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너여도 괜찮다 말해주기까지.
과거의 저는 스스로를 참 많이도 괴롭혀 왔습니다.
그냥 오늘의 나의 모습에 만족하며 되는데,
남들처럼 살면 되는데
왜 보통의 행복들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지.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걸 알면서도
자꾸만 가슴 속의 간절함. 꿈을 꾸는 저를 인지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제 아침.
브런치의 알람을 받았습니다.
< 13회 브런치북 공모전 >
아, 그랬지.
머리에 전구가 켜진 듯 요즘의 제 삶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삶의 경험의 기록이 미래의 나에게 때론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때론 과거의 기록들을 만나며 지금 이순간 필요했던 문장이구나, 경험이었구나를 깨닫곤 합니다.
오늘 브런치 알림이 제게 그런 나침반이 되어주네요.
약 5년전
브런치북은 제 삶의 변곡점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터닝 포인트,
바로 브런치에 제 일상을 기록하면서부터 였어요.
스타트업에서 고군분투하던 만삭의 임산부.
매일 1시간 이상을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스트레스와 임신 초기가 겹쳐 잠이 안 오던 새벽,
유일한 숨 구멍이자 산소호흡기 같았던
내면의 기록들을 모아
브런치에 심사 신청을 했습니다.
2021.5.29 제 성장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답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읽게 될 미래의 나, 나의 절친을 위해
운이 좋게도 한 번에 통과되며
그 날부터 매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두 아이의 워킹맘, 임산부, 조직의 리더, UX서비스 리더 등 다양한 주어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하루 중 유일하게 온전히 내가 되어
잠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을 오가며 쓴 내면 기록이
그리고 그글에 공감해주는 브런치 작가분들의 공감과 위로의 댓글들이 SOS 산소호흡기처럼 저를 살아가게 했습니다.
그날부터 공개 글을 쓰는 삶으로 변했습니다.
그 동안의 내면 기록은 블로그에 비공개로 해 왔지만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로,
내면 생각의 기록들을 SNS에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남겨주신 공감과 댓글들이
엄마, 리더, 서비스 맘이 아닌
오롯한 저 자신을 숨 쉬게 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을 오가며 글을 쓰고 댓글과 공감을 보며 혼자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매년 내면을 기록하며 책을 한 권씩을 남겼습니다.
'연간 우행 꿈'이라는 이름의 개인적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삶의 고민과 그때만 쓸 수 있는 생생함들이 담겨있는 제 삶의 일기장의 공개 버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 연간 우행 꿈 프로젝트는,
'퇴사 후의 삶'을 써야 할 듯합니다.
지금 아니면 기록할 수 없는 생생한 나를 위해
그리고 이 글을 읽고 퇴사 후를 꿈꾸고 있을 세상의 그 누군가를 위해 써야 한다고 말이죠.
퇴사 후의 삶이
지난 5년간 서사의 마지막 한 꼭지가 되어야 했네요.
(잠시 침묵에 글을 멈췄습니다.)
약 5년 전, 퇴사 후의 삶을 꿈꾸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생계, 생존을 위한 일의 마침표를 기대하며 시작했던 글쓰기로 오히려 평생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천직을 만났습니다.
나 다움을 회복하는 꿈 여행, '우행 꿈'
제가 지난 5년간 천직이라 믿으며 해온 일이자 상표권 등록도 완료한 브랜드입니다.
기록하며 돌아보니
저의 내면을 기록하며 꿈꾸는 바를 이뤄온
《 내면 꿈 쓰기 》는
생계를 위한 일의 종료. 꿈을 위한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우행 꿈'은 이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멈출래도 멈출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귀환불능지점.
제게 우행 꿈은 이미 귀환불능지점입니다.
스스로의 내적동기로 내면화된 꿈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습니다.
지금껏 '경제적 자립'이라는 꿈으로 달려왔고, 둘째 출산후 새벽기상을 시작해 100일이 되기도 전 부동산 투자공부를 시작하며 사업과 투자, 경제적 자립의 포트폴리오를 쌓아오며 그렇게 2년 전 퇴사했습니다.
조직의 피라미드를 벗어나 핑크빛일 줄 알았던 퇴사 후의 현실은 또 다른 피라미드가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우물 안에서 늘 꿈꾸던 푸른 하늘에 대한 이야기.
그 안에서 고군 분투하며 스스로를 괴롭혀 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자유가 생기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자유는 제한된 공간에 있어야 행복하단 사실을 배웠습니다.
퇴사 후,
일, 명확히는 대외적인 직업이 없는 삶을 마주한
일중독 워킹맘의 고군분투기.
"우리는 일로서 깊은 우울을 덮고 산다. - 2025.03.19"
학교 다닐 때는 공부로,
사회에 나와서는 일로,
자존감을 채웠던 일중독 워킹맘의 일 없는 삶은 지독히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도 스스로를 참 오래 괴롭혀 온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많이 안아주기로 했습니다.
