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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정쇼호스트 Aug 11. 2017

파랑새는 멀리서 찾는 게 아니다

정답은 늘 고객 가까이에 있다

아이디어는 고객으로부터 - < 생활이 곧 디자인이다. >




LG 정수기 < 퓨리케어>





LG 퓨리케어 정수기를 미팅 장소에서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 어 신기하네....'였다.


물이 나오는 취수 꼭지가 180도 마음대로 돌아가는 제품이었다. 20여 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정수기의 역사에 획기적인 제품이 또 하나 출시된 순간이었다.


정수기의 디자인이라는 것이, 사실 매년 신상이 나와도 그리 변화가 없었다. 컬러나 사이즈를 줄여보자가 대부분이었고,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정수기는 사실상 없었다.


그런 과정에서 퓨리케어의 등장은 판매자 입장에서도 신선했다.



정수기는 "차려" 자세로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물건인데, 이 제품은 왼쪽으로도 움직이고, 오른쪽으로도 가고, 앞으로도 가고 내가 원하는 대로 그야말로 "우리 집 맞춤"이었다.


이런 생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원칙대로 가자

고객에게 답이 있다.


LG 연구원들은 고민했다.

무엇이 불편할까? 고객이 정수기를 쓴다면 어떤 부분을 고민할까?? 지극히 고객 입장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설치를 안 한다면 왜 안 할까??

의외로 막상 주문해놓고, 집에 놓아 봤더니 좁아서, 또는 위치가 잘 안 나와서 등등 설치하지 못하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추적 조사에 들어갔다. 

동의를 구한 고객들의 집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약 2년간 고객 동선을 모아서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주방에서 물을 쓸 때 어떤 자세로 물을 쓰는지,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뭐가 불편해 보이는지, 임산부 입장에서 노인의 입장에서 키 작은 아이의 입장에서 '내가 고객이라면....' 내가 고객이 되어 보는 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 사실, 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급증을 눌러가며 면면히 천천히 고객 관찰 자료를 모은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말처럼 쉽게 안 된다. 왠지 지름길로 빨리 갈 수 있을 텐데, 둘러 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른 지름길은 언제나 "고객"에게 있다.


말은 쉽지만, 막상 '내가 고객이라면....'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끈질긴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머릿속 생각 세팅부터 다르게 해야 한다. 늘, 내가 이걸 어떻게 팔까? 가 이니라 ' 내가 고객이라면... '으로 생각 세팅부터 다시 해야 한다.


곰솥도 무거운데 그 무거운 솥을 들고 물까지 받노라면... 얼마나 힘들까?

가뜩이나 좁은 주방에서 물 받기 힘든데 왜 물꼭지는 꼭 여기에 붙어 있나?

쿡탑과 개수대 사이에 공간은 한 뼘 밖에 안되는데 정수기 놓을 자리는 없네.... 그럼 정수기를 거실에 둬야 하나??


물을 쓰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이 느끼는 불편한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해 주자가 목표였고, 그 목표는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생활이 디자인이고, 고객을 알아가는 노력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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