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서 10월까지
8월에 입학신청하고, 선발되어 참여했던 '인생디자인학교'의 세 가지 코스를 다 마쳤다. 석 달이 동안, 바람과 나뭇잎의 색이 변했고, 입고 다니는 옷이 바뀌었다. 그리고 문득문득 생각만 해오던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오전과 오후에 모두 일하는 날이 뒤섞여있어서 주말반을 선택했다. 집 현관문을 열고 나가 서울시민대학의 강의실 문을 열기까지 남편의 도움(전철역까지 이동)을 받으면 한 시간 40분, 그렇지 않으면 2시간가량이 걸렸던 쉽지 않은 여정을 마무리했다.
정식 이름이 '4050 인생디자인학교'의 모집대상은 '서울시를 생활권으로 하는 중장년 세대 (40~64세)'였으니 나는 막차를 탑승한 셈이다. 1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는 둥, 그 이후의 비전에 관해 작업을 해야 할 때면 순간 마음이 적막해졌다. 10년 후라니, 나는 70대 중반의 내 모습보다 돌아가신 엄마의 70대가 훨씬 선명하게 떠올랐다. 어쨌든 40대 50대들과 함께 주어진 미션을 하라는 대로 다 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선택한 영상팀의 일원이 된 나는 '유튜버'가 되었다. <푸들 양순이>라는 채널을 만들어 쇼츠 여러 개와 롱폼도 하나 업로드했다. 번식장(강아지 공장)의 모견으로 살다 구조된 강아지와 사랑하며 사는 일상을 꾸준히 담을 생각이다.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과 음원을 넣어 세상에 내보이는 과정이 재미있다. 한편 한편이 자식 같은 느낌이랄까? 조회수가 천 회를 넘는 것도 생기면서 양순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아주는 사람들 모두에게 고맙다. 성실하게 진심을 담아 세상과 교제하고 싶다.
마지막 6주간의 작업을 사람들 앞에서 PPT를 사용해서 프리젠테이션했다. 준비했던 멘트는 놓치고 어줍잖은 애드리브로 버무려진 내게 주어진 5분을 아쉬워하며 짐을 싸고 있는데, 팀활동을 도왔던 예쁜 매니저님이 다가왔다. 다음 달 '성과 공유회'에 꼭 참여하면 좋겠다며 칭찬해 주었다. 40, 50 도 아닌 60세대의 나에게 전해져 온 기회와 관심에 감사하다.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도록 낡아지는 육체에 역행하며 날마다 새로워지는 마음을 간직해야지. 할 수 있는 것은 놓치지 않고 나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