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29 꿈을 향해 날아오르는

영화 '알렉산더'

by eunring

'행운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라는 자막으로

영화 '알렉산더'는 시작의 문을 열어요

그리고 40년이 지나 알렉산더 사후

이집트 파라오가 된

늙은 프톨레마이오스(안소니 홉킨스)의

회상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친구 같은 왕이었고

프로메테우스 같은 친구라고

그가 세상을 바꾸었다고 담담히 회상하죠

수많은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세우고

동서 문화의 교류와 헬레니즘 문화를 융합한

알렉산더 대왕의 짧은 생애를 그리기에

3시간여의 러닝타임은 길지 않아요


"역사는 꿈을 좇는

위대한 사람을 기억한다'라고

영화를 마무리하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말처럼

원대한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날아오르며

새로운 세상을 보고자 했던 그의 꿈을

한 편의 영화에 담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테죠

그래서 친구 프톨레마이우스의

회상이라는 액자 속에

알렉산더의 이야기를 담았나 봅니다


마케도니아 필립포스 2세(발 킬머)와

에피루스의 공주 올림피아스여왕

(안젤리나 졸리)의 아들로 태어난

알렉산더(콜린 파렐)

부모의 불화 속에서 자라납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영어식 표현이 알렉산더 대왕이라죠

영화 '알렉산더'에는 그의 성장과 꿈과 사랑

인간적인 모습 등이 복잡 미묘하게 담깁니다

역사적 사실과 고증에 바탕을 둔 영화라

고대 그리스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볼 수 있는 거니까요


알렉산더는 스무 살에 왕이 되어

스물다섯 살부터 7년여의 세월을

고향을 떠나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다가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답니다


그가 끝까지 가보고 싶어 했으나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크고 넓은 세상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거죠


소년 시절 수 년 동안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리스의 철학과 문화를 배운 그는

'일리아드'를 베개 아래 놓고 잠이 들 정도로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애정했답니다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석을 달아 건넨

'일리아드'를 원정길에 가지고 다녔다고 해요


어린 나이에 사나운 말을 달래고 길들이며

'부세팔로스'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가자 부세팔로스 두려워하지 마

친구야 그림자일 뿐이야'

두려워하지 말라고 부세팔로스를 다독이며

스스로의 두려움도 함께 다독였을 것 같아요


용감한 소년 알렉산더는

'고통이 있어야 영광도 있다'라고

아버지 필립 왕이 들려주는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서

꿈을 향해 힘차게 발돋움합니다


'왕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고통과 혹독한 시련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외로운 자리'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아버지의 죽음으로 스무 살 나이에 왕이 된 그는

동방원정 계획을 이어받으며 동쪽으로 향합니다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스스로를 신이라 여기며

내가 죽어도 마케도니아는 돌아가지만

다리우스가 죽으면 페르시아는 끝장이라며

친구 헤파이스티온(자레드 레토)에게

세상 사람들을 움직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하죠

4만 군대로 25만 대군을 앞에 두고

'두려움을 극복하라

그럼 죽음도 정복할 수 있다'라고 외칩니다


잔혹한 전투 장면이

모래바람으로 적당히 가려지기는 했으나

적의 틈을 깊숙이 파고드는 알렉산더의

용맹과 패기까지는 가리지 못합니다

적진을 파고들어 적의 지휘관을 사로잡는

전술을 즐겨 썼다는 알렉산더가

페르시아의 대군을 무찌르는

전투 장면은 압권입니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장면이래요

다리우스 왕은 달아나고

사상 최강 페르시아는 무너집니다


7년 동안 동쪽으로 향하며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까지

대제국을 건설하고 헬레니즘 문화를 형성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자가 되어

33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무모하리만치 용감했던 그는

새로운 땅을 밟을 때마다

'매번 느끼지 이번에도 환상이었구나'라고

친구 프톨레마이오스에게 말했답니다


인도가 지구 동쪽의 끝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너머에 더 큰 땅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며

향수병에 지쳐가는 병사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계속 전진하며 거대한 코끼리 부대와 싸우다가

굶주림과 더위와 장마와 전염병 등으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몽상가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회상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평생 두려움에서 해방되려고 노력했던

알렉산더의 실패는 어떤 성공보다 빛났다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은

꿈을 좇아 먼 길을 나섰던 위인들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위대했던 이는

알렉산더 대왕'


그는 몽상가였을까요?

몽상(夢想)이랑 꿈속의 생각이고

몽상가는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즐겨하는 사람인데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간 알렉산더 대왕을

몽상가라고 부르기보다는

탐험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


몽상은 꿈속의 생각이지만

탐험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두 발로 찾아 나서는 것이니까요


두려움과 마주설 때마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겠죠

'두려워하지 마

그림자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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