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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Aug 16. 2022

라이브 커머스, 진짜 10조 시장이 될까? _ 1부

중국을 통해 바라본 라이브 커머스

나는 상하이에서 20대의 절반을 보냈다. 대학교 3학년 교환학생 1년, 인턴생활과 해외취업 포함하면 5년 정도를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일을 했고 2014년부터 는 한국에 정착하여 지금까지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2006년부터 중국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티몰(天猫)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지하철 옥외 광고를 할 때부터 타오바오에서 한국 미샤 BB크림이 불티나게 팔리던 그 순간을 직접 경험하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대표 엔터테인먼트에서 중국 리테일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미디어 커머스 회사에서 중국 및 글로벌 이커머스 관련 일을 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일을 할 때 현재 우리가 아는 라이브 커머스 전 단계인 중국 라이브 게임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이 게임을 하며 굿즈 판매도 해보고 한한령이 터지기 전까지 웨이보에서 아티스트 앨범 소개를 하는 웨이보 라이브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가 2016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는 미디어 커머스 회사에서 한국 브랜드의 중국 론칭하며 2019년 마케팅 방법 중 하나로 진행한 적이 있다.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는 어느 날 갑자기 판매가 메인인 커머스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라이브 방송이 점점 진화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본질적으로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게임방송, 웨이보 라이브 방송 등 이미 라이브가 익숙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의 팬덤을 시작으로 왕홍이 힘을 받아 지금의 라이브 커머스가 된 것이다.


그런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규모가 있고 파워가 있는 알리바바가 작정하고 라이브 방송(淘宝直播)이라는 것을 키움으로써 시장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시장은 코로나 19로 폭발적으로 반응하며 커졌다. 그 가운데는 콘텐츠 힘이 있는 왕홍이 큰 역할을 했다. 그 왕홍이 바로 한국인도 다 아는 TOP급 왕홍 리자치(李佳琪)와 웨이야(威亚)이다.

이들은 큐레이션 콘텐츠로 시작하여 커머스를 붙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었고 현재 중국 라이브 방송의 성장세는 꺾였음에도 여전히 1, 2위를 차지한다.


내가 관리하던 한국 브랜드는 2019년 8월에 티몰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했고 입점하자마자 브랜드관 자체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했다. 전문 쇼호스트가 쉬지 않고 하루에 3-4시간씩 계속 라이브 방송을 했다. 로컬 티몰과 경쟁해야 하는데 자연 노출은 기대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플랫폼 외부, 플랫폼 내부에서 모두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지만 효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면서 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건 과연 의미 있는 마케팅 활동일까? 라이브 커머스라고 하면 즉각적인 구매를 기대했으나 효율이 좋지 않았다. 한 번은 연예인이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는 상품에 대해 공부도 하지 않고 사용법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30개 항목 중의 하나로 소개하며 전문적인 설명 없이 그냥 '좋다', '사라'는 말만 반복했다. 화가 나서 컴플레인을 했지만 추가로 1회 방송 더 해주겠다는 의미 없는 답변을 받았다. 효율 없는 마케팅을 똑같이 1회 더 한다고 다른 효과가 있을 것이라 전혀 대안이 아니었다.  


나는 브랜드관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직접 해보기로 했다. 한국 쇼호스트처럼 상품을 제대로 소개하고 한국 담당자가 어눌하지만 중국어로 소개한다면 진정성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지인 쇼호스트에게 상품 설명하는 법을 과외도 받으며 열정적으로 임했다. 그 결과는 1시간 동안 3개 판매했다.

좋은 도전이었다. (굳이 굳이 핑계를 찾아서 대자면...;;;;) 브랜드관에서 진행했었고 점수에 따라 외부 노출이 되므로 보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았다.(50명쯤 들어왔던 것 같다) 이후에도 외부 쇼호스트를 쓰기도 하고 회사에 아주 끼 있는 중국 직원이 자체적으로 지속적으로 방송을 하며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계속 채워나갔다. 하긴 해야 하니 하는데(지금 반성해보자면, 이런 마음으로 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늘 할 때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 순 없었다.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전체 시장의 50% 매출은 TOP급 왕홍 5위까지가 다 한다고 한다. 그들은 상품의 기능성 설명이나 제품의 니즈를 설명하기보다 그들이 주는 신뢰, 팬덤, 가격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왜 라이브 커머스로 매출을 낼 수 없었는지, 효율이 없는지를 그 시장을 떠나서야 한국 담당자가 나와 같은 생각으로 한국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한국의 내년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10조라고 한다. 서점에 가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라이브 커머스 실전 전략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두 방송을 어떻게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는 또다시 물음표가 생긴다. 진짜... 10조의 시장이 될 수 있을까? 시대의 흐름이 모두 라이브 커머스를 가리키고 있는데 나는 계속 의문이 든다.


중국에서 라이브 커머스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두 눈으로 봤고 이름만 같은 라이브 커머스지만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으며 뭔가 알맹이가 빠진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가 커진 시장 속에 본질을 봐야 한다. 그 본질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한국시장에 잘 접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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