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라이터 Dec 16. 2022

첫 상담을 실패했다

필라테스 센터 인포 매니저의 일상

제가 일하는 필라테스 센터는 신규 등록 상담이 많은 편은 아닌데요.


아무래도 동네 자체에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워낙 다른 센터들도 많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상담이 있는 날에는 주로 예약 방문이기 때문에 원장님이 나와 계시곤 하는데, 그날은 원장님이 일정을 까먹으셔서 안 나오셨더라고요.


저는 방문 상담이 있는지도 모르고 청소만 하다가, 고객을 맞이했습니다..



아직 전 일주일 차였고, 상담 방법을 배워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결제는 또 어떻게 하는 건지 너무 막막하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고객님이 오셨어요....


저는 네.. 멘붕 그 자체더라고요.


하지만 이 센터에 있는 담당자라곤 저 밖에 없는데 정신 차리고 전문적으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의 상담 기억은 이렇습니다.


나: 어서 오세요. 필라테스는 해보셨나요?
손님: 매트 필라테스 밖에 안 해봤어요.
나: 그럼 운동 경력은 있으시니, 그룹 수업으로 진행하셔도 괜찮으실 것 같아요. 저희는 6:1로 그룹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정원이 다 안 차는 경우도 있어서 개인 수업처럼 받으시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인원이 적게 오셔도 다 수업 진행하고, 그룹이어도 걱정 없으신 게 선생님들께서 다 꼼꼼히 봐 드려요 ㅎㅎ


그러고 나서 저희 센터 내부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각 룸, 탈의실, 미니바 등 소개해드리고, 그룹 수업의 시간대와 예약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수업비는 우선, 기구 필라테스는 처음인 고객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횟수로 추천드렸고 지금 할인 중인 이벤트가를 열심히 설명드렸습니다.


그러나..


고객님은 등록하시지 않고 가버리셨네요.


출처 - 잔망루피



다음 주에 다시 와서 결제하겠다 라는 말을 남기셨지만 안 오시겠다는 거지요..


고객님이 가고 나서 자책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너무 초보인 게 티가 났나? 전문성 없어 보였나? 내가 오늘 너무 어려 보이게 입었나?


물론, 첫 상담이었고 한 번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저의 잘못이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 그래도 나름 똑 부러지게 설명 잘했다고 생각했고, 어쨌든 등록을 이끌어 냈어야 했는데 많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원장님께도 죄송하더라고요.


다행히 이후 원장님이 상세하게 상담 방법과 계약서 작성, 회원 안내 등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알아야 할 내용이 많고, 실수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모른 채 상담을 진행했으니 실패할 만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상담 때는 꼭 신규 등록을 해낼 겁니다!


운동 목적을 먼저 물어봐라. 목적에 따라 수업 유형은 달라진다.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양심 상담 지향!

계약서 규정은 고객에게 꼼꼼히 확인시켜 주기 (특히 환불 규정)

운동 및 건강 지식을 미리 쌓을 것! 센터 블로그 포스팅하면서 적는 다양한 정보들을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 상담 때 써먹자.



단 하나도 허투루하지 않겠어..!


작가의 이전글 교육담당자였던 나는 왜 필라테스 강사가 되려고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