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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은경 KAY Jun 15. 2024

문제의 직면을 돕는 '코끼리'

#방안의 코끼리

원본 출처: 미상


이번 주 한 조직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진행 시작부터 조별 소곤소곤 나누는 이야기 속에 중요함에도 꺼내지 못하는 듯한 중요한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테이블에 꺼내진 문제로는 참여자들이 어렵지 않게 논의할 수 있는 이슈들이 올라와 있었다. 이런 이슈라면 전문가의 진행을 맡길 것이 아니라 일상 회의에서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내용들일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이슈들은 이 회의에서 진짜 다루고 싶은 내용이 아니었다.


"어떻게 이 상황을 해석하고

참여자들이 진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직면해볼 수 있도록 도울까?"


방 안의 코끼리 elephant in the room

이 때 나는 방안의 코끼리 비유를 꺼내본다.

다만 비유 속 표현 중 방을 회사로만 바꾸어 활용한다.


방안의 코끼리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크고 문거운 문제를 비유하는 표현한다. 갑자기 방에 코끼리가 한마리가 들어와서 방 안에 턱 버티고 있으면 어떨까? 그 코끼리가 이리저리 들이받고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부술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엔 불편한 '동거'같고, 더 자라날 것이고...


불편한 진실 

그래서 이 코끼리의 별명을 붙인다면 '불편한 진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명백한 문제로 보이는대도 모른 척하거나 언급하지 않고 덮어두는 불편한 진실이기 문이다.

이는 혹여나 다수가 반대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워보이는 것을 괜히 꺼냈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킬 것 같은 불안감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유로 인한 도움

우리의 무엇을 이야기해보자고 해야 할까.

"문제"라고 할까, "이슈"라고 할까, "약점"이라고 해야할까.

언어는 우리의 사고와 연상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그 단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코끼리"는 말하기도 쉽고, 덩치는 크지만 위협감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지는 동물이다보니 언어와 그것으로 인한 연상에 부담이 적다. 다만 코끼리가 무엇을 의미한다고 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정말 해결하고 싶은, 논의해보고 싶은 코끼리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나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직면할 용기가 생기고(실제로 그런 진솔하고 진짜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깊이 이해하게 되고, 계속적으로 우리는 못해, 탓만 하다가 지원을 요청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가 풀어가야 할 것들을 진지하게 대화하고, 생각해보고, 정리해나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깊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조직에 문제는 차원이 다를 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스스로 그리고 함께 풀어가는 경험과 지혜, 조직에 축적된 문화가 없다면 필히 또 이렇게 깊은 좌절과 어려움에 빠지기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틀을 조금씩 깨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뭉클한 마음이 든다.


주의할 점

주의할 점이 있다면 조직과 참여자, 주제 등의 맥락에 맞게 비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맥락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더라도 갑자기 말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대화의 방식을 달리하는 역동을 두거나(작은 그룹 대화, 작은 그룹에서 발언자를 분리하고 섞는 대화 등) 적어보게 하거나("이거 누구야?!" 식의 추적을 하지 않으면서 내용에 의도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대화의 환경을 안내해주면 좋다), 다소 경직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유머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참고할 만한 개념

이는 "심리적안전감", "radical candor"와연결이 깊은 단어이다. 코끼리를 말해봐요! 라고 외친다고 말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내 발언 자체로 인한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안전한 토대 위에 대화가 진행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존중의 기반 위에 솔직한 대화를 통해 상황을 직면하고 풀어갈 방법들을 다루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번외로, 다른 동물들도 많은데 코끼리가 쓰였을까 궁금했는데

'방안의 코끼리'에서는 코끼리의 크기와 존재감이 크기 때문에 모두가 밖에 없는 상황/이슈/문제임을 잘 표현해주고, 방치했을 때 코끼리가 움직이거나 몸집이 커지게 되면 불편함과 손해가 있음을 극적으로 눈에 잘 그려지게 상상을 도와주는 이점이 있었다.


우리 조직의 방 안의 코끼리는 무엇일까. 서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까. 말해지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를 살펴보면 방안의 코끼리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갈수록 쉽지 않은 것 같다. 변화 적응에 정신없이 일을 처리하기 바쁘고, 배우기 바쁘고. 정작 다뤄야 하는 것을 모른 척 하고 지내왔다면 용기를 내어 다뤄가는 건강한 조직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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