사회와 조직 안에서 학습되어 온
다람쥐 쳇바퀴 같은 막연한 공부, 일, 생산 습관들을 모두 내려놓기 위한 시간이었구나 깨닫고 있습니다.
사피엔스의 유발하라리는 농업혁명이 인류 최대이 사기극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농사를 하면서 매일 일을 하고 걱정을 하는 인간으로 바뀝니다. 토지를 관리하며 기후와 병충해를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에 인간은 평균 3시간을 놀고 남은 시간은 일하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 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부아 C
이 문장이 제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좀 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하고
일에 매몰되는 시간을 줄여도 괜찮다고 말이죠.
주 4일 근무가 이젠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카페 24도 유연근무와 주 4일 근무를 테스트하다가 정식 근무로 확정했다고 합니다. 주 4일 근무, 과거의 제가 너무나 간절히도 꿈꾸던 삶이었는데, 어쩌면 요즘의 저는 꿈꾸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속한 사회, 조직이 만들어 준 꿈이 아닌
내가 스스로 느끼고 경험해서 선택한 꿈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동안 나를 견고하게 지켜준 많은 습관과 사고방식들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조금 덜 가져도 괜찮더라고요,
조금 덜 누려도 괜찮더라고요.
세상의 주류와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더라고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면
소중한 나의 것을 지키기 위해 비우고 버리는 일들이 더 쉬워졌습니다.
지금껏 내가 꿈꾸는 것들, 내가 믿어온 사실들이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만들어 낸 꿈, 그 환상에 현혹되지 마세요.
진짜 당신 안의 간절한 내면의 꿈을 발견하길 응원합니다.
그 꿈을 발견해야 하는 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당신 자신이 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의지는 쓰레기라고.
지금껏 저는 '우행 꿈'이라는 내재화된 강력한 내적 동기로 의지는 쓰레기라 말하는 이들을 사실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많이 사회화가 되었고, 이제는 의지를 바꾸기 위해서 환경의 도움을 받아야 함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음과 환경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벤자민 하디
제 내면에서 저를 끊임없이 두드리는 간절한 꿈.
그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분명 세상과 연결되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리라 확신합니다.
꿈은 대부분 미래에 가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은 대부분 현재의 만족, 주로 감정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꿈과 행복은 영원히 평행선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우행 꿈에서 늘 꿈을 이루는 것은 행복과 꿈의 작은 계단을 매일 오르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오늘의 행복을 잠시 누리고 내일은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이런 작은 반복을 유지하는 루틴이 나를 자연스레 꿈꾸는 모습으로 살게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회피할 구멍이 없단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가슴에 꿈이 있는 한, 그냥 현재에 만족하며 행복해도 되는데 이제는 그게 잘 안됩니다.
내 안의 꿈, 그 꿈이 이미 바뀌었고 내가 간절히 그 세상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스스로를 괴롭히며 또 내면 깊숙한 간절한 꿈을 좇고 있는 저를 안아주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할 시기구나.
제 마음의 간절한 두드림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으려 합니다.
새로운 경험에 의해 성장한 마음은 예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다.
- 올리버 웬들 홈스 주니어
이미 내면 속 깊숙이 잠자고 있던 꿈과 실제 우주 끝까지 날아가버린 꿈
양 극단의 꿈을 모두 경험한 후라, 그때 그 모습의 나를 내내 동경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가야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한 걸음씩 가도 된다고 다만 더 이상 머물고 멈추지만 말라고
괜찮다고 말해주려고 미래의 저에게 남기는 기록입니다.
나를 사랑하라. 그러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된다.- 월트 디즈니
언제나 제 심장을 설레게 하는 디즈니가 또 다른 영감을 전해줬습니다.
요즘 읽고 있던 책 속의 라이언킹 스토리 덕분입니다.
"심바는 처음에는 티몬과 품바가 살아가는 방식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그들과 함께 다니게 되면서 곧 그들의 방식에 적응했다. 심바는 그렇게 계속 평범한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향의 비참한 상황을 알았기에 그런 현실에 머무를 수 없었다.
심바는 어른이 되어야 하는 순간을 맞았고, 자신이 되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가치와 기대에 못 미치는 삶을 살지 않기로 했다. 스스로를 속이는 일도 그만뒀다.
진실을 회피하는 일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심바는 진실을 향해 달려갔고 마침내 자신의 정통성과 권력을 획득했다. 그러자 상황이 요구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속해있던 환경을 바꿈으로써 모든 것을 안정된 상태로 만들었다. -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벤자민 하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살고 있나요?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세요.
오직 나를 위한 공개된 기록들이
세상과 이어져 세상에 도움을 줄 꿈의 나침반이 됩니다.
끌리는 기록이 브랜드가 됩니다.
나의 꿈이 우리의 일상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 함께 행복한 꿈 꿔요! 우행 꿈.
#브런치10주년작가의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