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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mi Kim Pottery Sep 13. 2020

A difficulty to be a potter.

도예가의 힘든 여정

허리 디스크와 척추 협착증

그냥 피곤한 게 아니다. 뭔가 고장이 난 느낌이다. 누워 있어도,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걸어도 허리가 너무 아프다. 결국,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와 척추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허리 디스크라고 아파했던 사람들을 봤을 땐 공감하지 못했는데, 내가 아파보니 이런 기분이구나... 싶다.

‘예민 예민 예민.. 말 걸지 마. 아파...'


아프다는 걸 업데이트하는 것이 핑계 대는 것 같아 이상하면서도, 아픈 내  모습도 도자기를 멈춘 이 상황도 도예가의 이야기에 한 부분이 맞으니까.. 그리고, 도예가를 직업으로 택하고자 하는 이들은 선택하기 전 이런 이야기 또한 들어봐야 할 것 같아.. 오픈하기로ㅎㅎ  


무거운 재료들과 구부정한 자세

흙은 한 팩에 약 12kg이다. 흙 주문 20개를 하면, 빨리 나르기 위해 두 팩을 양손에 들으면 약 22kg이다. 그렇게 10번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나른다.


새로 주문한 물레는 40kg.  트롤리를 이용하지만, 40킬로짜리 트롤리를 끌고 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외 페어를 나가기 위해 싼 짐들은 총 150kg을 간단히 넘는다..


물레를 찰 때는 정해진 사이즈로 물레를 차야 하기 때문에 자세의 움 직입 없이 2-3시간을 힘을 주고 앉아 있어야 한다.


허리 디스크는 도예가들의 흔한 직업병이다. 재료들 자체가 너무 무겁고, 늘 흙먼지에 쌓여 있으니 대부분의 도예과 여학생들은 졸업하자마자 다른 직업을 찾는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체력이 좋은 남성 도예가들 또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게 이 직업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랩탑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는데, 도예가는 작업실에 기계와 시설들로 세팅이 되지 않으면 작업이 불가능하다. 도예가의 꿈을 이어가려고 한 발짝 나아가고 싶지만 모든 무거운 재료들이 내 몸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만 같다.


현명한 선택일까..

“아프려고 도예가가 되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 성대모사)”

몸이 망가지니까 가던 방향 자체가 흔들린다. 물론 쉬운 길은 없다.

그런데, 몸을 망가트리면서 까지 꿈을 좇는 게 현명한 것일까? 바보 같은 짓일까 생각해본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길래, 필라테스며 헬스며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고 있지만, 다시 도예를 시작하면 몸이 아파올게 뻔하다. 안 아플 수는 없다.


I am lost...

도예를 언제 다시 시작할지, 이대로 멈출지 아직 모르겠지만.. 올해는 내 건강 잘 챙기기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생각하기.


*인스타그램 가기: https://www.instagram.com/eunmikimpot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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