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을 막는 아이러니
'이번 생은 N잡러'의 저자가 하는 강의를 2회에 걸쳐 온라인으로 마무리했다. '인생 디자인 학교'에서 내가 선택한 수업 중 하나이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그리고 관심이 많은 것과 극혐하는 것 등을 구별해 보는 자기 분석 작업이 지난주 과제였다. 언젠가 잘하고 싶은 것과 그나마 관심이 있는 것도 고려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집합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N잡러의 기본이라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작가는 본인의 뛰어난 재능(젊음과 미술적 감각) 위에 펼쳐진 다양한 사례와 예시로 풀어냈다. 미술과 디자인 분야에서는 관람만으로 충만감을 느끼는 나이 든 나로서는 시종일관 부럽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그러나 강좌를 마친 후, 다른 일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떠올리려 애쓰는 '나'를 만났다. 글쓰기에 성실해지고 서랍에 쌓여가는 글들을 체계적으로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동력이 생긴 듯싶다. 강좌는 유익했다. 반면, 나의 일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막는 방해꾼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글을 쓰려다 나는 영화를 본다.
버커만 보고서에서 나는 '극 파랑인'으로 생각이 많고 신중하여 세심하며 창의적이고 실수가 적지만 걱정이 많고 실천력이 약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결정장애와 추진력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를 숙제로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50 인생디자인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의 중턱에 와있는 지금, 감사하게도 마지막 프로젝트에서 선택받은 인원에 속한 나는 어느 파트에 들어갈 것인가 정하지 못하고 있다. 부디 고민이 너무 깊어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