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농성 한선염 투병을 밝힌 이홍기의 인터뷰
얼마 전에 '화농성 한선염'을 구글에 검색했다가 이홍기가 화농성 한선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 노바티스가 만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자신이 그동안 화농성 한선염으로 인해 겪었던 고충을 토로했다. 이홍기가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홍기는 나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10대때부터 종기와 싸움을 한 이홍기는 여러 부위에 한선염이 침범했고 군대에 가서는 종기 때문에 좌욕까지 해야 했을 정도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름도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종기라고 알고 있었으나 나중에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이홍기가 어떻게 치료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명인이 나서서 이렇게 병 이름을 홍보하고 인식 개선을 한다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노바티스가 이번 일을 기획한 것은 아마 자신들이 출시한 "코센틱스" 주사제가 12월에 들어서 화농성 한선염에 대해 치료제로 추가되어서 홍보차원에서 한 것 같다. 코센틱스가 희귀질환을 알리기 위해서 이렇게 홍보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홍기 소식이 알려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홍기가 유튜브를 통해 말한 것이 캡처로 소식이 전달되었다. 화농성 한선염은 희귀질환으로 국내에 환자가 1만명 남짓이다. 약 2년 전에 최유성 교수님과 이희정 교수님이 나와서 설명할 때는 약 환자가 8천 명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환자수가 적은 것은 화농성 한선염이 그만큼 희귀질환이기 때문이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해서 질병코드가 화농성 한선염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둔부에 한선염이 생기는 환자들이 많아서 피부과를 먼저 오기 보다는 항외과를 먼저 간다. 외과에서는 수술적 조치를 먼저 하기 때문에 한선염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둔부나 겨드랑이에 종기가 생기고 엄청난 통증이 있고 고름이 나온다면 대학병원 피부과를 가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홍기 영상을 보면서 지난날을 되돌아 봤다. 나는 화농성 한선염이 생기기 전에 생리불순으로 꽤나 고생을 했다. 2018년쯤에 생리가 멈추지 않고 한달 내내 나와서 산부인과를 인생 처음으로 갔었다. 성남에서 꽤나 유명한 곳으로 갔는데 초음파만 잠깐 하고 아무 말이 없었다. 아니 생리가 안멈춘다는데 아무 말도 안하는건 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한 1-2주 정도 지나서 멈췄다. 이후에는 생리가 두 달 정도 나오지 않고 배가 아파서 분당 서현에 있는 모 산부인과를 갔다. 거기서 초음파를 봤고 생리유도주사를 맞았다. 그 주사를 엉덩이에 맞는데 둔부가 팅팅 부었고 겨드랑이 붓기도 심했다. 지금까지 생리를 하면서 이렇게 몸이 부운 적이 없었는데 생리유도주사를 맞은 이후 반복되었다. 약을 받았으나 약이 효과가 없었고 생리유도주사를 한 번 더 맞았다. 이후 초음파를 보는데 제대로 된 병명이나 조치는 안알려주고 뭐 차병원같은 곳을 가보라나.. 그리고 갈 때마다 보는 의사가 다르고 진료 대기시간은 1시간 이상에 초음파 비용도 비싸서 열받아서 안갔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인건 들어서 알고 있고 피임약을 우선 먹으면 완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약국에 가서 경구피임약을 사먹었다. 피임약을 한 5-6개월 정도 먹었는데 이후 생리가 안정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피임약을 먹지 않아도 알아서 생리가 나왔다.
문제는 저때 생리유도주사를 맞은 이후 몸이 붓기 시작하면서 매번 생리를 할 때마다 몸이 부었다. 특히 겨드랑이가 심하게 부어 올라서 아파서 팔을 들지 못할 정도였다. 생리가 끝나면 다시 괜찮아졌다. 이렇게 1년을 살다가 2019년 상반기에 겨드랑이에 한선염이 생겼다. 한선염과 관련된 자료를 보면 여성호르몬이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를 보면 맞는 말 같다. 왼쪽 팔에 염증이 심하게 생겼고 농이 터져서 피가 줄줄 나왔다. 이소티논을 먹어서 조치를 취했으나 오른쪽에 흉터가 다 생겼다. 실제로 이 병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한다고 하는데 맞다... 어느정도 완화는 할 수는 있어도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아버리는건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한때 몇 개월 잠잠한 적이 있었는데 2022년 말에 심해졌고 2023년 상반기에 고름이 엄지손가락 길이만큼 생겼다. 지금까지 나는 배농을 한적이 없었는데 그때가 처음으로 배농을 했다. 이후 12월에 살짝 올라와서 배농을 했다. 이번에 고름이 생긴 것도 보면 배가 아프고 겨드랑이가 부으면서 생겼는데 역시 생리와 연관성이 있다. 저번에 생리불순으로 인해서 한 번 피임약을 먹었는데 그게 화근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산부인과를 한 번 갔었는데 초음파상으로는 자궁에 문제가 되는건 없다고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지금도 있기는 하지만 생리만 나오면 별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피임약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생리 양이 부쩍 줄기도 했고, 다낭성이 지속되면 불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중단했던 피임약을 계속 먹어야 하는게 아닌지 걱정이 많다.
그리고 요즘들어서 몸이 너무 피곤하다. 원래 내가 한 피곤을 했었지만 다시 예전처럼 몸이 피곤해졌다. 화농성 한선염의 재발로 인해서 피곤한 것도 있지만 괜찮아졌던 아킬레스건염이 다시 돋았고 손가락도 다시 뻣뻣해졌다. 나는 오랫동안 서있거나 앉아있으면 어깨 통증을 많이 느끼는데 이것도 다시 재발했다. 회사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할 때 요즘 부쩍 어깨가 아파서 피곤하다. 돌아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거의 뭐 앉아있거나 누워있기만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 싶다. 일을 한 번 하면 꾸준히 하는게 어렵다. 나중에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취업하게 되었을 때 멀쩡하게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한선염이든 건선관절염이든 강직성 척추염이든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니 하소연하기도 어렵다. 이홍기가 한선염이 종기가 생기다 보니 남들이 씻지 않아서 생기는 것으로 오해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공감간다.
내일은 피부과를 가는 날이다. 저번에 유전자 검사 어쩌고 들었는데 아마 내일 어떻게 할건지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 돈 많이 들여서 그런것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다. 교수님한테 보여드릴려고 타 병원 의무기록사본도 많이 뗐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사본을 살펴보니까 생각보다 건선이 이곳저곳 많이 있었다. 두피, 이마의 절반, 턱, 귀뒤쪽, 귀바퀴, 귀안, 두피, 손가락, 양쪽 팔꿈치, 무릎 뒤 등등... 당시에 PASI는 따로 측정하지 않아서 이정도 수준이면 PASI 몇인지는 모르겠다.
내일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생물학적제제 진행에 관해서 결론을 지을 수 있다면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