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북클럽] PC와 모바일의 사용성 차이
요즘은 원티드+의 커리어 콘텐츠인 <성공적인 프로덕트의 비밀 : Wanted Con>로 PM/PO/서비스 기획 공부를 하고 있다. 지그재그, 뱅크샐러드, 신상마켓, 페이팔, 네이버웹툰과 같은 유명 서비스들의 이야기를 각 서비스의 PM/PO/서비스 기획 담당자로부터 들을 수 있다.
VOD는 총 일곱 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서비스의 분야들이 다양한 만큼 각기 지니고 있는 고민도 다 달랐다. 그중 나는 인턴 생활을 할 당시 라인 서비스 플래너 옥지혜님의 <지금 프로덕트 매니저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딜리셔스 CPO 장홍석님의 <B2B의 제품 전략은 B2C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 동대문 패션 시장을 중심으로>를 공부했다.
어제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웹툰 플랫폼 실장 박지은님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도전기 : LINE WEBTOON의 Product 대응 전략 및 프로세스를 중심으로>를 보았다. 이것으로 총 세 편의 콘텐츠를 감상한 셈인데, 세 편 모두 매우 유익하고 만족스러웠다. <성공적인 프로덕트의 비밀 : Wanted Con>은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바로 본론으로 침투하여 강의 주제를 설파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소위 '탑을 찍은' 서비스만의 노하우와 비전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은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의 챕터 10, 11, 12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도전기 : LINE WEBTOON의 Product 대응 전략 및 프로세스를 중심으로>에서 학습한 내용을 병기하려고 한다. 강의와 독서에서의 학습 경험을 합쳤을 때 제대로 된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서비스들(네이버웹툰, 라인웹툰, 라인망가, 동만)은 일간 접속자 수 3200만, 월간 페이지뷰 105억, 누적 다운로드 1.5억, 하루 사용 시간 27분이라는 지표를 기록하며 전 세계 100개국 만화 앱 수익 1위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만화 시장이 비교적 성숙한 한국의 네이버웹툰과 일본의 라인망가의 경우에는 연령대 분포가 젊은층부터 40대 이상까지 다양하다. 반면, 라인웹툰은 24세 이하인 Gen-Z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게 특히 각광받고 있다.
라인웹툰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거의 전체 지역을 커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의 원빌드 플랫폼*이다. 영어, 태국어, 대만어,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라인웹툰은 이렇게 총 여섯 가지 언어에 대응하며 이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주 타겟으로 삼고 있다. (2021년 4월 기준 독일어도 서비스하고 있다.)
* 서비스가 한 가지 버전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 현지화에 따른 시간과 자원의 소모를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선택이다.
라인웹툰은 문화, 가치관, 생활 양식, 취향 등이 천차만별인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그런 만큼 Cutural Difference, 즉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라인웹툰은 웹툰을 감상하기 위한 콘텐츠 서비스이므로,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두 측면에서 빚어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분석을 위해 처음 라인웹툰에 방문했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사용자를 위한 네이버웹툰의 웹과 라인웹툰의 웹의 퀄리티가 현격하게 차이 났기 때문이다(...).
위 사진만 보아도 알겠지만, 라인웹툰의 메인 홈은 상단 네비게이션, 배너, 카드 등 모든 영역이 최신 UI/UX 트렌드에 맞게 잘 유지보수 되어 있다. hover를 하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보여주는 인터랙션이나, 사용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서비스에 체류할 수 있도록 각각의 영역의 배치에서 고심하여 만든 티가 났다.
반면, 네이버웹툰의 메인 홈은 몇 년 째 똑같은 구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2016년 쯤에 자주 보던 웹의 형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기급상승 웹툰, 실시간 인기웹툰 등의 영역은 라인웹툰의 장르별 추천 시스템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며, 이와 같은 대부분의 영역이 시류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웹만 그런 거지 네이버웹툰의 앱은 꾸준한 업데이트로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잘 만든 라인웹툰의 웹이 질투 나는 건 사실이다(ㅋㅋ). 한국 유저도 예쁜 웹에서 웹툰 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을 담아서 라인웹툰의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을 비교하면서 각기 어떤 UX를 글로벌 사용자에게 제공하고자 했는지 파악해보려고 한다.
사용자들이 PC를 통해 라인웹툰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화면이다. 상단바는 좌측부터 ORIGINALS/GENRES/POPULAR/CANVAS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에는 현재 진행 중인 <CALL TO ACTION>이라는 웹툰 경연 이벤트를 강조하여 배치했다. 우측에는 Creators 101/Publish/Login/검색 버튼이 차례로 놓여 있다.
