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의 온기
천안은 지나가는 도시이면서 이상하게도 기억에 남는 곳이다. 기차가 멈추고 차가 잠시 쉬어가는 사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손에 무언가를 쥔다. 그것은 작고 따뜻하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막 구운 온기가 조용히 전해진다. 이 도시의 시간은 그렇게, 한 입의 간식으로 머문다.
천안 호두과자는 크지 않다. 그래서 더 쉽게 다가온다. 한 입 베어 물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이어진다. 반죽의 은은한 단맛이 먼저 퍼지고 이어서 팥앙금의 달큰함이 부드럽게 감싼다. 사이에 숨어 있는 호두는 오독오독 씹히며 고소함을 남긴다. 입안에서 과하지 않게 하지만 분명하게 남는 맛이다. 이 간식은 크게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기분을 바꾼다.
호두과자는 단순한 재료로 이루어진다. 밀가루 반죽, 팥앙금 그리고 호두다. 하지만 핵심은 균형이다. 반죽은 너무 두껍지 않게, 앙금은 과하지 않게, 호두는 한 조각으로 충분히 존재를 드러낸다. 특히 호두는 이 과자의 이름이자 중심이다. 고소함과 씹는 재미를 더해 단맛을 단순하게 끝내지 않는다.
천안 호두과자는 1930년대에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천안이 교통의 요지였던 만큼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간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이 과자에는 이’의 기억이 담겨 있다. 기차역, 버스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 어딘가로 향하는 길 위에서 늘 함께한다. 누군가는 여행의 시작에서,
누군가는 돌아오는 길에서 이 과자를 만난다.
천안 호두과자는 금방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짧은 순간이 이상하게 길게 남는다. 따뜻했던 손의 감각, 입안에 퍼지던 달콤함, 그리고 잠시 멈춰 있던 시간이다. 이 작은 과자는 말한다. 길 위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아주 짧은 순간으로도 마음은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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