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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Jun 16. 2023

중국 사업하지 마세요!

희망과 사기가 가득한 중국 시장

14억 인구가 초코파이 하나씩 사 먹으면 14억 개 팔린다는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2023년 현재까지 변하지 않는다. 12년간 중국일을 하며 중국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많은 대표님들을 만났다. 비유가 초코파이가 아닐 뿐 중국 사람은 한국 제품이기 때문에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시장보다 크니까 한국만큼은 할 수 있지 않겠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우리는 중국을 가지도 잘 보지도 못했다. 중국과 관련 없는 일을 하거나 뉴스만 보면 중국에 대해 예전의 중국의 모습에서 멈췄을 것이다. 그리고 호감보단 비호감인 마음이 클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 기간 동안 외부의 문은 걸어 잠갔지만 내부에서는 매우 치열했다. 많은 온라인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온라인 생태계는 그야말로 전쟁이었을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심지어 코로나 기간 동안 생긴 곳이 많다. 게다가 30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부터 드론으로 배송하고 무인이 상용화되었다.  변화하는 지금의 중국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면 그 시장에서 무엇도 할 수 없다.

무엇을 팔아도 잘 팔리는 시기가 분명 있었다.

2011년 상하이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중국 친한 언니가 타오바오에 한국 화장품 매장을 열자고 했다. 나는 정식 수입이 아닌 불법 유통이라 그때 간이 너무도 스몰사이즈여서 하지 못했다. 그 시기에 한국 화장품을 팔던 사람들은 물량이 없어 못팔정도로 한국 화장품을 잘 팔았다.

그리고 이후에도 한국 마스크가 중국 시장에서 대박이 났다. 실패한 브랜드가 훨씬 많은데 그런 스토리는 하나 없고 제이준 마스크, 봄비 마스크, 제엠솔루션 마스크 등 성공 사례만 뉴스에 나왔던 것 같다.

마스크가 잘 팔렸던 이유는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품질과 가성비가 좋았고 성공의 이유가 복합적이겠지만 그때 당시 중국의 카카오톡인 대표 메신저 위쳇(WeChat)에서 2014년 개인 상점을 개설할 수 있었고 WeChat에서 개인 판매자들;웨이샹(微商)이 적극적으로 판매하게 되었다. 그들은 여행이 아닌 한국 면세점에만 들러 한국 화장품을 직접 핸드캐리로 가져가서 자기 상점에서 판매했던 시기였고 가격은 저렴하고 소모성으로 재구매가 쉽게 일어나는 아이템으로 그때의 시장상황과 아주 찰떡인 아이템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때의 영광만 기억한다. 시장이 만들어 준 호황에 멈춰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흘렀고 시장은 변했다.


2022년 11월 11일, 중국의 블랙 프라이 데이로 불리는 광군절에 판매된 주요 아이템의 카테고리가 변했다. 기존의 뷰티, 패션, 전자상품 및 액세서리에서 반려동물 제품, 키덜트, 아웃도어(캠핑, 스포츠), 보석 등으로 주요 카테고리가 변했고 유통망은 티몰에서 다양한 숏폼 플랫폼, 미디어 플랫폼 등 거의 독점이던 유통망이 분산되었으며 사람 중심의 라이브 방송, 왕홍이 마케팅의 대세가 되었다.

중국 마케팅 전략이 왕홍과 라이브 방송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도 안다. 그런데 중국은 어렵다. 티몰에는 TP사라는 티몰파트너가 있고 인플루언서도 대행사에게 100% 의지할 수밖에 없다.

다른 글로벌 국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용으로 글로벌화가 되어있어 비교적 시스템의 접근이 용이하다. 하지만 중국은 대부분 사람의 중심으로 직접 하기 어려운 구조라 비용을 써도 효율적인지 장담할 수 없고 잘되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게다가 중국은 변수가 많고 진짜 그 시장을 알고 있는 사람이 적어서 규모의 시장으로 희망을 먼저 품고 진입하는데 중간에 이런 희망을 이용하려는 중간업체도 매우 많아,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화 된 사업으로 중국 시장을 끌고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브랜드에서 브랜드의 메시지, 철학, 스토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한국은 미디어 커머스 시장으로 변하면서 브랜딩 보단 상품에 포커스 되어있던 브랜드가 많아졌다. 그런데 막상 중국에서 마케팅 전략을 짜려고 중국의 경쟁사 분석에 들어가 보면 가격, 종류와 색상의 다양화, 기능성 등에서는 경쟁의 우위점을 찾을 수 없다. 설사 있다고 해도 중 문화 된 카피문구가 그냥 직번역으로 된 경우가 많아 그들의 감성에 공감이 어렵다.


이제 한국 제품이라고 팔리던 시절은 끝났다. 강력한 브랜드 IP와 세부 타깃의 온라인 동선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 마케팅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코로나기간 동안, 나는 중국 시장에 대해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열어 공부를 했다. 공부를 하면서 감탄도 하고 놀라웠다. 그들은 멈춰있지 않고 정말 누구보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장에서 실행을 하며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게다가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강력한 IP를 가지고 온라인에서 그들의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창구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가 알던 방식으로 중국을 진출하면 100% 망한다.

중국의 빠른 변화를 이해하고 장기전보다는 단기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나의 브랜드의 타깃을 명확히 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지속적으로 보며 빠르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중국에 분명 시장은 있다. 14억 인구가 아닌 0.001%의 시장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들을 알고 그 타깃의 감성과 변화무쌍한 시장에 대한 이해가 먼저이다.

중국을 희망의 시선이 아닌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알고 있어야 사람이 중심인 시장에서 사기인지 진짜인지도 구별이 가능하다. 근본적으로 사고가 변해야 행동이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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