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01 아침 까치와 서곡 사이
로시니 '도둑까치'서곡
엄마와 짧은 아침 산책길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나면
엄마가 반갑다고 좋아하십니다
까마귀 소리보다는 귀여운 참새들 소리나
경쾌한 까치 소리를 더 좋아하시죠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거나
기쁜 소식이 온다고 해서 길조라 여기는데
유난히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아침 까치 같다'라고도 하죠
'까치 뱃바닥 같다'는 말도 있어요
실속 없이 뻥뻥 허풍을 잘 떨고
큰소리나 흰소리 잘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랍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까치를
머리는 좋으나 얄미운 새로 여긴다고 해요
번잡한 뉴스 대신
아침에 듣는 로시니의 '도둑까치 서곡'에
고개 갸웃거리며 귀를 기울입니다
까치와 도둑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음악은 신선하고 장대한 느낌을 줍니다
아침이 건네는 활기찬 밝음과 잘 어울려요
오페라나 연극 공연을 시작하기 전
아직 막이 아직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을
서곡(overture)이라고 하는데
그 자체가 독립적인 곡이 되기도 한답니다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는
작은북의 활기찬 독주로 시작해
행진곡풍의 힘차고 씩씩하면서도
아름답고 화려하고 장대하게 이어지는
로시니의 '도둑까치' 서곡은
2막 희가극의 서곡인데
게으른 천재 작곡가 로시니가
오페라 공연 당일 벼락치기 공부하듯
작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답니다
은식기를 둥지로 물어 나른다거나
은화를 훔쳐 물고 달아나는 등
사람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어
말참견까지 하는 재미난 까치가 등장하죠
가난한 군인의 딸인 니네타와
귀족 청년 자네토는 사랑하는 사이지만
신분의 차이로 몰래 사랑하는
안타까운 연인들이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자네토의 축하파티에 일을 거들러 온
니네타는 은그릇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동안 은수저나 포크들이 없어지는 일이
잦았던 탓에 니네타가 의심을 받게 됩니다
니네타의 아버지가 상관과의 다툼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자 도피자금을 마련하려고
가지고 있던 은수저와 포크를
니네타에게 건네는 바람에
니네타가 누명을 덮어쓰게 되지만
아버지를 위해 입을 다물어요
누가 자네토의 신부가 될까~
사람들의 이야기에 까치가
니네타라고 대꾸하며 끼어들다가
대체 누가 은식기들을 훔쳐가느냐고
쑥덕거리는 사람들 이야기에도
물색없이 끼어들어 니네타라고 외쳐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답니다
일이 풀리려고 소작농 피포가
은화를 물고 날아가는 까치를 보게 되고
뒤쫓아가 찾아낸 까치 둥우리 속에서
그동안 없어진 은그릇들을 발견하게 되죠
은수저나 은포크의 실종은
까치의 소행임이 밝혀지고
니네타와 자네토는 사랑을 이루고
아버지도 구하게 되어
모두가 기뻐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답니다
오페라에서 까치 역의 연기자는
검고 긴 꼬리를 달고 나타난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오페라로 공연되기보다는
서곡이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된다고 해요
작은북의 힘찬 연주로 시작해
소리를 층층이 쌓아가는 로시니 크레센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생동감 있는 곡이라
음악회의 오프닝 곡으로 어울린답니다
아침 산책길에 까치를 만나면
찬찬히 눈여겨봐야겠어요
혹시 입에 은화 한 닢 물고 있지나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