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움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80

by 은파랑




자유로움


자유로움은 광활한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배와 같다. 바람이 불면 흘러가고, 바람이 잦아들면 고요를 맞이하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슴을 뛰게 만든다. 구름이 낮게 깔려도, 파도가 거칠게 몰아쳐도, 스스로 키를 잡아 원하는 곳으로 항해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자유로움이 주는 근원적 설렘과 용기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자유가 주는 해방감이 동시에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택의 무게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른다는 막막함은 때론 우리를 옭아매기도 한다. 하지만 불안을 껴안고서라도 자유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그 가능성의 지평이 너무나 넓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도 ‘자유로움’은 끊임없이 찬양되고 탐구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월든』을 펼쳐 보면, 숲 속 호숫가에서 홀로 생활하는 소로가 발견한 진정한 자유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살아가는’ 자유를 만끽한다. 우리는 그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자유란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진 ‘고요한 자립’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결국 자유로움이란, 세상의 규칙과 편견을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의 다른 이름이다. 때론 길이 아득하게 느껴질지라도, 마음 한구석에서 “지금 이 순간, 나는 선택할 수 있다”는 불멸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면, 이미 자유로운 영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 속에서, 내면의 외침이 더 크게 울리기를. 그럴 때 비로소, 바람과 물결을 온몸으로 느끼며 어디로든 항해해 갈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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