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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깊이

마이스타 365 #48

by 은파랑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깊다.”

- 칼 융


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의 마음을 탐험하는 깊은 잠수부였다. 그는 말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표면일 뿐 진짜 이야기는 아래 흐르는 무의식 속에 있다고. 눈앞의 사실은 거울일 뿐이며 너머에 진실이 숨 쉰다고


융은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의 길을 열었지만 이내 갈라선다. 그는 마음을 병의 집합으로 보지 않았다. 신화와 상징, 꿈과 원형, 내면과 세계를 연결 짓는 다리를 만들고자 했다.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깊고 어두운 바다였다. 그는 그 바다를 ‘무의식’이라 불렀고 그 안에서 별처럼 떠오르는 자아를 보았다.


당신이 보는 것은 전부가 아니다.

사람의 웃음 너머엔 눈물이 있을 수도 있고

평온해 보이는 하루의 저편엔

지나온 폭풍이 누워 있을 수도 있다.


꽃은 땅 위에 피지만

뿌리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깊이가

그 사람의 진짜 얼굴이다.


그러니 오늘,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스스로를 얕게 여기지도 말자.

당신의 깊이는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곳엔 무수한 가능성과

가라앉은 별들이 있다.


세상은 얕지 않다.

삶은 얕지 않다.

당신 또한 그렇게 깊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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