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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 Feb 24. 2020

콘텐츠는 취향을 탑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에디터, 회사, 그리고 대중의 취향은 각자 달라요. 그래서 어렵죠.

취존 좀요, 취향 존중이요.


'취존'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 정착한 지 오래다. 취존, 취향 존중의 줄임말인데 각자 다른 개인의 취향을 서로 존중해주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취향은 콘텐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사람은 본인의 취향을 좀 더 세밀하게 파고들기 시작했고, 기계는 취향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그 취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사람이라면 이걸 좋아할 거야' 하고 기계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곤 신나서 보고 싶어 할 만한 영상 클립, 관련 글, 좋아할 만한 음악 등을 추천한다. 이렇게 취향은 콘텐츠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나의 취향 ≠ 회사 취향

취향과 콘텐츠는 떼놓을 수 없는 실과 바늘인데,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에디터 개인의 취향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서 1차 갈등이 발생한다. 나의 취향과 회사의 취향이 100% 같을 수는 없다는 것. 나에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회사의 시각에선 '왜 매력적이고 왜 재미있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이런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회사를 잘 알아야 한다.


이 회사가 팔고자 하는 상품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장점과 단점, 브랜드 가치, 브랜드 타깃, 그리고 이 회사가 단기/장기적으로 세우고 있는 플랜도 모두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취향을 느껴보자. '내가 이런 장점과 단점, 이런 콘텐츠 소스들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하고 고민도 해보고. 그리고 무엇보다 좋아해야 한다. 이 회사에 대한 애정만큼 이야깃거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애정이 없으면 눈에 핏줄을 세워가며 찾아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회사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기획한다.





취향은 대중적이지 않다.


내 취향을 모두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가지고 와 내 취향에서도 바라보아야 한다. 지난 실전 경험과 촉을 바탕으로 이것은 될 놈인지 안 될 놈인지 판단하는 것은 에디터의 능력이니까. 그렇다고 내 취향을 너무 관여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내 취향과 더불어 타깃의 취향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상품에게 지갑을 열어야 할 것은 '내'가 아닌 '타깃'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취향이 아닌 '타깃'의 취향에 맞추는 것이 요즘 콘텐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다. (물론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타깃의 범위가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결국 에디터의 취향을 바탕으로 회사의 취향과 타깃의 취향의 중간 타협점을 잘 찾아야 한다. 그게 미디어 회사가 아닌 일반적인 브랜드 회사 콘텐츠팀 에디터의 몫이다.





preference와 popularity는 다르다.


취향이라는 것이 참 어렵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그룹으로 묶어놔도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그룹에 속한 모두가 공감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에디터는 본인의 취향도 지키되, 타깃의 모든 관심사를 꿰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관심사와 극을 달리더라도.


아니면 차라리 나의 취향이 엄청나게 유니크하고, 내가 그 취향에 관련된 모든 콘텐츠(라 함은 아트워크부터 시작해 관련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커뮤니티 등등)를 알고 있다면 나의 취향은 곧 경쟁력이 된다. 그러니까, 취향도 부지런해야 생기는 거다. 노력하고 연구도 해야 한다. 그렇게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내 것이 되어 있다.


나의 취향, 회사의 취향, 그리고 내 콘텐츠를 볼 사람들의 취향.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 그게 바로 바른 콘텐츠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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