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풍경이 된 어느 출근길

아이의 월요병

by 위드리밍

월요일만 되면 5살 우리 집 아이도 월요병이 오나 봅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옷이 불편하다며, 배가 고프다며, 쉬가 마렵다며 온갖 핑계를 대고 뭉그적뭉그적 한껏 게으름을 부립니다. 그리고 결국 오늘도 등원 차량을 놓쳤습니다.


매일 아이 등원 시간에 맞추어 출근하는 아빠는 월요일 출근 압박과 아이의 떼에 힘들어하며 결국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곤 먼저 출근을 했습니다. 아빠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가서 사실 속이 많이 상할 겁니다.

아이도 서러웠는지 아빠가 가고 나선 엉엉 더 흐느껴 울었습니다. 바지가 불편해서 등원하기 싫었다네요.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다독여주고 좋아하는 바지를 골라 입고 다시 등원 길을 나섰습니다.

이제 마음이 진정이 되었는지 어린이집 가는 길에 나무들을 보며 벌써 잎이 빨간색이 되었다고 재잘재잘 신나게 이야기하고 엄마 손을 꼭 잡고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갔습니다.


부모가 아이보다 약 한 뼘의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조금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면 이렇게 말도 잘 듣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어른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월요일은 참 가혹한 날인 것 같습니다.


아이는 그저 아이로서 바라봐줘야 하는데...

이공계를 나와 직장에서도 늘 이성적인 판단이 주를 이루는 대화 방식과 의사 결정이 습관화돼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보다 논리적인 이유와 대안을 먼저 얘기하는 엄마 아빠입니다.


얼마 전 본 오은영 박사님의 유튜브에서의 가르침을 다시 되새겨봅니다.

어른이 아이와 기싸움을 시작하는 순간, 그건 벌써 아이에게 진 거에요.
아이잖아요?
아이는 아이 그 자체로서 바라봐줘야지 어른일 수 없어요. 부모는 무조건 아이보다 더 큰 마음의 크기로 아이를 바라봐줘야 해요.


늘 이렇게 마음을 다독여보지만 아이와 대치하는 상황이 되면 마음의 그릇을 좀 더 넓히지 못하고 늘 화부터 나는 엄마입니다.

아이 등원을 시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좋아서 산책을 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까치 7마리가 반겨주었네요^^

산책을 하면서 등원 길에 보았던 엄마들이 떠오릅니다.

택시를 타고 어린이집 가방을 멘 두 아이를 헐레벌떡 어린이집에 넣고 다시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엄마.

정장 차림에 아이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며 아이 추울까 봐 잠바 지퍼를 잠가주는 엄마. 멋진 코트와 한 손에는 백, 그리고 반대 손에는 아이 등원 가방을 들고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엄마들이 보였습니다. 그동안에는 제가 회사에 출근하기 바빠서 보지 못했던 모습들입니다.

휴직을 하고 보니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 이젠 풍경이 되었네요... 이렇게 삶의 여유를 더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비록 바쁘고 피곤한 월요일이지만 커피 한잔과 함께 파란 하늘의 구름을 잠깐 올려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월모닝! 오늘도 모두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