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다리 위에서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176

by 은파랑




끊어진 다리 위에서


단단한 돌다리를 걷고 있다고 믿는다. 발밑에 느껴지는 안정감이, 다리는 언제까지나 그대로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하지만 돌다리도 세월의 물길에 부서지고, 작은 균열이 거대한 파열로 이어질 때가 있다.


사소한 다툼, 그것은 작은 모래알처럼 시작된다. 그날의 우리는 서로의 말투에 묻어있던 날카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목소리는 높아졌고, 마음속 다리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 그런 말을 했어?"라는 단순한 질문도 오해로 휘감겨, "그럼 너는 왜 그랬어?"라는 대꾸로 돌아왔다. 돌다리 위의 균열은 점점 넓어졌고, 그 사이로 불신과 상처가 고였다.


결국 다리는 끊어졌다. 우리가 다시 만날 기회는 사라진 것만 같았다. 한때 다정했던 시간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다툼의 순간은 사라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유령처럼 따라다녔다. 왜 작은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졌을까?


이 경험에서 깨달은 것은 다툼 자체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다툼을 다루는 방식이 다리를 무너뜨린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서로의 감정을 온전히 헤아리기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 몰두했기 때문에 다리가 부서진 것이다.


다툼 속에서도 상대의 말을 온전히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귀 기울이는 자세는 다리 위의 균열을 메우는 첫 번째 도구다.

대화를 늦추고 잠시 멈춰 생각하라.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침묵이 가장 효과적인 반응일 수 있다. 침묵은 단절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준다.

사소한 갈등이 생기면 바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균열은 방치할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라는 말은 다리를 다시 놓는 가장 빠른 길이다.


다리 위에 다시 설 수 있을까? 어쩌면 예전처럼 단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용기와 노력으로 새로운 다리는 놓일 수 있다. 부서졌던 경험이 새로운 다리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삶에서 다툼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다툼 속에서 다리를 지키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다리 위에서 더 멀리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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