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81
동경은 아직 손에 닿지 않는 별을 바라보며 가슴 깊숙이 피어오르는 신비한 불꽃과 같다. 가까이서 보면 금방이라도 품에 안길 것 같지만, 막상 손을 뻗으면 아스라이 멀어져 버리는 별빛. 아련함 속에서 우리는 ‘좀 더 나아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캄캄한 밤하늘을 등대 삼아 긴 항해를 시작하는 뱃사공처럼, 동경은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은밀한 추동력이 된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의 욕망을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이라 표현했다. 갈증이야말로 우리를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를 찾아 헤매게 만든다. 미완성의 결핍 상태가 곧, 새로운 꿈과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는 셈이다. 반면, 전부 얻어 버린 순간 느끼는 허탈함과 공허 역시 증거다. 동경의 힘은 늘 부족하고 미완성인 자신을 달래 주면서도,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묘한 역설을 품고 있다.
책 속에서도 동경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예컨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는 자기 별에서 멀리 떠나와, 길들여진 장미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그리움이 없었다면 그는 이 세상 곳곳을 유영하며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경이란 그런 여행을 부추기는 숨은 별이고,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불씨다.
동경은 우리를 흔들고 아프게도 하지만, 떨림 덕분에 삶은 더 선명해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나약해 보이는 갈망이 사실은 나를 일으키는 가장 강인한 에너지다. 무언가를 동경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어떤 모험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눈앞의 별이 잡힐 듯 말 듯 손끝에서 아른거리는 순간이야말로, 인생이 가장 빛나는 찰나이기 때문이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