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10가지 UX 심리학 법칙
커리어 홈페이지를
노션에서 서핏으로
갈아탄 이유
매일 성장하는 사람들의 커리어 지식 플랫폼, 서핏은 Web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독특하게 크롬, 사파리 등 브라우저 확장 플러그인을 제공하는데, 플러그인을 다운받으면 브라우저를 켤 때마다 새 탭으로 추천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다.
나는 23일 전 서핏Surfit에 가입한 따끈따끈한 신규 유저이다.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에서 동기분들이 과제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라면서 추천을 해줬는데, 여태까지 만족스럽게 이용하고 있다.
첫 방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역시 홈 피드의 큐레이션 콘텐츠였다. 관심 카테고리를 설정해두면 ▲브런치, 깃허브 등 개인 블로그 ▲기업의 기술 블로그 ▲유튜브 등 약 1,000 종류의 채널에 흩어진 관련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준다. 카테고리는 개발/기획/디자인/마케팅/스타트업으로 나뉜다.
서핏은 디자인 지식을 큐레이션하고 업무 트렌드를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이너의 시작 페이지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커리어 성장에 대한 모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 확장을 위한 피봇팅을 진행했던 걸로 보인다.) 이에 직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추천 아티클과 커리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커리어 관리를 주요 기능으로 삼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서핏이 추천 아티클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줄로만 알았다. 왜 그랬냐면, 서핏이 커리어 관리를 출시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핏의 설명에 따르면 커리어 관리는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이력으로 만들고, 커리어의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한다.
* 위 링크에서 서핏 커리어 관리에 대한 설명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나 또한 위와 같은 알림을 받고 서핏의 커리어 관리를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안그래도 내가 지금 나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데 있어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서핏만의 솔루션을 통해 나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특히, 오늘의 학습 내용이었던 UX 심리학 측면에서 나의 니즈를 충족해주었다. 내가 갖고 있던 니즈는 '시간을 많이 쏟지 않고도 가독성 있는 커리어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어'였다.
서핏의 커리어 관리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전에, 내가 서핏으로 만든 커리어 홈페이지를 공개하려고 한다.
아직 미완성인 상태라 텅텅 비었지만...^-^ 시간이 남을 때마다 차근차근 업데이트하려고 한다. 이전에 만들어두었던 커리어 홈페이지에서 자료들을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지만, 서핏이 커리어 프로필에 푹 빠져버려서 갈아타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다.
참고로 내가 이전에 사용하던 커리어 홈페이지용 프로덕트는 노션, 그리고 노션 최적화 서비스 우피였다. 나는 우피로 만든 홈페이지로 수익을 창출한 적도 있을 정도로 우피의 열혈 고객이었다. 기존의 커리어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 면접 등에 합격하며 취업 준비에도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서핏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UX 심리학 법칙과 함께 설명해보려고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늘 수업 내용이자 읽기 자료였던 존 야블론스키의 저서, <Laws of UX(UX의 10가지 심리학)>을 참고할 것이다. UX 심리학 법칙과 해당하는 서핏의 UX를 연결하여 서핏 커리어 관리를 분석하고자 한다.
나는 예쁘고 개성있는 커리어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잡코리아, 자소설닷컴 등에서 제공하는 정형화된 이력서로는 나의 색깔을 충분히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 취향에 맞는 커리어 홈페이지를 위해서는 A to Z를 나 혼자 담당해야 한다.
다행히 노션과 우피를 통해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아 나만의 커리어 홈페이지를 만들 수는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의 황금 같은 시간을 해당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데 무척이나 소모했다. 취업 준비를 한창 진행하고 있기에 커리어 홈페이지에 새로 추가해야 할 사항이 주기적으로 발생했고, 그때마다 홈페이지의 배치, 내용 등을 갈아엎느라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 서핏으로 커리어 홈페이지를 만들 때, 프레임을 짜는 데만 하루를 다 쓰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웬 걸. 3분만에 끝났다. 홈페이지의 템플릿은 서핏이 제공하고, 나는 삽입될 내용만 작성하면 됐기 때문이다. (3분이 걸린 이유는 예쁜 디자인들 사이에서 더 예쁜 디자인을 고민하느라...)
