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niq Aug 21. 2020

새벽같은 일상

짤막하게나마 글을 쓰고 일상을 공유하던 내가 각종 SNS를 정리하고 오롯이 오프라인에서의 삶에만 집중한 지, 근 1년이 되었다.


그 사이 지인이었던 사람이 더 이상 지인이 아니게 되고, 멀었던 친구가 가까워지고, 뱃속에 있던 작은 생명이 무릎위에 누워있다.


비어있는 내 계정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나의 일상은 무료할 틈 없이 빽빽하게 흘러갔나보다.


그간 감정은 파도타듯 요동쳐, 어느 날은 온갖 과거의 기억을 다 뒤져내 나 자신을 한없이 우울함으로 끌어내리고, 또 어느 날은 사소하고 평범한 하루에서 가슴 벅찬 기쁨을 느끼게도 했다.


일년전과 비교한 내 삶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영향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인데(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대같이 흔들리는 건 못 잃지만), 타인에게서 얻는 에너지와 기쁨이 클수록 반대로 그로 인해 얻는 스트레스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그 끈을 잠시 놓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다소 멀티플레이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어울림속에서의 나를 이제는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조금 시간과 여유를 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지금은 육아로 인해 온전한 나만을 위한 시간은 지금같이 소중한 보물들이 잠든 새벽시간이긴 하지만서도.


조만간 다시 돌아갈 그 시끌벅적한 연결의 삶에서 내가 또 방향을 잃지 않길. 내 안의 네비게이션을 잘 다뤄볼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이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