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출산을 했다. 요 작고 말랑한 혈육을 만나기까지 감격스럽고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긴 산고 끝으로 세상에 나오자마자 아기는 제 어미의 가슴 위에 올려졌다. 탯줄을 매단 채로 그렇게 모자상봉을 했다.
첫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딸은 조리원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기와 짧은 시간이라도 분리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모유수유와 천기저귀 사용에 의지가 분명했기 때문인데 사실 모두 나의 경험이 흘러내려간 것이기도 하다. 삽 십 년 전의 나도 출산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아기를 안고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었고, 바로 젖을 물렸고, 천기저귀를 사용했다
손자를 품에 안고 바라보니 수십 년 전의 내가 생각났다. 미역국을 끓여주고 기저귀를 갈면서는 나와 내 아기에게 그렇게 해주셨던 엄마가 생각났다. 정말 할머니가 되고 보니 더 많이 내 엄마가 그립고 보고프다. 아기가 잘 때, 나도 같이 눈을 붙이고 자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꼬물꼬물 한 새 식구가 마냥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지막이 “너는 어디서 온 거니?” 묻고 또 물었었다.
젖을 물리면서 처음 며칠은 아기가 낯설었다고 딸이 내게 말했는데, 하루하루 제 아들에게 빠져드는 모습이 보인다. 사위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그렇게 부모가 되어가는 것을 나는 지켜본다. 대견하고 흐뭇하다. 우리 엄마도 그러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