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0기] AARRR 분석
생리 용품 정기구독 서비스가
여성 헬스케어 플랫폼이 된 까닭
헤이문은 월경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여성 헬스케어 서비스이다. 월경을 중심으로 여성 건강에 관한 질문을 적절한 시점에 건네고, 사용자가 대답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나는 헤이문을 얼마 전 다운받은 신규 사용자이다. 부트캠프에서 헬스케어 앱을 조사하는 분들이 계셔서 몇 개를 다운받아 비교하던 중, 사용해본 것 중 가장 만족스러운 앱이었기에 헤이문에 정착하게 됐다. 나는 월경 주기를 더 꼼꼼히 기록하고, 현재 상태에 따른 건강 정보를 추천받을 목적으로 헤이문을 쓰기 시작했다.
헤이문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단순하게 활용하지 않는다. 위 사진과 같은 사용자의 건강 정보 수집 질문이 하나의 예시이다. "월경통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예/아니오로 단순화하는 대신, 사용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좀 더 꼼꼼히 체크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실제 헤이문의 사용자들은 "월경에 대한 태도의 차이와 깊이가 느껴진다"고 느낀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헤이문은 월경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사용자별 맞춤 질문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자신의 월경 데이터를 모아볼 수 있는 모니터를 구성한다. 위와 같은 각각의 기능들의 작동 방식 또한 흥미로운데, 단순히 평균값을 내어 생리 주기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몸에 일어난 변화들을 반영하여 예측의 정밀도를 높인다. 헤이문이 블로깅(참고)을 통해 밝힌 월경 주기예측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단순한 산술 평균으로는 복잡한 월경주기를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헤이문의 월경 예측 알고리즘은 다양한 케이스를 고려하며 설계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동안 35만개가 넘는 월경주기 데이터가 쌓였고, 피임약 복용에 따른 변화도 반영되기 시작했어요.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헤이문 안드로이드!> 中
이러한 노력들로 인하여 서비스 내 기능들 사이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그에 따른 사용자 만족도가 상승하는 듯하다.
다른 월경관리 앱들과 비교했을 때, 헤이문만의 강점은 헤이문이 비전을 크게 그리고 있다는 게 아닌가 싶다. 기사(참고)에 따르면 헤이문을 개발한 해피문데이는 월경 관리를 출발선으로 종합적인 여성 건강 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헤이문 이혜인 PM은 "사용자가 스스로 뭘 챙겨야 할지를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나를 챙겨주고, 스스로한테 엄격해지지 않아도 되게끔 도와주는 앱이 되고자 한다"고 헤이문의 거시적인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헤이문이 여성으로서의 삶이 좀 더 편안하고 편리해질 방법들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탄생한 서비스인 만큼, 헤이문 출시 이전의 해피문데이는 2017년, 유기농 생리 용품 정기구독 서비스로 출발했다.
해피문데이는 당시 심각한 이슈였던 생리대 독성물질 파동 이후 주목받은 몇 안 되는 유기농 생리대 업체 중 하나였다. 당시 온라인 상에서 바이럴이 크게 형성되어 주문량이 급증했고, 이후 패키징, 구성, 구독 모델 등에 변화를 주며 완성도 높은 생리 용품 정기구독 서비스를 구축해나가는 중이다.
2020년에는 헤이문을 런칭하면서 정기구독 서비스를 넘어, 앱 기반의 I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헤이문은 2021년 6월, 출시 8개월 만에 다운로드 20만 건을 돌파했다. 2021년 3월에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후 3달여 만에 2배 성과를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출시 4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건강 및 피트니스 부문 1위를 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생리 용품 구독 모델이 거의 유일한 수익 모델이지만, 이후 헤이문에서 개발할 수익 모델을 예측해보자면 추후에는 헤이문에서 제공하는 여성 건강 관련 콘텐츠를 통한 구독 모델이 유력할 것 같다. 일례로 현재 성지식 콘텐츠 앱 자기만의 방에서는 위 사진과 같은 프리미엄 클럽(월 4,900원)으로 양질의 성지식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제는 헤이문의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사용자가 '전환'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살필 것이다. 여기서의 전환이란 고객이 마케팅에 반응하여 마케터가 의도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마케팅의 목적이 되는 모든 고객의 행동들을 전환 행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여태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헤이문이 추적하고 개선해야 할 대표적인 전환은 '월경구독 서비스 이용'이 될 것이다. 이런 가정을 토대로 사용자가 헤이문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는지 분석해봤다.
CPA(Cost Per Action), CAC(Cost of Customer Acquisition, 고객 획득비용/고객을 한 명 데리고 오는데 얼마가 드는가), 신규 방문자 수, 신규 방문자 유입 경로
2017년, 그러니까 아직 헤이문이 출시되기 이전, 해피문데이의 정기구독 서비스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입소문 효과로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현재 헤이문 가입자의 85%를 차지하는 1020 여성들의 대표 SNS, 트위터에서 '생리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2021년 3월에는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며 위 사진과 같은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헤이문 측 역시 수집 단계(Acquisition)에서 트위터라는 채널을 유의미하게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객 수집 단계에서 트위터 내 고객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웹사이트 트래픽, 체류 시간, 페이지뷰, 회원 가입율, 이벤트 참여율
사실 나도 이전에 월경을 기록하던 앱이 따로 있었다. 아이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건강 앱이었다. 헤이문을 새롭게 사용하려면 약 1년 동안 기록했던 나의 월경 기록을 전부 옮겨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헤이문은 활동 단계(Activation)에서 고객의 이탈이 발생하기 쉬운 과정인 데이터 이사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꾸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헤이문 이혜인 PM은 위와 같은 인터뷰를 통해 헤이문이 어떻게 데이터 이사 과정에서 고객이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는지 밝혔다. 실제로 나도 앱을 직접 사용해보니 역대급으로 만족스러운 데이터 이사 경험을 선사받았다(!). 이를 위해 나의 헤이문 온보딩 과정을 살짝 공개하려고 한다.