[ORIGINALS]에서는 현재 연재 중인 작품과 완결된 작품을 정렬하여 볼 수 있다. [GENRES]는 스릴러/로맨스/판타지 등의 장르를 기준으로 작품을 탐색할 수 있다. [POPULAR]에서는 말그대로 각 인기 있는 최신작이나 각 장르별 최고 인기작을 모아볼 수 있다. [CANVAS]는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와 비슷한 개념으로, 비공식 작가들의 작품이 올라온다.
서구권은 동아시아에 비해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도전기 : LINE WEBTOON의 Product 대응 전략 및 프로세스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그래서 미국, 유럽 등지의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탐색할 때 장르, 줄거리, 작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니즈와 유저 저니를 보인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동아시아는 타인이 매긴 랭킹, 좋아요, 별점 등 타인의 평가를 참고하는 양상을 띤다.
요일별 작품도 네이버웹툰의 웹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세로형으로 길쭉한 표 형태로 요일별 작품을 배치한다. 행에는 요일을 기입하고, 그 아래로 각각 작품의 표지를 세로로 길게 이어붙인 모습이다. 그래서 요일별 작품을 한눈에 탐색하기 어렵다. 스크롤을 끊임없이 내려야 하고, 각각 작품이 잘 구분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라인웹툰은 위와 같이 작품별 카드를 개성 있으면서도 통일감 있게 구성하여 가시성을 높였다. 카드 한 장에 작품 이미지, 좋아요 수, 장르명, 새 회차 업데이트 여부를 전부 포함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다시피 카드를 hover하면 작품에 대한 짤막한 정보를 읽어볼 수도 있다.
또, 작품 제목 하단으로 좋아요 수를 4.2M, 22.3M, 4.4M 등으로 표시하여 얼마나 인기 있는 작품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웹툰의 인기순/업데이트순/조회순/별점순과 같은 무의미한 정렬 기준보다 이와 같은 방식이 다른 사용자들의 관심도를 가시화할 수 있는 최신 방법인 듯하다.
중앙 영역은 새로운 작품, 장르별 인기 작품, 그리고 [POPULAR]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랭킹의 요약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또한 단순히 제목만 나열된 것이 아니다. [New to WEBTOON]과 [GENRES]는 요일별 작품과 마찬가지로 카드에 작품 정보를 담았고, 하단으로 이어지는 [New & Trending]과 [ORIGINALS by Genre]라는 제목의 랭킹은 정사각형 이미지와 함께 간략한 작품 정보를 제공한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화면 우측의 [인기급상승 웹툰]과 [실시간 인기웹툰] 영역에서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마저도 [인기급상승 웹툰]은 '작품명-회차명'으로 표기된 텍스트가 작품에 대한 정보의 전부이다. 이마저도 작품별로 회차명을 표기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고, 이것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밋밋한 동시에 지저분해 보인다.
[실시간 인기웹툰]에는 이미지가 삽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크기가 워낙 작아 어떤 작품인지 판단할 수 없다. 또, 순위를 나누는 기준이 연령대와 성별뿐이어서 제대로 된 유저 세그멘테이션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도 연령대와 성별보다는 이전에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 행동을 보였는지(ex. 어떤 장르를 많이 열람했는지, 어떤 작가를 선호하는지 등)가 이후의 작품 탐색에 관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
라인웹툰을 탐색하다가 발견한 흥미로운 점은 라인웹툰은 네이버웹툰에 비해 아마추어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노출한다는 것이다. 메인 홈 최하단에도 [WEBTOON CANVAS]를 위한 영역을 따로 구성하여 아마추어들의 작품을 열람하거나 직접 CANVAS에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하는 행동을 유도한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도전기 : LINE WEBTOON의 Product 대응 전략 및 프로세스를 중심으로>에서 박지은님의 설명에 따르면, 라인웹툰의 사용자는 국내에 비해 CANVAS와 같은 아마추어들의 작품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프로의 작품이건 아마추어의 작품이건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노출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라인웹툰의 [POPULAR] 페이지에서는 CANVAS 작품들 역시 ORIGINALS 작품들과 똑같은 층위를 갖는다.
