 고민하던 사람이 그랜저 로 결정하는 순간 그 차에 다른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데, 단점보다는 장점만을 보게 되며,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TV 광고가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과거부터 해오던 방식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자신이 변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안 된다면 현상을 유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지부동’은 인간이 생래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일 뿐 특정 직업군에 속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혁신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변화의 속도 때문입니다. 이언 모리스는 책《가치관의 탄생》에서 “인간 가치관의 관점에서 향후 100년 동안 벌어질 변화는 지난 10만 년 동안의 변화보다 훨씬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우리의 삶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져 왔음 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사람과 역 창구에 가서 기차표 를 예매하는 사람 중 누구의 삶의 질이 높을까요? 클릭 몇 번으로 생수를 배달시키는 사람과 마트에 가서 직접 무거운 생수를 구매하는 사람 중 누구의 삶의 질이 높을까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사회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중년은 현재를 이야기하고, 노인은 과거를 이야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나이만을 의미하는 표현이 아닙니다. 현상을 유지하려 하기보다,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젊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혁신이 어려운 이유들

이글은 <마케팅의 정석 / 도서출판 책길 / 은종성 지음>의 도서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마케팅의 정석>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바로가기 알라딘바로가기 예스24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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