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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선사하는 지극히 솔직한 글

by 고아함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성서, 잠언 15:13)


쨍쨍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푸른 바다 물결, 그 위를 하얀 모터보트와 노란 바나나 보트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질주한다. 청춘 남녀가 스릴을 만끽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그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보트를 탈지 망설인다.

'혹시나 보트가 뒤집혀 물에 빠지면?'

아, 상상만 해도 검푸른 깊은 바다는 두렵다.

수영도 잘할 줄 모르니 더욱 그렇다.


모래사장에 세워진 입간판의 보트 승차 안내문 앞에 서있자 한 중년 남성이 다가온다,

" 사람들 보트 타는 거 아주 신나고 멋있쥬? 내가 신나고 폼나게 태워줄 테니 보트 한번 타보슈."

"물이 무서워서요."

"? 물이 무서워요? 바닷물에 빠질까 봐유? 걱정마슈! 물에 빠져 죽을래야 빠져 죽을 수도 없시유!"


웃음이 빵 터졌다. 물에 빠져 죽을래야 빠져 죽을 수도 없다니! 안전을 확신하는 그의 말은 최상급 유머였다.

물에 빠질까 두려워하는 속내를 정확히 간파했고 바닷물에 대한 두려움을 재치 있게 불식시켰다.

"그러면 선장님 믿고 게요."

"야, 걱정 마시구 즐겁게 타슈!"

그의 안내를 받으며 하얀 모터보트에 올랐다.

그는 신이 보트를 몰았고 보트는 속력을 내며 종횡무진 광활한 바다 위를 누볐다.

언제 무섭고 두려웠느냐 싶게 즐거웠다. 얼굴에 닿는 바람도 그지없이 시원했다.

그렇게 한동안 신나게 보트를 타는데 귀여운 어린 물개까지 작은 물바위 부근에서 나를 반기듯 쏘옥 얼굴을 내밀어 준다. 금상첨화, 선물 같은 피서였다.

웃음은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며 사회생활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람관계의 감정도, 답답하고 막혔던 일도 어떤 상황이나 시점에서 거침없이 웃게 되는 상황이 문제의 심각성이나 고민은 대부분 완화된다.


기쁜 일도, 즐거운 일도, 흥미진진한 일도 없을 때, 삶이 무미건조할 ,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찾아 읽어보라.

소설도 좋고 에피소드가 담긴 수필도 좋다.

웃음이 나오는 내용을 만나면 기분이 환기되고 마음과 생각 밝은 기운이 든다. 생기가 돈다.


웃음을 주는 글은 인간의 약점이나 속물근성, 어리석음, 욕심, 탐욕. 세련되지 못한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저마다 개성적인 기질, 감정, 사고방식이 지극히 솔직하다.

인간의 속성을 표현하는 글이다.

솔직해서, 있는 그대로 인간적이어서 순순히 공감되고 웃음이 나는 글이다. 가식 하며 사느라 억눌린 인간의 본성이 거침없이 자유를 얻는 글이다.

마음의 체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청량제 같은 글, 사람의 심성을 순수하게 만드는 글,

우울함을 떨치고 밝음과 생기를 주는 글, 그래서 인생을 다시금 활기차게 살도록 이끄는 글이다.


웃음 코드는 사람마다 다르다.

똑같은 상황과 장면에서도 어떤 이는 배를 움켜쥐고 눈물을 찔끔 흘릴 정도로 웃고, 어떤 이는 그런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무표정하다.

각기 경험과 가치관, 성향의 다름에서 비롯된다.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누구에게나 단점과 결점이 있고 어리석은 행동도 실수도 때로는 하며 살게 된다.

웃음을 선사하는 글은 이러한 것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잘 전달되게 표현한 글이다.

편견, 선입견, 부족한 면이 솔직히 나타나고 인간적인 풍미가 나는 글이다. 그래서 호감이 가고 편하게 읽히는 글이다.


웃음은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게 될 때, 예측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될 때, 자신의 심리가 직설로 악의 없이 자극받을 때 자연스럽게 발화된다. 허영심, 공포심, 두려움, 꼼수도 그렇다.


웃음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는 밝은 면을 표현하는 즐거움이 있고, 독자는 밝은 기운을 받는 유쾌함이 있다.

웃음을 주는 글을 쓸 때는 웃음이 나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어휘를 사용하고, 단문 위주로 속도감 있게 문장을 구사한다, 어투는 표준어나 맞춤법에 연연하지 않아도 좋겠다.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글은 웃음을 선사해 주는 글도 해당된다.


한여름 쏟아지는 소낙비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글!


웃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낙관이 된다. 천만금 같은 웃음의 가치다.

웃을 일이 없어도 거울 앞에서 미소를 짓고 환하게 웃어보라. 웃지 않을 때보다 한결 기분이 밝아지고 자신이 멋진 사람으로 인식된다.


자주 웃으면 웃을 일도 생긴다고 하지 않는가!

*사진출처:커버/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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