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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Mar 24. 2022

코로나 토크

2022년 2월 15일

오늘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꼬마들과 세 시간을 보냈다. 다른 병환으로 입원 중이셨던 아이들의 외할아버지가 확진되어 온 집안이 주말에 초비상이었다고 한다.


한참 놀이 중에 6살 녀석이 불쑥 말문을 연다.

"떤생님, 나는 여섯살인데요,  3년 동안 코로나 없이 살았어요.  떤생님은 몇 년 동안 코로나 없이 살았어요?" 엥? 이게 뭔 소리? 속으로 생각하면서 동시에 물었다.

"무슨 말이야?"

아이는 다시 한번 설명해준다.

"내가 여섯 살인데, 3년은 코로나 없이 살았고, 3년은 코로나랑 같이 살았다구요."

지금 한창 더하기 빼기를 공부하는 중임을 생활 속에서 드러내며 내뱉은 이 질문이란!

나는 대답을 해야 했다.

"음~~ 난 50년하고 또 8년인가  코로나 없이 살았지."

내가 대답하자 아이들은 동시에 "히이익! 하고 놀란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좋겠다. 선생님. 진짜 좋겠다!"


갑자기 가슴이 멍해지면서 미안했다. 여섯  인생  반을 코로나와 함께 보냈구나!


위로랍시고 한마디 보태 보았는데

"얘들아, 코로나도 이제 곧 물리쳐 없애버릴 날이 올 거야!"   

"아니에요, 선생님.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이제 우리는 코로나랑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한대요."

라고 내 말을 날려버렸다.


마스크 안 쓰고 '놀이터'에서도 놀고, '키즈카페'에도 갔던 그때가 좋았다며 아이들이 코로나 없던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다른 세상이 이제 시작한 너희 생에  들어왔구나. 새로운 세상은 늘 더 나은 세상이길 바랐는데... , 나는 한참이나 마음이 너무 짠하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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