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페르소나, 저니 맵, CVC
급성장하는 만큼 급변하는 프로덕트,
고객은 따라갈 수 있을까?
이번 과제는 위와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는 IT 스타트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변한다. 더 나은 프로덕트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테스트도 하고, 수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매일같이 프로덕트를 관찰하는 실무자들과는 달리, -웬만한 충성 고객이 아닌 이상- 고객은 프로덕트의 웹/앱에 비교적 띄엄띄엄 방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1년만에 재방문한 고객은 프로덕트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질문이 생겨났고, 이번 포스팅에서 파헤쳐보기로 했다.
원래 규칙상 이번 과제는 모든 동기들이 당근마켓을 공통적으로 분석해야 했는데, 혜진님께 이슈 쉐어링을 하면서까지 주제를 포스타입으로 바꾼 이유가 있다. 간단히 말해, 내가 이번 위클리 과제에 목숨을 걸었기 때문...^^ 또, 실제로 포스타입을 오랜만에 방문한 친구가 '완전 다 바뀌었더라. 내가 아는 포스타입이 맞나 했어.'라는 카톡을 넌지시 보내왔기에 분석의 필요성을 느낀 것도 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몰입 학습에서 배운 페르소나, 저니 맵, CVC 기법을 활용해 포스타입을 역기획하려고 한다. 포스타입이 직접 밝힌 2022년 연간 계획(참고)을 참고하여 포스타입이 현재 당면한 문제점을 추측해보았다.
창작자가 영향력 있는 셀프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Creators First'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창작자 중심의 독립 창작 오픈 플랫폼, 포스타입의 미션 중 하나이다. 그래서 포스타입은 2022년 연내 창작자 개인 채널에 홈 탭을 신설하여 창작자가 원하는 대로 채널의 첫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바뀐 UI/UX에 기존 고객이 이질감을 가질까 우려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1년만에 재방문한 고객 입장에서 포스타입 역기획하기>라는 포스팅 제목처럼, '1년만에 포스타입에 재방문한 독자 고객'을 페르소나로 설정하여 고객의 행동과 고객 가치를 분석하고자 한다.
* 포스타입이라는 프로덕트에 대한 설명은 위 링크의 <포스타입> 프로덕트 분석 위클리 과제 포스팅에서 살펴볼 수 있다.
포스타입에 '내 존잘님' 몇 명 쯤은 보유하고 있는 열혈 독자이자, 동시에 글 몇 편 쯤은 올려본 아마추어 창작자이기도 한 나와 내 친구들을 바탕으로 페르소나를 설정해봤다. 다만, 이번 포스팅의 목적상 창작자보다는 독자로서의 역할에 비중을 맞춰 만들게 되었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하자면, 포스타입은 그 무엇보다 창작자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고, 그러한 포스타입의 비전에 나 역시 깊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창작자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팬, 즉 독자 한 명 한 명의 응원이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포스팅에선 그 독자가 포스타입이라는 프로덕트를 경험하는 수순과 특징을 뜯어보고자 위와 같이 페르소나를 만들었다. (물론 포스타입 역시 각종 채널을 통해 창작자와 독자의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포스타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언급(참고)하며, 포스타입은 창작자와 독자 모두를 위한 플랫폼임을 밝혀 왔다.)
이젠 위 페르소나가 프로덕트 사용하는 경험을 좇기 위해 저니 맵과 고객 가치를 작성해볼 차례이다. 그를 위한 방편으로 내가 만든 페르소나, 왕포타에 깊이 몰입하고 공감하여(?) 포스타입을 쭉 이용해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PM이 프로덕트 내 고객의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첫째로 수반되어야 할 역량이자 단계는 공감, 공감, 역시 또 공감(Empathize)이기 때문이다.
* 이 아래로 큰 따옴표(") 안에 들어가는 푸른색 텍스트는 모두 내가 페르소나 왕포타에 몰입하여 남긴 서비스 경험이다.
"와. 포스타입 진짜 오랜만이네. 마지막으로 접속한 지 1년도 넘은 듯. 고3 내내 공부하느라 웹툰은 쳐다도 못 봤으니. 독하다. 나 자신. 수고했다. 나 자신. 그런데… 뭐 이리 많이 바뀌었담. 아하. 그 사이 포스타입이 많이 성장했다더니, 이것저것 개편했나 보네. 일단 홈페이지부터 둘러볼까? 내가 좋아하는 김땡땡 작가님 작품 구경하러 온 거기는 하지만, 1년 동안 SNS와 아예 단절돼서 살았다 보니 요즘 콘텐츠 트렌드도 익혀야 하고."
"화살표(>)를 누르면 콘텐츠를 소개하는 카드를 넘길 수 있네. 음. 점점 익숙해지는 기분이야. 포스타입에 접속하자마자 요즘 뜨는 콘텐츠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선했구나. 더 다양한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겠어.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고 표시되어 있네. 포스타입에서 콘텐츠를 추천해줘서 쓸 데 없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어."
