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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크 Jan 13. 2021

행복과 불행

가장 가까이에서 생겨나는 것

최근 본 몇 몇 소설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옆사람의 행복이 나에게는 상대적 박탈감, 혹은 불행으로 다가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안 그래도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로 온 사회가 칙칙해지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꼭 이 시대여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이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드러나는 분노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가깝고 끈끈했던 인간관계가 세월이 지나면서 매우 멀어지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겪어 보았을 것 같다. 나 또한 몇 번의 경험이 있었고 처음엔 황당했다가 오래 속상했던 시기를 지나 지금에 이르렀다. 친구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은데 누구보다 가깝고 의지하는 상대였기에 균열이 생겼을 때 느끼는 거리감과 실망도 크게 오는 것이다. 싸움의 빌미가 되는 어떤 사건이 있었다면 차라리 시시비비를 따지기가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것은 없고 서로의 인생길이나 처지가 달라지면서 미묘하게 감정은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서운함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우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가장 가까웠던 관계가 어느새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한 관계가 되고 오히려 그동안 그렇게까지 가깝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과 더 편하게 지내게 된다. 

물론 인생은, 그리고 인간관계는 수없이 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5막 정도의 연극이라고 한다면 난 이제 겨우 2막쯤 접어들었을 것이다. 아직은 1차의 극적인 변화만 경험한 것이다. 한 번의 담금질도 마음에는 꽤 쓰리고 아프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더 놀라운 일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적극적인 배우로 사는 것도 필요하지만 요즘은 마음의 휴식과 평화를 위해 관람객 관점이 되어보려는 중이다. 계속되는 이야기를 지켜본 후 삶에 대한, 인간에 대한, 그리고 행복에 대한 본질적인 깨달음을 얻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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