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에서 노파가 두 손을 모았다.
그녀의 입술은 조용히 움직였고,
초는 바람에 흔들리며 깜박였다.
그곳은 신목(神木)이었고,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고,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죽은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떨렸고,
그 속에서 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런데, 먼 산 아래, 도시에선
종소리가 울렸다.
크고 하얀 건물 안에서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십자가를 그었다.
그들의 신도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신의 이름으로 사람들은 희망을 찾았다.
노파의 기도와 도시의 기도.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본질은 같지 않을까?
누군가는 산을 오르고,
누군가는 성당의 문을 연다.
누군가는 무당을 찾아 굿을 하고,
누군가는 절에서 목탁 소리를 들으며 참회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같은 곳을 향한다.
간절함. 인간의 바람.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기대는 마음.
과거의 사람들은 강과 바람, 나무와 불 속에서 신을 보았다.
그들은 자연을 경외하며,
산신(山神), 용왕(龍王), 가택신(家宅神)에게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며 신의 이름이 바뀌고,
기도의 방식이 변했어도,
기도하는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하늘을 향해 손을 모으는 사람들.
그것이 무당이든, 신부든, 스님이든,
신을 향한 길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신은 어디에 있을까?
산속 바위틈에?
향불이 피어오르는 굿판 속에?
혹은, 예배당의 촛불 위에?
어쩌면 신은,
그를 부르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기도하는 순간,
신은 우리의 마음속에 깃드는 것이 아닐까.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