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믿는다. 니가 성장할 수 있음을
미국에서 산지 7개월만에, 만 아홉 살이 된 아들은 엄마한테 "그건 니 생각이지" 같은 말을 한다.
이제 이런 말을 들어도 버릇 없다며 화가 나지 않는다.
이게, 내가 나이 40먹어 새롭게 얻게 된 포용력이다. 그냥 알려줄 뿐이다. 지금 엄마한테 한 말이 괜찮은 말일까? 그 말 들으면 엄마 기분이 어떨까? 한 번 생각해봐. 한국 사람에게 그런 말 하면 어떤지~
It's just your opioion. Your thought.
영어로 생각하면 그래도 뭐 들어줄 만한 말이다. 수용할 만 한 말이다. 그런데 한국어로 직역하면 아닐 뿐. 아이의 배경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아이 기준에서는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몇 달 동안 나는 내 세계가 몇 번이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 내가 믿어왔던 많은 것들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내가 생각했던 남편, 내가 생각했던 아이, 내가 생각했던 나 자신.... 모두 내가 믿던 것들과는 달랐다. 이것이 인간의 삶이다. 인간의 삶은 완벽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의 나는 다르다. 매 순간 잘난 척 하며 했던 결정들이 틀릴 때도 많았다. 똑똑하고 착하게만 생각한 아들이 생각보다 서툴고 모자란 부분이 있고, 또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생각보다 똘똘하고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인간은 모두 다양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무작정 선한 사람도 무작정 나쁜 사람도 없기 때문에.
나도 그렇다. 나도 어떤 때는 모자라고, 어떤 때는 내가 봐도 썩 괜찮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내 그릇이 그 정도밖에 안 될 때가 있으니까. (내가 신도 아니고.) 나는 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자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그 뿐일 때가 있는 것이다. 어떤 날엔 최선을 다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단지, 그런 나라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돌이켜보니 못난 나도 나였다. 그런 나를 비난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들들이 그 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내 아이가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깨닫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잘못 된 길을 가더라도 "아 이 길이 잘못되었구나. 내가 원한 길은 이 길이 아니구나"를 깨닫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 반대쪽으로 씩씩하게 되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여태까지 온 길이 아쉽다"거나, "다들 이 길로 가니까 내가 이 길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는 편이 나을거야"라는 생각하고 불필요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더 멀리 잘못된 길을 걷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