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유독 인상적이었던 전시회.. "자식들 부끄럽지 않게 100점만 그리고 죽자.. 설악산 자연을 그렸다" 또한 묵직한 힘의 붓놀림에 감탄한... 원로화가 김종학 그의 인생의 붓놀림을 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향연에 빠져들었던 여행.
1부 ‘전통과 아방가르드’에 나온 작가의 1964년 작 <추상>. 서구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의 직접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국 전통 서예의 획을 떠올리게 하는 역동적이고 거친 선들이 화면에 도드라진다. 작가는 정선, 김홍도 같은 전통 거장처럼 머릿속에 풍경을 담아놓고 화폭에서는 자기 식으로 구도와 색감을 바꿨다. 그리는 방식도 과거 몰두한 추상 그림과 실험미술 작업하듯이 했다. 칠하는 게 아니라 물감을 툭툭 던지듯 입히고,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물감 덩어리를 으깨어 바르고 휘저었다. 형식과 내용에서 하나로 틀 잡을 수 없는 화풍을 빚어냈다. 부인과의 작별은 서구 추상 사조, 전위 미술의 흐름을 주시해온 1960~70년대 청장년기 작업과도 작별하게 했다. 하지만 구상화로 틀었어도 추상의 자유정신과 전통회화의 아취는 사라지지 않고, 꽃·풀·새로 대표되는 색채 회화의 원형질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