"요즘은 이런 작품이 인기 있구나. 재미있었어. 일상툰이라. 안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코시국에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궁금했는데, 구독해볼까? 작품도 재밌었고 말야. 아. 그런데 댓글은 '이 포스트를 구독/후원한 사람'만 달 수 있다고 써있네. 나 같은 간잽러는 댓글을 못 다는군. 재밌게 봤다고 남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럼 나도 이참에 멤버십에 가입해볼까? 뭐, 얼만지나 확인해보는 거지. 어떤 혜택이 있나 궁금하기도 해. 멤버십이라는 기능은 전에 없던 건데, 확실히 이런 구독 시스템이 창작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겠다. 아하. '45개의 혜택 포스트'를 선택하면 멤버십 가입자만 볼 수 있는 전용 포스트 목록이 나오는구나. 멤버십 설명은 창작자가 직접 쓴 건가? 개성있고 재밌다."
"음. 그래도 처음 보는 창작자니까, 좀 더 고민하고 멤버십에 가입하고 싶어. 포스트 탭을 눌러서 창작자의 다른 콘텐츠들을 둘러보고 결정해야지. 그런데… 소개글 텍스트가 갑자기 끊겼네? '더보기' 같은 버튼도 없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잠시 후) 아. 찾았다. 소개 탭을 누르면 자세한 창작자 정보를 알 수 있구나."
"뒷부분에 이런 말이 쓰여 있었구나. 구독자 수도 보이고, 인스타그램 링크도 걸려 있네. 보통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로구나."
"대학교 입학 축하 기념 용돈도 많이 받았겠다. 질러버려야지. 곧 알바도 시작할 거니까 매월 결제되어도 문제 없어. 아마추어 창작자의 콘텐츠를 돈 주고 보는 게 당연한 세상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나도 미래에 나만의 콘텐츠로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멋진 문예창작전공생이 되어야지!"
...해서 위와 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저니 맵/고객가치를 그릴 수 있었다.
앞선 과정들을 통해 왕포타라는 고객이 포스타입이라는 프로덕트를 사용하면서 맞닥뜨린 페인 포인트 지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려면 프로덕트는 가치 창출은 증가하고, 대가 지불 및 가치 잠식은 감소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때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팀의 일정을 짜는 것 모두가 PM의 과업이다.
위 표에 내가 적어둔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모두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가 지불(-) :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추가하는 활동(가격, 광고 보기 등)
작품 감상 및 댓글란 확인 - 댓글 작성 권한 없음
멤버십 가입 - 멤버십 가입비
가치 잠식(-) : 가치를 창출하지도,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지도 않는 활동(대기 시간, 이동 거리 등)
홈 화면 둘러보기 - 개편된 UI/UX 적응
작가의 채널 둘러보기 - 프로필 문구 잘림 현상
작가 상세 정보 확인 - 소개 탭 찾아서 선택하기
그러나 프로필 문구 잘림 현상과 소개 탭 찾아서 선택하기에만 개선 우선순위를 매긴 이유는 나머지 항목들의 경우 포스타입 공식 블로그나 기사 등을 통해 포스타입 측에서 개선 중이거나, 개선할 의향이 없음을 밝힌 기능이기 때문에 제외했다.
포스타입은 자신들의 비전이나 미션과 얼라인, 즉 방향 정렬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크고 작은 기능을 더하고 빼왔다. 따라서 내가 지금 이 포스팅에서 제안할 수 있는 개선안은 저 두 개까지라고 생각하여 1위와 2위만 순위를 매기게 됐다.
먼저 프로필 문구 잘림 현상의 경우, 창작자가 직접 작성한 프로필 문구와 한 데 묶여서 노출되는 말줄임표(…) 대신, 텍스트 강조 효과를 적용한 '더보기'로 표현하면 좋겠다. 이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소개 탭으로 넘어가게 한다면 독자가 '더 자세한 소개를 보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지?'라는 고민을 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개선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네... 죄송하지만... 최선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과제 안내에 따르면 기깔나는 개선안을 제안하는 것보다는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과정 중 페르소나, 저니 맵, CVC를 만들어보는 데 방점을 찍었기에... 이것이 나의 최선이 될 수밖에 없다. (죄송합니다...) 대신, 이후 위클리 과제에서 정말이지 제대로 포스타입의 개선안을 도출해볼 것을 약속 드립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거든요...? ㅠㅠ
소감을 정리하자면,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던 프로덕트지만 페르소나에 몰입하여 유입부터 이탈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기록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배운 점이 아주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배움은 역시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프로덕트가 아닌 고객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해보는 게 PM의 자세이자 역량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사소하다 못해 미세한 개선안이어서 포스팅을 마무리지으면서도 민망스러웠지만,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쓸 수 있는 일명 '마이크로 PM'이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작성해보았다. 오늘도 고생스러운 한 주였다. 설날에는 포스타입 웹툰과 함께 (위클리 과제 하고 남는 시간에) 실컷 쉬어야지. 안녕.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