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는 아이에 대하여
내가 만약에 ADHD를 몰랐다면
ADHD로 인해 생기는 학습장애가 무슨 뜻인지 몰랐다면
우리 아이는 지금 아마 내 고성과 압박 속에서 덜덜 떨며 어찌 됐든 공부를 하고 있겠지?
어쩌면 이미 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냥 너는 네 인생 네가 선택했으니 그렇게 살다 가라.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의사 선생님도 내게 그렇게 말했다.
ADHD라는 것 알고, 학습장애(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특히 난독)라는 것을 알아도 그냥 지금 상태에서는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유는?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냥 지 인생 그렇게 사는 것뿐....
그런데 우리는 개입하기를 선택했다.
내가 가장 보기 힘들었던 것이
아이가 점점 나는 못해, 나는 못하는 사람이야, 이건 내게 너무 어려워라고 생각하고 자꾸 움츠러드는 모습을 봤을 때다.
안 그래도 남들 사이에 나서는 성격이 아닌데, 못하니까 점점 더 움츠러들게 되는 것이다. 원래 밝고 호기심 많은 아이였는데 점점 조용하고 말 없고 틀릴 것 같으면 아예 시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아이의 모자란 모습을 보기가 너무 힘들단 것이었다. 그렇게 주눅 든 아이, 잘 해내는 것 없이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를 향한 화인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평생 살아갈 아이를 보면 걱정이 돼서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모자란 아이 못하는 아이도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까지는 낼 수 있겠는데 그다음이 안 됐다. 나는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괜찮은데 아이는 안 괜찮았고, 안 괜찮고 점점 더 작은 구멍으로 빠지는 아이를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용기 없고 스스로 형편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내 아들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공부 못해도 당당하고 씩씩하게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랐다. 초등학교 1학년 때에 배우는 기본적인 쓰기 읽기 셈하기가 안 되는 순간 그냥 바보되는 것.... 스스로를 바보라고 생각하고 인생을 그렇게 바라보는 것...
이것이 내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이유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이 상황을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난독의심 시작한 지 한 해 (만 6세부터 의심)
ADHD 의심한 지 두 해 (만 5세부터 의심)
약 먹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의 일이다.
최소한은 해야 된단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