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함 속의 바다
서산의 바다는 넓고 낮다. 갯벌은 숨을 쉬듯 드러났다 사라지고 위에서 작은 생명들이 자란다. 그중에서도 겨울 바다의 깊이를 담은 것이 있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굴 그리고 시간을 더해 완성되는 이름, 어리굴젓이다.
어리굴젓은 강하다. 첫 향부터 짭짤하고 알싸하게 코끝을 스친다. 한 점을 밥 위에 올려 먹으면 굴은 탱글 하게 터지며 바다의 맛을 그대로 풀어낸다.ㅈ양념은 매콤 하게 뒤를 밀어주고 감칠맛은 진하게 남는다. 작은 한 점이지만 여운은 길다. 밥 한 숟갈이 더 필요해지는 이유가 바로 깊이다.
어리굴젓의 재료는 단순하다. 어린 굴, 소금, 고춧가루, 마늘이 전부다. 하지만 핵심은 숙성이다. 신선한 굴에 양념을 더해 일정 기간 발효시키면 짠맛과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 과정에서 굴의 단맛은 더 또렷해지고 전체 맛은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서산은 굴로 유명한 지역이다. 특히 간월도 일대의 굴은 풍부한 영양과 맛으로 알려져 있다. 어리굴젓은 굴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방법에서 시작되었다. 신선한 재료를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지혜가 지금의 별미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 음식에는 지금을 오래 붙잡아 두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어리굴젓은 양이 많지 않다. 하지만 한 점이 식탁 전체를 바꾼다. 이 음식은 말한다. 작은 것이 충분히 중심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깊이는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 서산의 어리굴젓은 그렇게 남는다. 짭짤하게 하지만 깊게 남는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