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눈 한 조각의 빵

by 은파랑




함께 나눈 한 조각의 빵


따스한 빛이 창문 너머로 스며들던 오후, 낡은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빵 한 조각이 세상의 전부인 듯 보였다. 빵은 특별하지 않았다. 겉은 약간 딱딱했고, 속은 지나치게 부드러워 잘 부서졌다. 하지만 순간, 빵이 가진 의미는 그 이상의 것이었다.


내 앞에 앉은 이는 손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사람이었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 손으로 그는 조심스레 빵을 떼어내어 내게 건넸다. "작지만 함께 나누면 더 커지는 법이지." 그의 말은 바람처럼 가볍고도 깊었다.


빵을 받아 든 손끝이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그것은 한 조각의 빵이 아니었다. 나눔이었고, 연대였으며, 무엇보다 함께한다는 믿음이었다.


한 조각의 빵은 아주 작았다. 하지만 빵을 나누며 서로의 얘기가 한 조각씩 더해졌다. 오늘의 걱정과 어제의 웃음소리가 빵 위에 얹히고,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서로를 이해하는 작은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빵은 맛이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눔의 온기가 맛을 채웠다. 껍질이 부스러지고 속이 입안에서 사라질 때, 그 자리엔 묘한 충만함이 남았다. 그건 빵이 아닌, 함께하는 순간이 주는 충만함이었다.


한 조각의 빵을 나눈다는 것은 음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나누는 일이다. 빵 조각 속에 담긴 시간과 마음은 우리의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빈 마음을 채웠다.


그리고 깨달았다. 진정한 나눔이란 크기나 양에 달린 것이 아님을. 때로는 한 조각의 빵, 그것 하나로도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다.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가 모여 세상을 채우는 큰 빵이 된다는 것을.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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