라인웹툰의 작품 페이지는 위처럼 이루어져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작품별 좋아요 수이다. 특정 회차에 대한 다른 사용자들의 관심도를 파악하기 쉽다. 또한, 또한, 최하단에는 추천하는 다른 작품을 제시하여 끊김 없는 작품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네이버웹툰 역시 회차별 별점을 제공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관심도나 인기도를 파악하기 적합한 지표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매긴 별점의 평균만을 보여주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네이버웹툰 내 별점이라는 기능은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작품에 '테러'를 하는 용도 정도로 통용되어 실질적 평가라고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PC 버전에서는 개인적으로 아쉽게 사용하고 있던 네이버웹툰의 웹과 어쩔 수 없이 비교를 많이 하게 됐다(...). 이렇게 하나하나 짚다 보니 라인웹툰에는 있는데 네이버웹툰에는 없는 것, 그리고 라인웹툰에서는 잘하고 있는데 네이버웹툰에서는 못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인웹툰의 모바일 버전에서는 앞서 살펴본 라인웹툰의 PC 버전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최상단 배너를 확인하기 전에 모바일 버전에 처음 접속하자마자 팝업이 떴다. 이 팝업을 통해 라인웹툰 측에서 사용자에게 최우선적으로 알리고 싶은 정보를 게시했다.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에 따르면 이런 팝업은 모바일 버전에서의 제약과 트레이드오프*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제약과 트레이드오프에 대한 설명은 하단에서 잇겠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으나 PC에 비해 배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바일 화면이 갖는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작다는 것이다. 작은 화면을 통해 기획자가 의도하는 바를 다 담아내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노력이냐면,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노력이다.
라인웹툰은 모바일 사용자에게 핫한 신작을 먼저 보여주는 걸 우선순위에 둔 듯하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빠른 작품 탐색을 메인 시나리오로 상정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에서도 사용자가 급하게 혹은 자주 사용하고자 하는 컴포넌트를 우선적으로 배치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PC 버전에서는 중앙에 위치해 있던 [New to WEBTOON] 영역을 배너 형태로 바꾸어 최상단 배너 바로 아래에 배치했다.
모바일에서는 요일별 작품 영역의 제목이 [Today's Picks]로 바뀌어 있다. 영역의 성격도 오늘 업데이트된 작품들 중 여섯 개 작품만을 추려서 보여주는 식으로 PC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 이 제목을 선택하면 PC 버전에서 볼 수 있던 요일별 작품 영역 UI로 넘어갈 수 있다. 해당 UI에서는 PC와 마찬가지로 각 요일에 따른 작품들을 모아볼 수 있다.
그 아래로는 [Favorite Genres] 영역과 [Popular] 영역으로 작품의 랭킹을 나타낸다. [Favorite Genres]는 라인웹툰에서 서비스하는 작품의 장르와 그 장르에 대한 짧은 설명, 그리고 그 장르에 포함되는 작품들의 이미지를 캐러샐로 배치했다. 캐러샐을 선택하면 해당 장르의 작품만을 모아볼 수 있다. [Popular]는 장르에 관계 없이 인기 있는 작품의 순위를 볼 수 있는 영역이다.
화면 크기의 한계로 작품 페이지는 PC보다 간략하게 구성된다. 대표적으로 상단 작품 설명이 압축되었다. 사용자는 [...] 버튼을 눌러 설명을 펼쳐볼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에서도 회차별 좋아요 수는 여전히 표시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중요한 컴포넌트라고 여겨 PC와 모바일 버전에 관계 없이 남겨둔 듯하다.
마지막으로 라인웹툰을 살펴보면서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에서 배운 바를 잘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하려고 한다. 아까 잠깐 제약과 트레이드오프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이에 대한 설명부터 해보려고 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떤 종류의 디자인에서든 제약과 트레이드오프를 잘 다루는 게 관건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제약이란 웹·앱의 제작자가 해야만 하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동시에 아우르고, 트레이드오프란 제약 때문에 이상을 버리고 선택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뜻한다. 제약이 원인이라면 트레이드오프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좋은 사례를 라인웹툰의 PC와 모바일을 비교하면서 발견할 수 있었다. 라인웹툰을 PC로 접속하면 화면 우측의 화살표를 클릭해 [Recently viewed]라는 사이드바를 펼쳐볼 수 있다. 사이드바에는 사용자가 최근에 열람했던 웹툰을 모아두어 빠르게 재열람을 가능하게 한다.
네이버의 웹 브라우저 네이버웨일에도 사이드바를 통해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네이버웨일의 사이드바는 네이버카페, 파파고, 네이버나우와 같은 네이버 자체 서비스들을 세로 화면으로 펼쳐볼 수 있도록 효용성을 극대화한 경우이다. 이에 반해 라인웹툰의 사이드바는 "최근 열람한 작품을 빠르게 다시 감상하고 싶다"는 사용자의 메인 니즈 하나에 타겟팅한 컴포넌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은 PC처럼 가로 화면을 넓게 쓸 수 없다. 사이드바 하나를 넣는 것만으로도 시각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사용자가 누빌 수 있는 공간이 급격히 좁아진다. 물론 모든 모바일 내 사이드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라인웹툰의 특성상 좁은 화면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트레이드오프를 생각해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라인웹툰의 모바일은 위 화면처럼 사이드바 대신 영역 하나를 최근 감상한 작품에 할당했다. 영역의 제목은 [My Series]로 다르지만, 영역의 역할은 PC의 [Recently viewed]와 같다.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사진처럼 방금 열람한 작품을 기억하는 것을 보니, 쿠키를 기준으로 사용자를 식별하고 이전 기록을 불러오는 듯하다.
