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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mi Kim Pottery Sep 13. 2020

성취감과 허무함의 공존

이룬 것과 잃은 것

이룬 것

런던에서 도자기를 해보겠다고 고집에 고집을 부려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다.


인스타그램 회사에서 연락이 와 내 작업 과정을 찍어 갔고,

세계 최고의 갤러리 중 하나인 테이트 모던에 내 도자기를 납품했고,

런던 디자인 페어에 참가도 했고,

한국 출판사에서도 같이 책 만들어 보자며 연락이 왔고,

폴 스미스 (Paul Smith) 아저씨를 만나 도자기를 드리기도 했다.

맨체스터 공예&디자인 센터에서 연락이 와 처음으로 초대 개인전을 열어보기도 했다.

원스타 미쉐린 레스토랑에 그릇을 납품하기도 했고,

내가 납품하고 싶었던 샵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했고,

퐐로워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이 담긴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 은근 이것저것 많이 했네? )




성취감

땀 흘려 일하고 하나씩 차근 차근 일구어 가면서 오는 성취감이 물론 있었다. 먼 나라에 와서 영어도 못하는데 많은 사랑받아가며 이룬 것들을 돌이켜보면

내가 대견했다.




허무함

그런데, 그 성취감은 내 안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행복한 기운은 일주일 만에 사라졌다. 주변에서는 축하한다고 멋있다고 문자가 오는데, 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곰팡이가 펴있는 방에서 끓인 신라면을 먹고, 허리가 아파 소파에 다시 누웠다. 가족은 저 멀리 한국에 있고, 밥은 이게 뭔지, 몸 상태 꼬락서니는 거의 환자 수준이다. 밤에 추워서 커튼을 쳤는데, 멀리 보이는 저 시꺼멓고 우중충한 커튼이 마치 내 모습과 같았다. 뭐가 달라진 걸까?





잃은 것

지난 포스트에서도 썼듯이, 나는 허리가 많이 아프면서 건강을 잃었다. 살이 쪘다. 이빨 앞니가 부러졌다. 벼룩에 100군데 물렸다. 천식끼도 생겼다. 타국에서 살면서 가족들과 공유하는 하루하루의 일상도 잃었고, 한국에 흔하디 흔한 맛집도 못 갔다.



결론은, 그냥 그렇다고요...

인생은 기회비용! 항상 얻는 것과 잃은 것이 공존 한 다는 것. 후회하지 않기. 어떤 길이던 다 경험이니까.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eunmikimpot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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