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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미 Feb 17. 2022

나만의 닥터로 살펴본 그로스 해킹

[코드스테이츠 PMB 10기] 그로스 해킹이 적용된 마케팅 전략


과연
건강지원금 5000원으로
활성화 해킹에 성공할 수 있을까?






1.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그로스 해커는 해커가 아니다


그로스 해커를 해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딨냐구요? 네. 여기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IT 직무를 파고들기 전, 어디선가 '그로스 해커'라는 단어를 주워들은 나는 막연히 '해커의 일종인가?'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그러나 그로스 해커는 해커가 아니다.


그로스 해커 Growth Hacker라는 단어를 직역하면 '성장을 이룩하는 해커'라는 의미가 된다. 이를 적절하게 의역하면 '기술에 뛰어난, 브랜드의 성장을 도모하는 사람'이 되겠다. 이때, 그로스 해킹이란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더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해 저비용으로 최고의 광고 효용을 추구하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로스 해킹이 꼭 마케팅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은 아니며, 그로스 해커 또한 마케터로 일축되는 직무는 아니다.


그로스 해킹은 어떤 문제를 발견해 그 포인트를 시작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모든 것에 접목할 수 있는 개념이다. 실제로 그로스 해커는 퍼포먼스 마케터보다도 PM, PO와 유사한 지점이 더 많은 직무이다.


PM이 그로스 해커나 데이터 애널리스트 수준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보유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PM에게도 그로스 해킹 역량은 필요하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쌓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PM의 역할이고, 그로스 해킹의 프로세스가 이와 절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생성하는 역량, 데이터 속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 이해하는 역량, 해석된 결과를 업무에 적용하고 데이터로 소통하는 역량 (출처: 모비인사이드)




그로스 해킹의 포인트


그러나 그로스 해킹이라는 개념은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다. 결국 그로스 해킹이란 ‘서비스 및 제품의 성장을 위해 (주로 개발 측면에서) 무엇이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로스 해킹을 시도하려 할 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좋을지에 대한 단 하나의 왕도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그로스 해킹의 다양한 기법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프로세스는 존재한다.


가설 수립 → 제품 개선 → 가설 검증


이를 조금 더 풀어서 써보면 다음과 같다.


고객 데이터 → 기회 발견 → 개발 및 피드백 반복 → 수정


결국 모든 그로스 해킹에는 데이터 분석가와 퍼포먼스 마케터가 제품에 유입된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고 데이터로 남기면,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설정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2. 만성질환자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오늘은 그로스 해킹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나만의 닥터라는 서비스를 분석하려고 한다. 나만의 닥터는 2021년 12월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규 앱 서비스이다. 나만의 닥터는 '원격진료와 약 배송을 한 번에, 대한민국 No.1 비대면진료.'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앞세운 비대면 진료 플랫폼으로, 진료 및 처방/약 배송/건강관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이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출처=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6071


그러나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한시적으로 허용된 서비스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합법적으로 완전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제공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비즈니스가 언제 축소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라는 뜻이다(참고).



뿐만 아니라 닥터나우, 굿닥, 똑닥 등 시장을 먼저 선점한 경쟁사 또한 적지 않으며, 아직까지 나만의 닥터는 이들 플랫폼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래서 이제 막 시장에 나타난 나만의 닥터는 빠르고 효과적인 포지셔닝을 시도해야 한다.




아픈데 배송비까지 받으면 서럽잖아요




그래서 나만의 닥터는 '약 배송'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앱스토어 리뷰에도 특히 약 배송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리뷰가 많다. 단순히 '약을 배송해준다'는 것뿐만 아니라, 나만의 닥터의 약 배송은 안심포장·무료배송이라는 장점 또한 갖고 있다.



거기에 진료받을 의사뿐만 아니라 약을 조제 받을 약국까지 선택하도록 환자의 선택권이 강조된 부분도 특징적이다. 진료 이후에는 건강관리 기능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재 나만의 닥터에서는 핸드폰 건강 앱과 연동하여 걸음수에 따라 앱 내 비대면 진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닥터 포인트를 지급한다.


관련 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참고), 나만의 닥터는 이처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 ▲정신질환 등 병원을 찾기 쉽지 않은 질환을 겪는 환자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병원 방문이 번거로운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맨날 먹는 약이라고 해서
맨날 병원에 갈 필요는 없으니까


거기에, 특이하게도 나만의 닥터는 '탈모약 성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탈모라는 질환의 특성상 장기간 반복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사회적 인식 때문에 질환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탈모인들이 많다. 그리고 탈모약의 가격이 병원별로,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여서 탈모인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약 값이 저렴한 '성지'의 정보를 공유하고는 한다.



