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다시 만난 옛 친구

by 은파랑




우연히 다시 만난 옛 친구


사람의 인연은 신비롭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언젠가 마음속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목소리가, 어느 날 불쑥 세상 한가운데 나타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날도 그랬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엇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살고 있었다. 그런데,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한 얼굴은, 시간을 거슬러 오래된 기억으로 데려갔다.


“혹시... 너?”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 전, 눈빛으로 먼저 알아보았다. 세월이 흐른 만큼 얼굴에는 조금의 흔적이 남았지만, 미소만큼은 예전 그대로였다. 순간, 오래된 책장을 펼친 듯, 추억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함께 했던 학창 시절, 어리숙한 농담에 깔깔대던 웃음소리, 빗방울 내리던 운동장 끝에서 함께 기다리던 버스… 모든 순간이 지금 여기에서 다시 숨 쉬는 듯했다. 그때와 다름없이, 몇 마디 말도 없이 금세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 친구와의 재회는 과거의 얘기를 나누는 것만이 아니다. 현재의 자신을 내보이고, 간격을 조심스럽게 메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평범한 질문이 어쩌면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장 깊은 대화일지 모른다.


시간은 우리를 멀리 데려갔지만, 그날 다시 하나의 순간에 머물렀다. 헤어질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우연이 또 올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알 것 같았다. 우연은 우연 이상이었고, 인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그날 이후, 종종 그 만남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삶은 언제나 새로운 만남과 오래된 인연이 교차하는 무대라는 것을. 그리고 가끔은, 놓친 줄 알았던 소중한 것들이 느닷없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친구를 다시 만난 건, 내가 잊고 있던 어떤 따뜻함을 다시 상기시키는 순간이었다.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와 마음을 적시는 것처럼, 그날의 만남은 일상에 작은 빛을 더했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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