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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시간 05 인생이라는 판타지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by eunring

습관적으로 켜 놓은 TV에서

저 혼자 무심히 흘러나오는

경쾌한 노래를 잠시 들었어요

'내게는 별빛도 있고

내게는 꿈도 있고

내 님이 있는데

더 무얼 바래~'


노래는 이미 끝나가는 무렵이라

제목은 보지 못했으나

가사가 귀에 쏙 들어오고

노래하는 성악가의 표정이 밝아서

잠시 귀 기울여 집중했죠


별빛과 꿈과 님이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는 노래 가사가

마음에 들어 흥얼거리다 중얼거리며

내가 가진 세 가지를 떠올려보았어요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그것도 있는데 무얼 더 바래~

내게도 세 가지 정도는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생각하며

나 홀로 커피타임~


다시 TV 채널을 돌리다가

이번에는 동그란 안경을 쓴

꼬맹이 마법사 해리 포터를 만납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작품인데

2001년 영화라서

제때 보지 못했습니다


좋아하는 판타지 영화를

제때 보지 못한 이유는

내 인생의 판타지 덕분이었죠

그때 심하게 아파서 병원 들락거리느라

영화를 챙겨 볼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 무렵 함께 병원 드나들던 이들은

저 하늘의 별빛 되어 무심히 반짝이는데

나는 아직 햇살 가득한 지상에서

촉촉 봄비도 맞아가며

또 한 번의 봄을 맞이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판타지가 아닐까 하는

엉뚱 발랄한 생각을 해 봅니다


이십 년이 지나 다시 만나는

영화 '해리 포터'도 판타지

내 인생도 판타지라는 생각에

가만가만 배시시 웃다 맙니다

하늘의 별이 된 이들이 그립고

그보다 더 많이 미안하기도 해서요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덤블도어가 아기 해리 포터를

이모네 집에 맡기는 장면을 시작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문을 활짝 열어요


이모네 집 계단 아래 벽장에서

구박쟁이로 살던 고아 소년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 앞으로

열한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초록색 잉크로 쓰인

한 통의 편지가 슝~ 날아옵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입학 초대장이죠


생일을 축하하러 온 거인 해그리드에게서

자신이 마법사라는 이야기를 들은 해리가

마법학교에 입학해서 배우고 겪는

일 년 동안의 일들을 보여주는데요


마법학교로 가는 열차 안에서 만난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함께

마법학교에 입학한 해리는

모험의 세계에 발을 내딛으며

신기한 마법을 배워나갑니다


계단이 휘리릭 움직이고

액자 속 소녀가 환영 인사를 건네고

액자 속 여인이 툭 튀어나와 암호를 묻고

액자 문이 열리면 공동 거실이 나오는

호그와트에서 촤라락 펼쳐지는

신기한 마법의 세계에

나도 함께 커피 한 잔을 들고

스르르 빠져듭니다


동그란 안경 쓴 꼬맹이 소년 해리가

설렘 가득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빗자루에게 '올라와' 명령하며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재미난 비행 수업을 할 때

함께 하고 싶다는 엉뚱 생각에

혼자 실실 웃어보기도 하고~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날아다니는 작은 공 스니치가

신기해서 주머니에 하나 갖고 싶다는

부질없는 욕심도 잠시 부려봅니다


물건을 공중에 띄우는 마법을 배우는 시간

깃털을 휘이익 탁~ 손목의 움직임으로

'윙가디움 레비오사' 주문을 외우며

헤르미온느가 날아올리는 깃털이

신기하고 아름다워서

마음을 빼앗기기도 해요


지하감옥의 트롤이 나타나는 소동 중에

화장실에 틀어박혀 울고 있던

헤르미온느를 찾아 나선 해리와 론이

얼떨결에 트롤을 물리치기도 하는

깨알 재미도 쏠쏠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퀴디치 게임에서 스타가 된 해리는

호그와트 지하실에 영원한 생을 주는

마법사의 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부모님을 죽인 볼드모트가

마법사의 돌을 노리고 있음을 알고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의 도움으로

소망의 거울 안에 숨겨져 있는

마법의 돌을 획득합니다


해리를 이용해 마법사의 돌을 꺼내

악용하려는 볼드모트는 육신을 잃고 잠적하고

해리에게서 마법사의 돌을 빼앗으려는 퀴렐은

해리의 몸에 손도 대보지 못하고

그만 불에 타 죽어요


덤블도어는 플레멜과 합의하여

악용되기 쉬운 마법사의 돌을

파괴하기로 결정하는데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삼총사의 멋진 활약으로

그리핀도르 기숙사 평점은

막판 역전으로 우승을 거머쥐고

해리는 방학을 맞아 집으로~!!


'윙가디움 레비오사'

멋지게 주문을 외우며

해리 포터 시리즈 문을 열고

재미나게 첫 발을 내디뎠으니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다음 편들도

차근차근 찾아 즐기며

원작보다 키가 덜 자란 해리

엄청난 미인으로 자란 헤르미온느

귀여운 아역들이 영화와 함께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은근 기대가 됩니다


해리 포터

만나서 반가웠어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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