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라이터 Apr 25. 2023

더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를 하면 좋겠어

매일이 필라테스

아침에는 동네 필라테스 센터에서 운동.

오후에는 개인 연습 혹은 해부학 공부.

저녁에는 필라테스 센터에서 인포 아르바이트.



나의 아침부터 밤까지의 하루는 필라테스로 가득 차 있다.


필라테스를 4년 정도 취미로 해오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필라테스에 푹 빠져 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직장인이었던 내가 퇴사 후 필라테스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될 줄은 더욱이 몰랐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고,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생은 고되지만 때로는 흥미롭다.






처음부터 필라테스를 좋아했다.


취준생 시절, 필라테스가 헬스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 무작정 센터에 찾아갔지만, 몇 십만 원이나 하는 레슨비는 백수에게 많이 부담되는 금액이었다. 그때의 나는 센터를 돌아 나오며 취업하게 되면 필라테스 센터부터 등록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냥 필라테스가 좋았다.


그렇게 일 년 후, 필라테스를 시작했지만 운동 초보인 나에게 그룹레슨은 무리였다. 일단, 수업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발을 포인 해주세요.
테이블탑 해주세요.
.
.

이게 무슨 말이지..?


그래도 일단 돈이 아까우니까 꼬박꼬박 출석했고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수업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했고 점점 재미가 붙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된 필라테스가 시간이 지나며, 어느 관계에나 있듯이 필테기(필라테스+권태기)가 생겨버렸다. 2년을 배웠는데도 내 몸뚱이에는 힘이 붙질 않아 자괴감이 들었고, 센터를 여러 번 옮겨 다닐 정도로 나와 잘 맞는 강사님 또한 만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나에게 '이것도 못하면 어떡하냐'라고 무안을 주던 강사도 있었다. 그때부터 더 이상 열심히 출석하지 않았고, 운동을 쉬다 나가다 쉬다 나가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작년 가을 즈음이었던 것 같다.

.

.

.

동네에 새로 생긴 필라테스 센터를 등록했고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오랜만의 운동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동작들이 유연하게 잘 되기 시작해서 신기할 때쯤, 어느 날 수업 도중 강사님에게 '회원님은 기본기가 잘 되어 있으시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필라테스를 더 해볼 힘을 얻었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약 3년 반 만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이토록 꾸준히 한 적이 있었던가?


글쎄다.


어렸을 때부터 어느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못해, 엄마에게 혼나기 일쑤였다. 너는 왜 영어 공부하겠다 해서 학원을 끊어주면 한 달 다니고 그만둔다 하고, 태권도 배우겠다 해서 보내놓으니 그새 재미없다고 하냐고.


끈기도 없고 변죽도 심한 나는 여전히 하기 싫은 거엔 금방 포기해 버리는 어른이 되었다.

그런 내가 이상하게도 필라테스는 계속하고 싶어 했다. 나이가 든다 해도, 벌이가 시원찮아도 필라테스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취미였다.



필라테스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필라테스는 오래 마주해야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었다.


어떤 동작 하나에 필요한 근육의 쓰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운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필라테스는 타깃으로 하는 근육뿐만이 아닌 다른 근육의 쓰임이 개입되기 쉽다. 그래서 필라테스를 할 때는 정신을 온통 나의 동작과 움직임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단련이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나의 움직임을 서서히 느낄 수 있다. 안되던 것을 되게 만들었을 때, 그 희열과 뿌듯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들어지는 나의 필라테스 인생이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를 하면 좋겠어.


내가 필라테스 강사를 꿈꾸는 이유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를 경험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자신의 움직임에 감동을 받고, 필라테스가 바꾸는 인생의 변화를 느껴보길 바란다.


필라테스는 쉬운 운동이 절대 아니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깊게 빠질수록 알아야 할게 투성인 운동이다.


그렇지만 필라테스는 분명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꿀 것이다. 필라테스는 이제 단순히 운동을 넘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차지한다.


건강과 패션, 인간관계, 푸드 등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에 필라테스가 이미 연관되어 있다.



나는 오늘도 필라테스를 하며 하루의 활력을 찾고, 이제는 매일 아침 일상복이 되어버린 운동복들을 꺼내 스타일링을 한다. 필라테스를 통해 만나게 된 감사한 인연들은 내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다. 나의 몸은 점점 더 유연해지고 강해지고 있으며, 필라테스를 통해 찾게 된 나의 건강한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필라테스를 시작하길 바란다!



To be continue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