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37 인생 친구와 함께 듣는 노래
영화 '업사이드'
죽고 싶을 만큼 아프냐고 델이 묻자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내를 잃을 때만큼은 아니라는 필립은
가만히 누워 천장에 매달린 모빌을 보며
'정결한 여신'과 '네순 도르마'를 듣습니다
델이 무슨 노래냐고 묻자
'아무도 잠들지 말라'라고 대답하죠
그렇게 시끄럽게 외쳐대면
아무도 잠들 수 없을 거라는 델의 대답처럼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예술적 공감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장에서
'밤의 여왕 아리아'를 들으며 이루어집니다
'마술피리' 공연장에서 웃고 떠들다가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지만
필립은 너그럽게 웃어 줍니다
노래가 시작하기 전인데 어떠냐는
델의 말을 여유롭게 존중해주고
나뭇잎을 두르고 등장하는 파파게노를
나무 같다고 웃어도 너그럽게 받아주다가
'밤의 여왕 아리아'를 집중하며 듣고
기립박수를 하며 브라보를 외치는 델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목 아래로는 마비 상태라
남의 손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부자 필립과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일자리가 필요한 빈털터리 델이 인생 친구가 되어
오페라 아리아를 함께 듣는 영화 '업사이드'는
2012년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을
리메이크했다고 합니다
포스터의 문구는 이렇습니다
'99% 다른 인생의 두 남자
1% 인생 친구가 되다'
아내와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사고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가 된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연기하는 부자 필립과
케빈 하트가 연기하는 생활 보조사 델이
티격태격 꽁냥꽁냥 인생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이 흐뭇하고 뭉클합니다
아침에 남의 손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처럼 자유롭다는
필립의 수평적 사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딱딱한 내용이라는 델의 똑똑함을 알아보는
필립은 사람 보는 눈을 가졌습니다
전과자인 데다가
가족은커녕 자신을 돌보는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수투성이 델에게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뭐냐고 필립은 묻습니다
델은 엉뚱한 사업 아이템을 건네기도 하고
필립이 편지친구 릴리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아쓰는 이본(니콜 키드먼)에게
재미난 말장난을 걸기도 하고
릴리의 사진을 검색해서
탐정놀이를 해보자는 엉뚱한 제안을 하기도 하며
무미건조한 필립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
용기를 주며 필립을 웃게 만듭니다
생일 모자와 풍선은 싫다는 필립이
드라이브 가자는 말에
아들 앤서니도 함께 데려가는데
아빠 델에게 운전사냐고 묻자 수석비서라고
오른팔도 되고 왼팔도 된다는 필립의 대답이
너그럽고 따사롭고 사려 깊습니다
델과 이본이 필립의 생일날 준비한
서프라이즈 파티를 필립은 반기지 않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는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는 필립에게
특권은 개나 주라고
델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데
움직일 수 없는 필립 대신 우당탕탕
시원스럽게 망가뜨려 주는 델을 보며
필립은 마음속 앙금을 털어냅니다
이본에게 화내서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생일파티에 참석하게 되죠
델이 전과자임을 아느냐는 친구의 경고에
과거는 중요하지 않고 현재가 중요하다며
필립은 오지랖 친구에게 델의 그림을
비싼 값에 넘기기도 하며 델을 돕습니다
생일파티에 초대한 리릭 소프라노에게
'밤의 여왕 아리아'를 신청하고 지휘하는 델을
따사롭게 바라보고 흐뭇하게 웃으며
이본과 함께 휠체어 댄스를 추다가
편지친구 릴리의 전화를 받는
필립의 표정이 대략 난감~
토요일 만나기로 릴리와 약속하는데
결혼반지는 빼고 나가라는
델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델에게 5만 달러를 그림값이며
종잣돈이라고 건넵니다
필립의 상태를 알고 있었으나
예상과 달리 벅차다는 릴리와의 만남이
필립을 실의에 빠뜨리고
편지친구 릴리와의 편안한 관계를 뺏겼다며
델을 해고하는 필립에게
자신은 전과자지만 앞을 향해 나아간다고 하죠
델은 필립에게 받은 그림값 5만 달러로
넓고 좋은 새 집을 아내에게 선물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새 간병인을 거부하며
덥수룩해져 버린 필립은
비서 이본까지 밀어내서 떠나게 하고
보다 못한 물리치료사 매기가
델에게 필립의 상황을 전합니다
델은 필립을 찾아가 드라이브 하자며
영화의 처음 장면으로 돌아가죠
과속으로 달리다가 경찰에게 붙잡히자
필립이 중환자 연기를 하기도 하면서
함께 '네순 도르마'를 듣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날아오르는
필립과 델의 모습이 활기차고 아름답습니다
'내가 날고 있다니'
델의 말이고 또한 필립의 마음인 거죠
면도를 해 주고 좋은 선물이라며
이본을 다시 만나게 해 주고는
이본과 함께 웃는 필립을 보며
델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빈체로 빈체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
'네순 도르마'를 배경으로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필립과 이본의 패러글라이딩이
힘차고 아름답고 자유로워 보입니다
필립과 델은 여전히 친구로 지낸다는
자막까지도 흐뭇하고 기분 좋은
영화 '업사이드'를 보며
인생이란 그런대로
괜찮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겁쟁이라 패러글라이딩은 못하지만
오페라 아리아는 들을 수 있으니
인생 친구와 함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듣고 싶습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도 이어서 들어야죠
인생의 빈체로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