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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이 Jul 10. 2024

Chap.32 생물학적제제 평가기간 6개월이 끝나다

이제 장기처방이 가능해진 약 

오늘 오래간만에 병원을 다녀왔다. 유플라이마를 1월에 시작한 이후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생물학적제제는 6개월의 평가기간이 끝나면 장기처방이 가능하다. 장기처방이라고 해봤자 3개월치가 한계지만 병원을 자주 오지 않아도 되니깐 좋은 것 같다. 우선, 피부쪽으로는 상태가 굉장히 많이 좋아져서 피부과 선생님이 만족하고 계시다. 유플라이마를 쓴 이후 염증이 잘 올라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종기가 없어도 느껴지는 통증도 없어졌다. 피부과 선생님이 이소티논을 복용하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이소티논을 저번 달 부터 복용 중이고, 이제 피부과는 2달에 한 번씩 내원한다. 


건선성 관절염과 관련해서는 아킬레스건염이 많이 나아졌다. 저번달까지만 하더라도 아킬레스건염때문에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도 3번 정도 하고 한의원에서 침치료도 1번 했다. 하지만, 이런 치료를 하더라도 통증은 여전했고 오히려 더 아픈것 같아서 중단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진통소염제만 복용했는데 어쩐 일인지 저번달 말부터 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이번달 초에는 중국인 친구가 서울로 놀러와서 함께 서울 구경을 나섰는데 하루에 1만보 이상 걸었음에도 아킬레스건염이 별로 아프지 않았다. 완전하게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많이 줄었다. 


지난 달까지만 하더라도 몸이 좀 무겁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체감상 느꼈지만 저번달 말부터 몸이 점점 가벼워졌다. 이번달 초반부터 굉장히 컨디션이 좋다. 이러한 것이 피검사 결과로도 나타났다. 지난 달에는 염증수치인 ESR과 CRP가 모두 높게 나왔지만 이번 달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백혈구와 적혈구 수치까지 정상으로 나왔다. 이렇게 염증수치 4가지가 모두 정상으로 나온 것은 건선성 관절염을 진단 받은 이후 처음이다. 


유플라이마 평가기간 6개월을 거치면서 들은 생각은 주사제를 맞은 이후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통증 역시 100퍼센터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건선성 관절염과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두 가지 질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가 적다. 휴미라 계열과 코센틱스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기 때문에 약을 교체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최소한 한 가지 질병이라도 나아졌다면 바꾸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유플라이마의 경우 통증 완화에 있어서는 속도가 매우 느리게 나타났지만 간헐적으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할 때도 있고, 적어도 화농성 한선염에 관해서는 효과가 매우 좋았다. 


현재 좋은 컨디션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이 상태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생물학적제제를 진행한 것에는 후회가 없다. 경구약을 복용했을 때에 비하면 생물학적제제가 확실히 효과가 좋다. 이전에 조피린, 세레브렉스, 세타마돌 등을 복용했을 때에는 몸도 엄청 피곤했을 뿐만 아니라 피부가 굉장히 민감했었다. 툭하면 피부가 뒤집어졌고 얼굴 붓기도 상당했다. 당시 캘코트정이라는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민감 반응이 나타난 것 같다. 또한, 경구약은 화농성 한선염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MTX라는 면역억제제도 복용했지만 피부나 말초관절 둘 다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유플라이마를 쓴 이후 얼굴 붓기도 다 빠졌고 피부에서 나타나는 민감반응도 많이 나아졌다. 유플라이마를 쓰면 두드러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같은 경우 이런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 휴미라를 훨씬 강하게 처방한다. 건선성 관절염은 한 달에 두 번 맞지만 화농성 한선염은 현재 내가 맞고 있는 양의 두 배를 맞아야 할 정도로 고용량을 맞아야 한다. 용량 차이가 꽤나 커서 나는 처음에 화농성 한선염에 과연 유플라이마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있었다. 질병에 따라서 맞는 용량이 차이가 난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피부과 선생님 말에 따르면 이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고 용량이 다르다고해서 효과가 떨어지고 그런건 아닐거라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몇 개월 맞아 보니 효과는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나보다 병증이 더 심각한 사람들은 피부과쪽에서 산정특례를 받아 휴미라를 진행한다. 하지만, 휴미라의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은 경우를 생각보다 많이 봤다. 코센틱스 역시 화농성 한선염에 한해서 처방이 가능해져 몇몇 환우들이 맞고 있지만 그렇게 효과가 드라마틱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분들에 비하면 나는 증상이 훨씬 덜한 편인데 유플라이마를 맞고 피부쪽으로는 상당히 개선되었으므로 운이 좋은 케이스인 것 같다. 이런거 보면 주사제는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되기 때문에 맞기 전까지는 그 효과를 알 수 없는 것 같다. 


간수치 때문에 이번 달에는 1달치만 처방받아서 왔다. 다음 달에 간수치가 괜찮아지면 2달치를 한 번에 받아올 것 같다. 하루 빨리 3개월치를 처방을 받고 싶다. 대중교통 타고 병원가는 것도 힘들고, 약때문에 영국에서 한국을 왔다갔다 하기에는 무리이기 때문에 다음 번에 수치만 좋아진다면 선생님한테 3개월치를 한 번 어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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