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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미 Feb 28. 2022

덕력을 양분삼아 확장하는 리디북스

[코드스테이츠 PMB 10기] 린 분석 Lean Analytics


리디와 왓챠의 심상치 않은 행보,
콘텐츠의 경계는 허물어지는 중






1. 리디RIDI의 현주소



리디는 2008년 전자 도서 플랫폼 업체로 출발하였으나, 최근에는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 등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사업 초기에는 전자책 다운로드와 단말기(리디페이퍼)의 매출이 핵심이었지만 최근 시도하는 콘텐츠 관련 신사업들로 인해 기업가치가 급성장하고 있다.



리디는 내부에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유통하는 자회사들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콘텐츠 제공업체(CP)로서 역할을 하는 오렌지디가 있다. 오렌지디는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 기업으로서, 리디와 함께 하는 'IP 콘텐츠 허브'를 표방한다. 리디 내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 해외수출, OSMU사업을 담당한다.




린 분석 Lean Analytics



오늘은 데이터 분석 기법 중 린 분석을 공부했다. 린 분석은 앨리스테어 크롤 , 벤저민 요스코비츠의 저서 <린 분석>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전문가를 위한 데이터 기반 제품 분석 가이드와 다양한 케이스 및 원칙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린 분석이란 결국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 '제품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이다. 린 분석을 활용하면 제품의 개발 단계, 규모, 제품의 종류, 시장의 특성 등 다양한 것들을 고려하여 올바른 제품 분석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수익을 내는 방식(비즈니스 모델)별로 확인해야 하는 주요 지표가 다르다"는 점만 기억하면 린 분석을 쉽게 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품의 성장 단계'와 '서비스 유형별'에 맞는 제품 분석 방법론을 살펴볼 것이다.




성장 단계 Lean Analytics Stage


(좌) 출처=리디 / (우) 출처=서울경제


리디는 최근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지난 1월 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리디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1800억원 이상을 상장 전 투자(프리IPO)에 투입하고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한다.


리디의 가장 큰 자산은 충성도 높은 다수의 가입자들이다. 리디는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규사업 진행, 그리고 그것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의 실적만 살펴보더라도 2019년에는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과 합병했고, 2020년 11월에는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출시했다. 


사업 단계별 린 분석 방법


린 분석에 따르면 리디는 위 성장 단계에서 확장 단계 Scale에 해당한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드 스테이지 > 얼리 스테이지 > 시리즈 라운드의 단계를 이미 거쳤기 때문이다. 프리 IPO 라운드 이후 기업의 경우 규모 확장과 함께 수익성 증대에 집중하고 리스크를 낮춰 투자자의 기대 가치를 극대화 하는데 집중하는 과제만이 남았다.


리디와 같은 확장 단계의 기업에게는 틈새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간극’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리디는 리디가 속한 생태계, 즉 콘텐츠 시장의 신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확장 단계의 기업이 더 큰 확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효율성 차별성 중 하나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 2022. 03. 02.


페어님의 피드백에 따라 위 문장의 '효율성'과 '차별성'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이때의 효율성과 차별성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이해했다. 팀은 당연히 효율성과 차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하지만, 기업이 확장하는 과정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할 순간이 온다고 생각한다.


너무 나이브한 예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박리다매vs후리다매의 측면으로 이해하고 포스팅을 작성했다. (애플vs삼성의 비즈니스 전략이 각각 다른 것처럼.) 사실 PM보다는 경영팀의 입장에서 쓰인 문장인 것 같긴 하지만(...).


그리고 리디의 경우, 앞으로의 확장 과정에서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효율성 쪽일 것 같다. 콘텐츠 플랫폼의 특성상 고객에게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많은 콘텐츠들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하기에 ‘리디’라는 기업만의 차별성을 앞세우기보다는 그쪽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처럼 ‘다른 콘텐츠 플랫폼이 아닌 리디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만들어주는 차별성 관점의 전략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서비스 유형 Hook Model


리디를 비롯한 국내 전자책 플랫폼


전자책 플랫폼으로 출발한 리디의 근간이 되는 수익 모델은 전자 상거래이다. 일반 도서의 안정적 매출을 기반으로 판타지, 로맨스, BL 등의 웹소설, 웹툰 부문이 높은 매출을 견인한다. 그 외 전자책 구독 서비스 리디셀렉트, 전자책 단말기 리디페이퍼,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 심층기사 미디어 아웃스탠딩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한다.


