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잊고 지내던 친구와의 재회

by 은파랑




오래 잊고 지내던 친구와의 재회


시간은 우리를 얼마나 멀리 데려다 놓았던가. 바쁜 일상 속에 이름조차 희미해질 만큼 잊고 지내던 친구와의 재회는,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 신선한 바람을 맞는 순간 같았다.


처음 얼굴을 마주했을 때, 낯설고도 익숙한 감정이 교차했다. 그 시절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기억들이, 표정과 눈빛 사이에 은은히 퍼졌다. 어색하게 주고받던 첫인사 속에서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모습은 변했을지언정, 마음속에 남아 있던 무언가는 그대로라는 것을.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눈 이야기는 물길처럼 자연스럽게 흘렀다. 추억 속에 묻혀 있던 작은 사건들, 그날의 웃음과 눈물, 그리고 그 당시 느꼈던 꿈과 열정이 다시금 입술 위에 올라왔다. 시간 속에 잊힌 줄 알았던 기억들이 어느새 우리 사이를 메우고 있었다.


서로 다른 길 위에서 지나온 이야기들은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뿌듯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각자의 시간 속에서 성숙해졌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그 시절의 우리 모습이 남아 있었다. 과거의 우리가 지금의 우리를 만나 손을 마주 잡는 듯한 순간이었다.


재회가 끝난 후, 발걸음을 돌리며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친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손을 흔들며 보내는 그 모습에서 나는 알았다. 이 만남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오래 잊고 지냈던 친구와의 재회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시간을 존중하고, 다시금 함께 걸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일이었다. 그날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고, 추억은 앞으로의 삶 속에서 오래도록 반짝일 것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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