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일기_6] 울리려고 쓴 게 아닌데 울고 싶어질때

서평 : 아빠의 아빠가 됐다. 조기현

by 천천히 한걸음

그런 글이 있다.

슬프게 하려는 게 아닌데 울컥하게 만드는.

같이 울어주길 바라는 맘이 들킬까 봐 감추고 더 독하게 덤덤한 글이 있다.

작자가 말하는 그 어느 풍경과 지점이 나에게 콱하고 막혀들 때가 있다.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내가 콕하고 가서 박힐 때가 있다.


오늘의 책

< 가난의 경로를 탐색하는 청년 보호자 9년의 기록

아빠의 아빠가 됐다. _ 조기현 >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청년 보호자

돌봄과 노동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단어.

보호자라는 대상은 언제나 어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른이기 조금 이전의 청년이 보호자가 될 때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간병과 돌봄의 문제를 개인이 떠안게 되는 문제에서

우리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묵직이 남았다.



가난과 치매, 고집과 용서, 이혼과 가족 , 질병 뒤에 또 다른 질병

어디서나 많이 들어봄직한 이 서사를 작가는 시종일관 덤덤하고 있는 그대로 기록해 낸다.

말 그대로 9년간의 기록을 남길 뿐인데, 나는 어느새 그의 시간 속 병원 복도,

주민센터 사무관 앞에 같이 앉아 있게 된다.


그 와중에 그가 영화라는 작업을 택했다는 사실을 또한 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영화를 택한 그의 선택을 지지한다거나, 더 경제적인 일을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양 갈래 중에 어디로도 치우지지 않아야 한다.

내 속에 있는 그 몹쓸 편견, 판단하려는 습관이 부끄럽다.


담담하게 읽어 내려갔지만 책장을 덮고 한동안 거실 창문을 한창 볼 수밖에 없었다.

지나치게 잘 가꿔진 아파트 조경과 아이들의 놀이터를 물끄러미 한창 바라본다.


<오늘의 휴직 단상 : 책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무엇을 나는 오늘도 낱낱이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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