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99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영화 '미스 비헤이비어'

by eunring

딸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라는데

안타깝게도 딸이 없으니

혼자 봅니다


어린 딸아이에게 립스틱을 발라주는

엄마처럼 가정에 묶여 살고 싶지 않다며

엄마 말씀 안 듣는 고집쟁이 샐리를

딸이라고 생각하는 건 좀 버거우니

샐리 역의 키이라 나이틀리를

딸이라 생각하고 봅니다


세상을 바꾼 여자들 이야기랍니다

왕관을 거부한 유쾌한 반란이라는군요

양성평등이니 역차별을 말하는 요즘 세상에

여성해방이라니 좀 뜬금없지만

1970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스 월드 생방송 중에 전 세계 1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보란 듯이 시위를 벌인

샐리 알렉산더와 조 로빈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무시당하지만

실력으로 이기겠다는 역사학자인

샐리(키이라 나이틀리)

페미니스트 예술가 조(제시 버클리)

역사상 최초의 미스 그레나다로

흑인 소녀들에게 희망을 건네고 싶은

제니퍼(구구 바샤-로)

미스 월드 생방송 현장에서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맞짱을 뜬

용기 있는 여성들의 유쾌한 반란이랍니다


'우린 예쁘지도 않고

추하지도 않고 화가 났을 뿐'이라는

그들의 외침에 소리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바꾼다는 건 길들여지지 않겠다는 거니까요


'왜 여자들은 외모로 지위를 얻어야 하나요

값을 매기기 위해 체중과 치수를 재고

공개 심사를 하는 그건

가축시장이 유일'하다고

샐리는 말합니다


샐리와 우승자 제니퍼가 만났을 때

'오늘 밤 방송을 본 세상 모든 소녀들이

백인이어야만 세상에서 자리를 얻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미스 월드 최초 흑인 우승자인

제니퍼(구구 바샤-로)는 말하죠

'하지만 외모 경쟁으로

우리의 세계가 좁아지지 않을까요?'

샐리의 질문에 제니퍼는 대답합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처럼 선택하며 살고 싶다는 거예요'

삶의 관점과 방식이 다른 두 사람의 말속에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맞서는

여성의 자유와 선택이라는 주제가 압축됩니다


1970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대회 일인자를 뽑기 위한

미인들의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전통의상 퍼레이드에 이어

이브닝드레스와 수영복 심사 후

미인들이 퇴장하자 사회자 호프가 등장하여

박수갈채를 받으며 가축시장이라는

샐리의 메시지를 신랄하게 비판하자

유명 코미디언 밥 호프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며 여성해방을 외치는

소란과 난장판이 그대로 방송되고

권총을 든 샐리와 조는 붙잡힙니다


엉망진창인 방송을 보며 하하 웃는

호프의 아내 돌로레스가

상심해 돌아온 호프에게

'누가 죽었냐 전쟁에서 졌냐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며

그 여자들이 미친 것 같냐고 마디 던지고

늘 그렇듯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유유히 외출합니다


샐리의 시위를 반대하던 엄마는

법정까지 간다면 깔끔 정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웃으며 괜찮다고 하죠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샐리처럼

엄마도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가 봅니다


미스 월드 우승자 제니퍼는 금의환향해서

꼬맹이 소녀들의 환한 미소와 함께

행복한 모습이지만 방송인이 되는 대신

공부를 계속했답니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권리와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이 평등이고

자유는 남에게 구속받거나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는 것이죠


자유롭기 위해서는 평등해야 하고

평등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의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평등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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