노션과 우피의 도움을 받은 나의 홈페이지는 반 년 가량의 시간을 들여 생성·관리했지만, 서핏에서 3분만에 만든 홈페이지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서핏의 전문 개발자·디자이너분들이 만든 시스템이다 보니 나 같은 PM 꿈나무의 결과물보다 퀄리티가 좋았고, 무엇보다 작업 완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에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서핏 커리어 관리에는 커리어 피드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다른 커리어 플랫폼에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던 기능이지만, UX 심리학 법칙 중 제이콥의 법칙에 해당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즉, 사용자가 별다른 장벽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기능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이 커리어 피드는 커리어 관련 서비스가 아닌,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커리어 피드는 사용자에게 이미지 기반의 커리어 경험을 제공한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로 풀어내기 애매한 사소한 업무들을 이미지와 짧은 설명을 통해 커리어 홈페이지에 추가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업로드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나 또한 처음에는 처음 맞닥뜨리는 기능이었기에 '커리어 피드가 뭐지?'라고 궁금증을 가졌지만, 클릭 몇 번만 해보니 '아, 인스타그램 같은 거구나'라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가 서류 입력 과정이다. 나도 이미 여러 차례 커리어 플랫폼을 옮겨다니며 나의 이력을 입력해왔고, 그때마다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겪어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드디어 서핏에 정착하려고 마음을 먹긴 했는데, 어쨌거나 내 정보를 처음부터 다시 입력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서핏의 경우 입력 필드의 가이드라인이 매우 확실했다. 플레이스 홀더 텍스트 Placeholder Text*도 항목별로 디테일했다. 가령 '기간'을 적어야 하는 필드라면 YYYY.MM으로, '내용'을 적어야 하는 필드라면 어떤 내용을 적으면 될지 가이드를 확실하게 제공한다. 이 덕분에 불필요한 선택지까지 고민할 필요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 입력 필드 내에 있는 짧은 텍스트. 요청하는 정보의 부가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문구를 적어둔다.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면 사라진다.
서핏은 위 링크의 다크 테마 및 라이트 테마 제작기를 통해 서핏의 디자인 과정을 밝혔다. 위와 같은 '테마 변경'처럼 부담이 큰 작업일수록 서핏이라는 서비스의 미션과 비전, 정체성, 그리고 서핏에서 사용자들이 느끼는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목적과 방향을 정하는 듯하다. 해당 포스팅에서 밝힌 서핏의 사용자 경험은 다음과 같다.
카테고리 선택, 스크롤 — 콘텐츠를 브라우징 합니다.
제목, 본문, 이미지를 파악 — 콘텐츠를 읽습니다.
북마크 — 콘텐츠를 저장합니다.
히스토리 페이지 — 읽었던 콘텐츠를 다시 읽습니다.
필터링, 검색 — 원하는 콘텐츠에 도달합니다.
서핏은 이러한 사용자 경험들을 고려했을 때, 서핏에서 가장 중요시되어야 하는 부분을 ‘각 정보들의 우선순위 고려와 가독성’으로 판단하여 라이트 테마를 제작해나갔다. (이밖에도 더 나은 UI/UX를 위해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으쌰으쌰 힘을 합치는 서핏 팀의 고군분투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출시된 커리어 관리에서도 서핏만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도드라졌다. 나의 커리어 홈페이지를 위와 같이 다양한 템플릿으로, 목적과 기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현재 10종류의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핏의 안내에 따르면 템플릿은 앞으로 계속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한 심미성 뿐만 아니라, '커리어'라는 홈페이지의 특성에 부합하는 디자인이기에 새로운 템플릿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을 갖고 체험해볼 것 같다.
테슬러의 법칙은 모든 프로세스에는 설계할 수 없는 복잡성의 핵심이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아무리 사용자들이 '복잡해요', '간단하게 해줘요'라는 목소리를 내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수준의 복잡성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특히 개발자·디자이너 입장에서 생각하는 개선점의 마지노선이 있을 텐데, 이것을 인지하지 않고 개선안만 마구 기획한다면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게 왜 개발/디자인이 안 되는데요?"와 "이걸 왜 개발/디자인해야 되는데요?"의 대환장파티가 벌어질 것...)
커리어 플랫폼은 특히나 이 테슬러의 법칙과 무관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담고 있는 정보의 양이 상당하고, 텍스트 위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위와 같은 잡코리아의 복잡한 이력서 관리를 이용하면서 '복잡한 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나의 역량을 전부 텍스트로 적어서 표현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서핏의 경우, 내가 일일이 나의 역량, 경험, 능력을 키보드를 두드려 적을 필요가 없었다. 텍스트 입력이 필수적인 부분은 사용자가 항목을 직접 입력 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입력 필드 대신 선택지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라디오 버튼 Radio Button 등으로 대체했다. 잡코리아의 이력서와 서핏의 커리어 관리의 구조나 정보는 마찬가지로 복잡하지만, 서핏은 그 복잡성을 센스있게 가려주어 사용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었다.
