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다양한 구성원, 즉 '나'들로 이루어진 사회다. -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김정호
안녕. 나의 내면이를 소개할게.
위드리밍의 내면에 관해 주로 이야기하는 친구야.
브랜딩등을 이야기하는 외면이랑은 다른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며칠 전 '관계성에 대한 울타리'라는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아직 어린 내 안의 정의의 사도 '정의로이'라는 내면의 친구와 재회하게 되었어.
이 친구는 종종 우리 집 4살 막둥이에게서도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절친 여자 친구를 괴롭히는 형님 악당이나타나면 우리 막둥이는 어디서든 나타나서 약자를 보호하고 지켜줘. 저런 본능이 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가끔 신기할 때가 있었는데알고 보니 내 안에 그 친구가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더라.
나의 내면 중 숨겨진 한 친구 '정이로이'와의 재회.
며칠 전 나는 오랜만에 '정이로이'가 떠오르는 어떤 기억을 만났어.
마지막 회사 IT 스타트업에서 대표님이 몇 년간 공 들였던 꿈같은 프로젝트를 구현하고 완성해 가는 단계였거든. 그러다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어.
우리와 함께 일하던 직속 상사가 우리 회사의 직 경쟁사로 이직을 했단 이야기였어.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너무 화가 나더라. 직경쟁사로 우리의 프로젝트 정보를 다 알고 이직한 상사에 대한 분노.
준법이라는 정의로움으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사실은 스스로에 대한 분노였는지도 모르겠어.
말도 안 되는 정말 꿈같은 일들을, 안 되는 일들을 되게끔 꾸역꾸역 만들어가면서 완성해가고 있었거든.
그동안 나의 시간과 관계들까지 포기하며 내가 투입한 많은 노력과 시간들이 억울함도 밀려왔던 것 같아.
지금까지 난 뭐 한 거지?라는 허탈감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그 사실을 대표님께 바로 보고했어. 나의 직속 상사가 직 경쟁사로 이직을 했다고 따로 조치를 취하신 게 있냐고. 그런데, 문제는 내게 그 정보를 알려준 친구가 신뢰가 쌓인 나의 동료였다는 점이었어.
아마 그 동료는 나를 믿고 한 이야기였을텐데, 내가 그렇게까지 화를 낼 줄 몰랐겠지.
나는 그 일을 통해 상사의 신뢰를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동료의 신뢰는 잃었어.
이제 와서 돌아보니, 그때 왜 그렇게 성급하게 대처했나란 생각이 들어.
그 이야기를 해준 동료와 상사와 이야기 하기 전먼저 이야기 나눠볼걸....이라고. 일이 정리된 후 따로 이야기 나눴긴 했지만 먼저 물어보지 않은 것을 후회했어.
당시엔 회사 정보와 보안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나 당연했던 것 같아. 그 믿음엔 변함이 없지만 모든 일은 사람 사이의 일이니까. 관계의 문제도 잘 해결했어야 했지...
내 안의 '정의로이'를 참 오랜만에 만났네.
이 사건이 떠오른 계기 또한 '윤리적 혹은 사회도덕적 규칙'과 '관계'사이의 미묘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었어. 나의 가치관과는 다르지만, 사람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좀 더 신중해지라고 나의 과거의 '정이로이'가 나와서 알려줬다고 생각해.
요즘 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강의를 듣고 있어.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좋은 점이 정말 내가 스스로 자꾸 좋은 사람이 되려 해.
글을 쓰기 전엔 사실 나 혼자, 우리 가족 잘 살기도 바빴어.
물론 지금도 우리 가족끼리만도 잘 살기 버거울 때가 있어.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내게 갇힌 관점들이 세상의 방향으로 열려. 그래서 자꾸 세상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작은 일들이 하고 싶어 진다?
같이 새벽 기상을 하는 모임에 매일 무거운 전동 자전거와 킥보드를 길가의 끝으로 매일 옮기시는 분이 계셔. 가족이 시각장애인이라고 하시더라고. 그러니 그 작은 행동들이 모두 이해가 되더라고. 그리고 그분의 콘텐츠를 볼 때마다 자꾸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
그래서 처음엔 나도 같이 자전거와 킥보드를 옮겼어. 그런데 나 혼자만 해봤자 이건 소용이 없는 거야.
그래서 오늘부턴 보이는 전동 킥보드 운영사, 브랜드마다 인스타에서 검색해서 그분 계정 정보를 보내드렸어.
서비스 기획단에서 UI로 구현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킥보드를 안전하게 주차해 주세요!"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달라고. 솔직히 저거 1장 디자인하고 이미지 팝업으로 띄우는 일은 어렵지도 않아.
가치관이 달라서 불필요하다고 느껴서 실천을 안 할 뿐이지.
하지만 기업부터가 이런 작은 실천을 하게 되면 분명 더 큰 사랑이 돌아오게 될 거야.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으니까.
굳이 이미지만을 위해 하라고 권유하고 싶진 않아. 하지만 이 글을 통해 마음이 움직였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의 작은 일로 세상의 온도를 1도 높이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어.
오늘부터 나는 보이는 전동 킥보드 브랜드사마다 이렇게 해달라고 DM을 보낼 거야. 담당자 입장에선 처음엔 그저 클레임스럽겠지만 이런 글이 자주 보인다면 언젠간 인식도 바뀔 거라 생각해.
최근 나는 대학 친구와 임장을 갔어. 그 친구는 매일 스벅에 가는데 항상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물티슈도 안 쓰고 수건에 물을 적셔 쓰는 친구야. 대학 때는 '이 친구가 정말 잘 아끼는 친구구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 지금 우리가 전기를 더 쓰고 쓰레기를 더 버리면 북극곰의 집이 녹아 없어지니까 자신부터 하나씩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거라고 하는 거야. 그 이야기를 매일 자신의 어린이들에게도 해주고 있데.
너무 멋지지?
그날부터 나도 일부러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아이들에게 항상 그 말을 해. 지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북극곰 한 마리가 죽고 있다고..
그렇게 매일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실천을 하며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작은 실천을 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