헤이문은 활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하여 판에 박히고 딱딱한 질문 대신, '진짜 생리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온보딩(Onboarding)의 화면과 내용을 세심하게 구성했다. 이때 토스의 UX 라이터분들의 인터뷰 영상(참고)에서 봤었던 '인간화된 글쓰기'에 기반한 UX 라이팅(Ux Writing)도 한몫 단단히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상단의 세 번째 이미지에서 나의 소중한 정보를 오로지 나의 건강을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져서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음원 스트리밍, 헬스케어, 금융 등 해당 서비스에 쌓인 사용자의 데이터에 따라 앱의 유용성이 크게 좌우되는 프로덕트들을 수차례 이용해봤지만, 이처럼 이전 서비스로부터의 이탈과 새로운 서비스로의 유입이 매끄러웠던 서비스 경험은 감히 단정하건대 처음이었다.
전자상거래(E-Commerce) - 구매율, 구매 빈도 등
일반적인 App : 사용 빈도 및 주기, 체류 시간 등
SaaS(Software as a Services) : 구독률, 구독 기간, 사용 빈도 및 주기 등
어떤 사용자들은 온보딩을 거쳤음에도 헤이문을 다시 열어보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객의 이탈이 발생했다'라고 표현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은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이다. 사실 푸시 알림은 조금 흔한 해결책이기는 하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푸시 알림을 받지 않겠다고 설정했거나, 알림을 무시해버리면 이탈률을 해소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몰입 학습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이탈률이 많은 구간에서 고객의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PM의 역할이자 역량이다. 또한, 특히 유지(Retention) 단계의 고객들은 이미 유입 후 3번째 퍼널까지 왔던 유저이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이들이 재방문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헤이문의 푸시 알림은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월경은 주기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헤이문의 알림 설정은 위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알림 기능이다. 여타 서비스들의 푸시 알림이 기업의 비즈니스를 위한 알림이라면, 헤이문의 푸시 알림은 사용자의 유용함을 위한 알림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푸시 알림을 허용하고, 주기적으로 앱에 들어와보게 되는 것 아닐까?
구매 전환율, 매출, 주문 별 객단가
헤이문은 정기구독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따라서 헤이문은 고객들이 유기농 생리 용품 정기구독을 쉽게 시작하고, 또 유지할 수 있도록 매출(Revenue) 단계에서 크게 두 가지 측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헤이문의 매출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유기농 생리 용품 정기구독이다. 따라서 좌측 사진처럼 생리 용품 정기구독을 헤이문 앱 내에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여 기존 사업과의 유기성을 높였다. 또한, 우측 사진을 보면 헤이문의 하단 내비게이션 바의 중앙에 '월경구독'이 위치해있다. 뿐만 아니라 '월경구독' 탭을 스크롤하면 [5,900원으로 시작하기] CTA 버튼을 띄워 사용자의 구독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그만큼 헤이문에게 있어 중요한 수익 모델이라는 뜻이겠다.
2017년 생리대 독성물질 파동 이후 '안전한 생리대'에 대한 니즈가 크게 증가했다. 해피문데이 역시 그러한 고객의 니즈를 캐치한 유기농 생리 용품 정기구독으로 성장하여 헤이문이라는 앱까지 론칭한 기업이므로,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소비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해피문데이는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제품을 테스트하고, 이 소식을 공식 채널을 통해 알리며 고객들의 구독 해지를 방지하고 있다.
좋아요, 댓글, 공유 수, NPS, 바이럴 지표
마지막으로 헤이문이 추천(Referral) 단계에서 사용자들의 자발적 바이럴을 유도하는 방식을 살펴보려고 한다.
헤이문의 월경주기 공유는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나의 월경주기를 나의 월경 정보를 함께 알고 있으면 좋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많은 서비스들이 바이럴 형성을 위해 시도하는 추천인 이벤트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 헤이문이라는 서비스만의 특징, 즉 '월경'을 더하였다. 헤이문은 이처럼 월경주기 공유라는 기능을 통해 알림톡을 받은 잠재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헤이문이라는 앱에 대해 알게 되고, 또 이후에 자발적으로 헤이문을 추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듯 서비스를 애정하는 사용자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어 다른 유저를 끌어오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그로스 해커에게 있어서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고객의 소리(VOC)와 맨 처음 수집 단계에서도 드러나듯, 헤이문에 대한 사용자들의 정성적인 애정도는 여타 서비스들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전에 포스타입에서 게시한 포스팅(참고)에서 공부한 사용자들의 정량적인 애정도를 파악하는 지표인 사용자 애착도(Stickiness)를 직접 측정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