마지막으로 서핏의 커리어 관리가 제공하는 UX가 피크엔드의 법칙에도 상응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나, 김은미를 페르소나 Persona로 상정하고 서핏의 커리어 관리 저니 맵 Journey Map을 간단히 분석해보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서핏 접속 → 커리어 정보 입력 → 커리어 프로필(=커리어 홈페이지)에 어떻게 구현됐는지 확인 → 다시 커리어 정보 입력 → 입력 완료 → 완성된 커리어 프로필 내보내기 → 커리어 프로필을 활용해 취업 준비하기
피크엔드 법칙은 사용자 여정(=저니 맵)의 가장 강렬한 지점과 마지막 순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법칙이다. 위와 같은 저니 맵을 살펴보면 서핏의 커리어 관리의 '마지막 순간'은 완성된 커리어 프로필 내보내기가 된다. 거기에 더 나아가, 사용자가 서비스에서 이탈한 이후의 경험까지 보자면 서핏의 커리어 프로필을 활용해 취업 준비하기까지 포함된다.
아직 열심히 작성 중이지만, 내가 서핏의 커리어 프로필을 다 작성하여 커리어 홈페이지를 완성했다고 가정해보자.
최하단의 내 커리어 프로필을 선택하면 위와 같은 커리어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서핏에서 정한 공식 명칭은 '커리어 프로필'이지만, 커리어 프로필을 홈페이지 형태로 제공해주기에 편의상 '커리어 홈페이지'로 명명했다.) 심지어 도메인이 공짜로 제공된다(...).
나는 그동안 어찌하여 우피를 한 달에 5,900원이나 지불하고 사용해왔는가...
물론 우피는 여러 방면에서 매우 유용한 프로덕트이다. (특히 기업의 채용 공고를 우피로 많이 제작한다.) 그러나 나의 니즈를 다시 끌어오자면, '시간을 많이 쏟지 않고도 가독성 있는 커리어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어'이기에, 이 니즈를 충족하면 우피가 제공하는 기능들이 아무리 유용하다고 해도 딱히 필요가 없었다.
* 노션 최적화 서비스 우피의 가격과 기능에 대한 안내는 위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서핏의 커리어 관리에 매우 만족하는 나지만, 이번 포스팅을 쓰면서 발견한 이슈가 하나 있었다. 바로 피크엔드의 법칙을 작성하면서 발견한 에러 페이지였다.
현재 서핏의 커리어 프로필의 내보내기는 pdf 이력서(=pdf)와 내 커리어 프로필(=url) 두 가지 방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pdf 이력서를 선택했을 때 위와 같은 에러 페이지가 떴다. 혹시 내 접속 환경에 문제가 있나 싶어 새로고침도 하고 새 창도 켜봤지만 문제를 고칠 수 없었다. 에러가 난 이유가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pdf로 어떻게 내보내지는지도 분석하고 싶었기에 매우 아쉬웠다.
게다가 에러 페이지에서의 UI/UX가 약간... 실망스러웠다...ㅠ_ㅠ 버그나 오류라는 게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의도해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위 사진처럼 센스있게 오류 페이지를 구성하여 사용자의 UX를 크게 해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 점을 고친다면 더더욱 만족스럽게 이용할 것 같다!
+ 2022. 02. 11.
참고로, 최근에 저의 브런치 통계 수치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기에(...) 무슨 변고가 일어난 건가 싶어 유입 경로를 확인하니, 저의 포스팅 두 편이 서핏에 업로드되었더라고요. 너무너무 기쁩니다!
++ 2022. 02. 14.
브런치 포스팅 작성 후, 제가 발견한 에러에 대해 서핏 팀에 서비스 피드백을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답신을 받았고, 오늘 확인해보니 '뚝딱뚝딱 고치는 중...'이라는 귀여운(!)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솔직히 오류 페이지까지 센스 있게 만드는 건 여유 있는 대기업에서나 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작성한 포스팅이었는데, 이렇게 곧바로 개선 사항이 반영되다니...^-^ 너무 뿌듯하고 재밌었습니다. (서핏 팀에게 메일을 작성하게 된 배경과 과정에 대해서는 3, 4주차 회고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