그런데 위 사진처럼, 나만의 닥터는 탈모약 성지와 비슷한 가격으로 탈모약을 처방해준다. 그것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직접 탈모약 성지까지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의 탈모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여타 원격진료 서비스들과 달리, 진료받을 의사뿐만 아니라 약을 조제 받을 약국까지 선택하도록 환자의 선택권이 강조된 부분도 특징이다. 진료 이후에는 앱 내에 구현된 개인화된 건강 관리 기능들을 통해 환자의 건강 데이터 기록과 모니터링도 꾸준히 할 수 있다.

나만의닥터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는 물론, 정신질환 등 병원을 찾기 쉽지 않은 질환을 겪는 환자들,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병원 방문이 번거로운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나만의 닥터>의 그로스 해킹



활성화 해킹하기


경쟁사들과 나만의 닥터의 앱스토어 리뷰 수의 차이


나만의 닥터는 현재 초기 단계의 서비스로, Play 스토어 다운로드 수(1천 건 이상)를 살펴보면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듯하다. 이제부터는 유치한 신규고객을 활성화 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쟁사들에 비해 다운로드 수가 매우 적은 편이므로 유입 전략 또한 동시에, 그리고 꾸준히 시도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로스 해킹의 기법 중 활성화 해킹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ACQUISITION 다음에는 ACTIVATION을 시도할 차례이다


출처=<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265 쪽


활성화 해킹이란, 유입 전략을 통해 잠재고객을 모아둔 이후 이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이용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실제로 웹사이트 트래픽의 98%가 활성 고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모바일 앱이 3일 이내에 사용자의 80%를 잃는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그러나 헬스케어 서비스라는 특성상 '여러분! 병에 걸리세요!'라고 종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사람들이 진료와 처방을 많이 받을수록 나만의 닥터의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것은 맞지만, 고객들의 좋은 서비스 경험(UX)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나만의 닥터는 건강지원금이라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재 나만의 닥터에서는 신규 고객에게 건강 지원금 5000원을 지급하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사람들이 건강이 안 좋으라고 기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건강 지원금'으로 긍정적인 네이밍을 시도하여 나중에 약 처방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일종의 사용자 보상이나 게이미피케이션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나 또한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나만의 닥터에 유입된 유저인데, 아직까지 진료나 처방을 볼 일이 없어서 비활성화 고객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건강 지원금을 받게 되었고, 공짜 돈 5000원이 생긴 셈이니 나중에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필요할 때 나만의 닥터를 기억해내고 사용할 것 같다.




나만의 닥터는 그로스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닥터나우 이벤트 페이지


그러나 나만의 닥터가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은 이 이외에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쟁사인 닥터나우의 경우, 위 사진과 같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만의 닥터가 닥터나우와 같은 마케팅 전략들을 지금 당장 시도하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일 테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의 닥터는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이에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출처=콘텐타 지식팀, <그로스 해킹 실행 전략 4가지>


그로스 해킹 전략 중 활성화 해킹하기에서는 사용자가 제품에 느끼는 욕구를 강하게 하는 것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저항 요인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욕구 – 저항 = 전환율. 이 공식이 곧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그로스 해킹의 포인트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욕구를 강화하고 저항을 감소하는 전략으로는 가입 절차의 단순화, 깔때기 뒤집기(가입전에 제품을 이용하는 즐거움을 먼저 경험하게 하기), 신규 사용자 가입시 미니 설문, 게임화(사용자 보상), 촉발제(이메일 공지, 푸쉬 알림등) 사용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 위 설명은 콘텐타 지식팀, <그로스 해킹 실행 전략 4가지>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참고)을 참고해주세요.


또한, 서비스 초기에 활성화를 일으켜야 하는 나만의 닥터와 같은 서비스들의 경우, 정성적인 인터뷰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데이터에너무 치중하기 보다는,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의 보통 사람들에게 FGI(Focused Group Interview)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왜 <나만의 닥터>여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만의 닥터는 우선적으로 확실한 포지셔닝에 성공해야 하므로, 나만의 닥터만의 장점인 '약 배송'을 주제로 인터뷰를 수행하면 효과적일 듯하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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