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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추며 고요와 평안을 주는 글

by 고아함


물에 비치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치느니라 (성서, 잠언 27 : 19 )


창문을 여니 맑은 새소리와 싱그럽고 향긋한 아카시아꽃 향기가 밀려든다.


사람의 마음이 말과 얼굴 표정, 눈빛,행동 그리고 느낌을 통해 서로에게 비추어진다. 이로써 서로를 헤아리며 함께 살아간다.


글도 우리의 마음을 비춘다. 어휘, 문장, 문맥을 통해 의미가 전달되고 이해된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 체험과 깨달음을 문장으로 표현해 의미를 표출한다.

사물과 현상, 상황에 대한 통찰을 글에 담는다.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우회적으로 간접 표현하기도 한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성향을 바탕으로 글 내용을 이해하고 수용한다. 글에 담긴 작가의 내면과 사상이 문자에 실려 의미 있는 거울을 만들고, 그 거울은 독자의 마음과 생각을 비춘다.

글을 쓸 때는 내면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하는 즐거움이 있고, 글을 읽을 때는 새롭거나 유사한 경험으로 공감하는 즐거움이 있다.


글은 저마다 목적과 의미를 지닌다.

경전, 고전, 철학과 우리들이 쓰는 일반 글에 마음을 비추며 고요와 평안을 주는 내용이 있다.

경전은 성현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여 변하지 않는 이치와 사람의 도리를 드러낸다.

고전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된 문학으로서 옛날의 의식과 법식을 나타낸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의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인식, 존재, 가치의 기준을 다룬다. 우리들이 경험에서 얻는 인생관, 세계관, 신조도 철학이다.


모두는 삶의 어두운 면을 밝히고 참다운 가치를 지향하게 하며 자유와 평안, 소망을 품게 한다.


몸이 아파 수술을 앞두고 마음이 두렵고 불안할 때,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절망스럽고 괴로울 때,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불현듯 삶이 우울할 때, 깊은 밤 소쩍새 울음같이 인생이 공허하고 허무할 때, 조용히 집중해서 읽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지고 평안해진다.

어두운 마음에 소망의 빛이 비친다.

삶을 사는 여유로운 마음과 살아 있음 자체가 행복하다는 것도 느끼게 한다.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 모든 생명체는 빛이 있어 산다. 글도 빛의 역할을 한다.


인생을 간파해 교훈하는 경전, 삶의 지혜를 축적한 고전, 인생을 다양하게 사유한 철학의 글은 인간의 형편과 처지, 속성을 통찰한 글이다.

사람이 사악해지지 않고 무가치한 삶을 살지 않도록 마음을 정화하며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게 한다.

근심걱정 염려로 위축된 마음이 펴지고 일상을 사는 용기가 충전된다.


작가는 문장에 의미를 표현하며 스스로를 비추고 의미는 독자의 마음을 비춘다.

글에는 쓴 사람의 마음과 생각. 인격과 성향, 취향이 담긴다.

마음을 비추는 글이 양심을 거스르지 않는 선한 심성을 회복하고 삶의 암울한 현실을 극복할 의지를 돋운다.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글은 마음을 비추며 고요와 평안을 주는 글이다.


고요와 평안은 정체가 아닌 새 창조와 비상을 위한 준비이다.


**사진출처 : 커버/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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