리디의 가장 큰 약점은 높은 콘텐츠 사용 비용이다. 현재 80%에 달하는 높은 콘텐츠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리디는 원천 콘텐츠 IP 소싱에 적극 투자 중이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콘텐츠 소싱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린 분석에 따르면 전자 상거래 기업은 자신의 사업이 고객 충성도 유형인지 신규 고객 확보 유형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전체 마케팅 전략과 많은 기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리디는 충성도 높은 다수의 가입자들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고객 충성도 유형의 사업에 해당한다. 이때 전환율, 재구매율, 구매액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표는 지 세 지표를 종합한 고객당 매출이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 고도화도 필수적이다.






3. 2022년, 리디의 사업 전략



2018년 리디셀렉트라는 구독형 수익 모델을 창출한 이후, 리디의 콘텐츠 사업은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작년인 2021년의 행보만 살펴보더라도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쉘터를 전략적 투자하여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고, 제 2회 리디북스 웹툰 공모전을 개최하며 신인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리디의 이러한 성장은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리디는 지금 현재도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콘텐츠 사업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일례로 리디, 네이버,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시장 진출을 들 수 있다. 2020년, 리디는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출시했다. 이후 2021년, 네이버가 북미 웹툰 플랫폼 태피툰과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고, 뒤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했다. 




무한 확장의 비결, 네트워크 효과


이러한 상황에서 확장 단계의 전자 상거래 기업인 리디가 경쟁에서의 방어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구글링을 하던 중, 디스콰이엇의 포스팅 <스타트업이 반드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고민해야 되는 이유>(참고)를 읽게 됐다.



네트워크 효과는 IT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할 때 방어력을 기를 수 있는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네트워크에 속해있는 기존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가 전달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지털 세계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


출처=https://vickeyshashoo.wordpress.com/2019/04/27/network-effects-in-marketplaces-part-1/


네트워크 효과의 하위 분류 다섯 가지 중 리디는 양면 네트워크 Two-sided network에 해당한다. "웹툰, 웹소설, 전자책, 애니메이션 등 리디의 콘텐츠는 서로 연결되고 확장하며, 리디의 성장을 견인합니다." 리디 홈페이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리디의 방향성이다. 리디는 이와 같은 비전에 걸맞게 리디의 고객에게 유기적인 종합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 역시 양면 네트워크의 예시 중 하나이다. 넷플릭스는 영화가 많아질수록 사용자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가 전달되는 양면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고 있다. 결국 양면 네트워크란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고객의 가치가 증가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리디와 왓챠의 평행우주



콘텐츠 추천 서비스 기반의 국내 OTT 서비스 왓챠 역시 리디와 매우 유사한 행보를 보인다. 왓챠는 2022년 2월 22일, 따끈따끈한 발표를 하나 내놓았다. 하나의 구독 모델 안에 영상과 웹툰, 음악을 함께 서비스하는 왓챠 2.0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한 플랫폼만을 이용하고서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만나게 되는 것은 머지 않은 미래로 보인다. 기업은 잘 만들어 놓은 플랫폼에서 굳이 하나의 콘텐츠만을 서비스할 이유가 없는 것이고, 고객은 (UX만 깔끔하다면)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여러 혜택을 누리길 원할 것이다.


결론을 짓자면, 리디의 가장 큰 자산인 충성도 높은 다수의 가입자들을 오래 묶어 놓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콘텐츠의 조합이 필요하다. 리디는 이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편을 착실하게 수행 중이지만, 이와 같은 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트레킹하고 지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출처=https://ridicorp.com/story/data-driven-planning/


이때의 지표로는 리디에서 2018년 <데이터 기반 기획하기>(참고)라는 포스팅을 통해 직접 발표한 지표인 판매액 구매전환율이 유효할 듯하다. 그때에 비해 리디의 규모는 매우 커졌지만, 콘텐츠 기반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의 근본(?)이나 다름 없는 지표인 만큼 아직도 유효할 거라 생각된다. 유익했던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분석, 린 분석 끝!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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