이렇듯 라인웹툰은 PC와 모바일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각 채널의 특성에 맞추어 유지보수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라인웹툰과 달리,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네이버웹툰의 웹은 몇 년 째 뚜렷한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다.
위 사진만 보아도 약간의 디자인적 변화만 있을뿐 구성 자체는 거의 같다. IT 업계에서 8년이란 시간은 결코 만만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기간이 아닌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웹에 무심할 수 있는지(...) 네이버웹툰을 이용하는 한 명의 사용자로서 매우 궁금했다.
물론 점유율 측면에서 대부분의 플랫폼이 웹보다 앱을 선택하고 있고, 심지어는 웹은 포기하고 앱으로만 서비스하고 있는 플랫폼들도 많다. 그러나 고객층만 다를뿐 목적과 의미 자체는 똑같은, 같은 회사의 서비스가 어째서 웹 업데이트에 있어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의문이었다.
"사람들이 컴퓨터보단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니까."라는 단순한 답변 외에 추측해보자면 타겟층의 규모와 다양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2년 5월 기준 네이버웹툰은 1억 8천 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달성했다. 이중에 80% 이상을 해외 사용자가 차지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2년 8월 5일 "1인당 네이버웹툰 월 결제 금액이 한국은 9,000원, 미국은 1만3,000원, 일본은 3만5,000원에 달한다"며 "글로벌 1억8,000만 명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수익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밝혔다. 유추하건대 네이버는 라인웹툰의 글로벌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라인웹툰에 리소스를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규모부터가 국내 사용자 대상의 네이버웹툰에 비해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라인웹툰에 집중하여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서기 위해 네이버웹툰의 웹 업데이트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다시피 라인웹툰의 타겟층은 다양한 문화권에 분포해 있다. 영어, 태국어, 대만어,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서비스 중이기 때문에 사용자층이 매우 넓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별로 웹과 앱의 선호도도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사용자는 웹 대신 앱을 통한 웹툰 감상을 선호한다는 하나의 경향으로 쉽게 묶일 수 있지만, 글로벌 사용자 중에선 웹을 선호하는 층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웹과 앱의 퀄리티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면 되지 않을까? 어떤 문화권의 사용자가 보더라도 웹과 앱 모두가 완성도 있게 구축된다면 원빌드 플랫폼일지라도 다양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웹은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네이버웹툰의 앱은 활발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2022년 8월 17일, 네이버웹툰은 7년만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거쳤다. 요일별 웹툰 목록 화면에서 작품별 메인 포스터 이미지가 개편됐다. 이미지를 기존 정사각형에서 세로형 직사각형으로 변경하고, 타이틀과 이미지를 화려하게 꾸며 카카오페이지, 리디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과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또, 메인 홈 하단을 확장하여 [인공지능(AI) 추천 웹툰], [랜덤 작품 보러가기]와 같은 큐레이션 영역을 추가했다. [인공지능(AI) 추천 웹툰]의 경우, 네이버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작품 열람 이력, 선호 취향,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하여 작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렇듯 글로벌 콘텐츠인 라인웹툰의 PC와 모바일 환경에서의 UX를 살펴보았고, 동시에 국내 사용자 대상의 네이버웹툰도 함께 분석해보았다. 네이버의 웹툰 콘텐츠가 글로벌 대성공을 거둔 데는 재미있는 콘텐츠의 덕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사용자를 고려한 서비스에 담기지 않았더라면 좋은 콘텐츠가 제대로 사용자들에게 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웹툰 제품 팀은 ▲다양성을 지원하는 유연한 플랫폼 구조 ▲사용자 시나리오에 맞춘 단계적 큐레이션 ▲공통 모듈화된 운영 시스템으로 글로벌 사용자에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공통목표와 데이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인 데이터 및 사용자 리서치 공유를 우선순위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한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도전기 : LINE WEBTOON의 Product 대응 전략 및 프로세스를 중심으로>에서 박지은님은 '작품을 선택한다 → 읽는다'와 같은 짧은 유저 시나리오에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음을 검증하기 위하여 SNS를 통한 사용자 서베이, A/B 테스트와 같은 다양한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나도 유저 세그멘테이션에 무척 관심이 많고, 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각 서비스별로 사용자층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유저 유형을 달달 암기하기보다는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는 왜 이런 행동을 보이지?",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가 진짜 이걸 좋아할까?"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하려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