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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이 Feb 23. 2024

Chap.21 간 수치 상승과 수술 고려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으로

최근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의사 증원에 따른 전공의의 파업이다. 전공의는 레지던트이므로 전문의가 아니기 때문에 교수의 진료와는 상관이 없지만 수술을 할 때 전공의들이 옆에서 보조를 하므로 여러 수술이 미뤄지고 있다. 빅5 병원을 중심으로 해서 파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뉴스로 접했다. 순천향대 중앙의료원의 경우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전공의 파업이 따로 뜨지 않길래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 전공의가 파업한다고 하더라도 류마티스 내과의 경우 전공의를 두지 않고 진료를 보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 같았다. 진료가 밀린다는 카톡 메시지는 따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2월 22일에 내원했다. 이 날도 역시 피검사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래 진료시간보다 1시간 좀 더 일찍 갔다. 하필이면 전 날에 함박눈이 내려서 도로가 엉망진창이어서 병원에 환자가 별로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채혈실을 갔더니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지금까지 순천향을 다니면서 이렇게 채혈실에 사람이 많은 것을 처음 봤다.


채혈을 한 후에 류마티스 내과에 가서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내과쪽은 히터때문에 더워서 주사실 쪽 복도에 앉아 있었다. 대략 피검사를 한지 40분을 넘어갔더니 피검사 1차 결과가 나왔다. 내가 하는 피검사는 진단혈액과 임상화학 두 가지가 있다. 진단혈액으로는 WBC, RBC, ESR 등이 있고 임상화학으로는 LDH, CRP, ALT 등이 있다. 항상 진단혈액 검사는 빨리 나오는데 임상화학 검사 결과가 오래 걸린다. 아무래도 검사 방식에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 같다. 진료가 11시 14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검사 결과가 다 나온 것은 11시 20분 쯤이었다. 교수님이 잠깐 회진을 갔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긴 했으나 좀 더 기다렸다. 임상화학 검사가 지난 달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간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간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간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2016년에 건선을 진단받고 국립중앙의료원을 갔을 때 윤재일 교수님이 면역억제제를 쓰려고 했다. 면역억제제가 간수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간검사를 먼저 실시했는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나왔고 그때 당시 간수치도 60이 넘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교수님이 면역억제제를 미뤘다. 이후 몇 년이 흘러 화농성 한선염으로 서울아산병원을 다녔을 때 이소티논을 먹었다. 이소티논 역시 간독성이 있는 약이라 매번 병원에서 피검사를 실시했다. 이소티논을 몇 달 정도 먹은 후 간수치가 96정도까지 올라가면서 용량을 줄인 적이 있었다. 작년에 류마티스 내과에서 mtx를 비롯하여 몇 가지 약을 먹기는 했으나 간수치가 오르락내리락은 했어도 심각하게 올라간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훅 올라간 것이다.


거기에 고지혈증 약까지 먹는데도 고지혈증 수치까지 올라갔다. 내가 아침을 잘 먹지 않아서 아침에 먹는 약을 조금 빼먹기는 하지만 식단 조절도 어느정도 하고 있어서 이렇게 수치가 안좋게 나올 줄은 몰랐다. 간 수치의 경우 AST, ALT, 감마GT가 모두 상승했다. 특히 ALT의 경우 105까지 나왔다. 간수치가 지나치게 올라가면생물학적제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교수님은 생물학적제제나 지금 먹는 약이 간수치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먹는 약을 간에 덜 영향을 가는 것으로 바꾸고 우루사를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고지혈증 수치가 잘 관리되지 않으면 간수치까지 급증할 수 있다며 고지혈증 약을 제대로 챙겨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 번에 간수치를 다시 한 번 보기로 했다. 그동안 피로감이 너무 심하더니 이게 다 간수치 때문이었나 보다.

주사실로 가서 유플라이마 4회차를 맞은 다음 약국으로 내려가 유플라이마 주사를 받아왔다. 셀트리온에서 보냉백을 준다고 해서 약국에 물어봤더니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냥 알았다 하고 점심을 먹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에 병원 약국에서 전화가 와서 보냉백이 한 개 남은게 있다며 이걸 가져가라고 했다. 그래서 점심을 다 먹은 다음 원내약국으로 가서 보냉백을 받아 왔다. 보냉백 색은 솔직히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공짜로 받는건 언제나 좋다. 케이스가 좀 작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컸다. 끈도 달려 있어서 따로 매고 다닐 수도 있다. 나중에 약을 한 번에 3개월치를 받게 된다면 이 보냉백을 들고 가서 받아와야겠다.


피부과 내원 시간이 2시였는데 그것보다 먼저 갔다. 혹시나 저번처럼 오래 걸릴까봐.. 그런데 피부과는 상당히 한산했다. 안에 들어갔더니 전공의 선생님이 다 사라졌다. 아무래도 파업하러 갔나보다. 어차피 피부과는 교수님이 주사도 놓고 처치도 해주시기 때문에 전공의 여부가 크게 상관은 없다. 문제는 수술이다. 보통 수술이 외과가 많이 하지만 지금 진료를 보는 피부과 교수님은 피부외과도 함께 하시기 때문에 매주 목요일마다 수술을 한다. 저번에 피부과를 잠깐 가서 배농을 하고 왔늗데 그 부위가 여전히 욱씬거렸다. 원래 배농을 하면 아프지 않은데 어쩐지 그 부위는 느낌이 이상했다. 그때도 교수님이 염증이 꽤나 깊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마다 염증 제거 수술을 하는데 그 부위가 다른 부위와 이루어져 큰 농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수술도 못하는게 전공의 선생님이 없다. 파업이 끝나야 수술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수술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급적 피하고 싶다. 예전에 손가락 골절로 수술했을 때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염증 제거 수술은 이것보다 더 무서울 것 같다. 레딧에 한 번 수술을 검색해봤더니 수술 후 많이 아프다고 해서 걱정이다. 욱씬거리는 정도야 참을만하니까 그냥 이대로 살면 안되나 싶기도 하다...


진료를 다 본 다음에 집으로 왔다. 눈은 그쳤지만 날은 얼마나 춥던지.. 그래도 이번에는 진료는 제대로 봐서 다행인데 이제 슬슬 전문의까지 파업한다는 소문이 돌아서 걱정이다. 다른건 몰라도 피부과 진료는 꾸준히 봐야 하는데 참 -_- 다음 진료는 2주 후다. 류마티스 내과는 한 달 후인데 피부과는 2주 후에 또 가야 한다. 어떻게 된게 진료 일정이 늘지를 않을까!!!! 예전에 상태 좋았을 때는 한 달 후, 두 달 후로 이렇게 늘어날 수 있다고 했는데 그정도 수준의 관리는 안되는 것 같다. 항상 생기는 것도 보면 오른쪽은 괜찮은데 왼쪽에만 농이 생긴다. 어이없는건 상태만 보면 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미 오른쪽은 겨드랑이가 전부 흉터가 져서 딱 봐도 화농성 한선염 2단계는 넘어 보인다. 아직가지 오른쪽은 이렇다할 재발은 없다는게 다행이긴 하다. 염증 제거 수술에 대해서는 아직 교수님한테 깊게 물어본게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수술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끔 환우들을 보면 관을 박아 놓는 수술을 하던데 이런 수술인건지 아니면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그런 수술인건지 잘 모르겠다. 다음번에 가면 자세하게 물어봐야겠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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